전국에서 이름이 제일 긴 아파트는?

조회수 2020. 2. 11. 09: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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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아파트 이름, 1990년대 4.2자 → 2019년 9.8자

펫네임(Pet-name) 트렌드가 아파트 이름을 늘이고 있습니다. 리얼캐스트가 부동산114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명의 평균 글자수는 9.84자입니다. 이는 2018년 평균인 9.32자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1990년대 4.2자, 2000년대 평균 글자수가 6.1자임을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2019년 전국 분양단지 중 가장 이름이 긴 단지는 ‘이천증포3지구대원칸타빌2차더테라스’입니다. 총 18자에 달합니다. 지역명에 택지지구, 브랜드, 차수, 설계특징까지 담아내다 보니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처럼 최근 분양시장에는 과거 ‘압구정현대’, ‘서초무지개’와 같은 짧은 이름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400개 단지 중 단지명이 10자가 넘는 단지는 총 204곳(51%)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단지명, 왜 이렇게 길어질까?

20자에 육박하는 단지명이 등장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견이 없는 시작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아파트 브랜드 전쟁입니다. 같은 건설사가 같은 녹번동에 짓는 아파트도 ‘녹번현대’가 아닌 ‘힐스테이트녹번’으로 바꿔 지으니 벌써 3자나 늘었습니다.


대형 사업을 컨소시엄으로 공급하며 건설사들의 합작품이 만들어 낸 점도 단지명을 늘리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일례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조성해 건립된 아파트죠. 지역명과 브랜드명만 담았음에도 10자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분양 단지 중 컨소시엄으로 분양해 이름이 길어진 대표 단지로는 롯데건설과 SK건설이 컨소시엄으로 공급한 ‘철산역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가 있습니다. 총 16자입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더해 아파트 이름만으로 특징을 바로 알 수 있는 펫네임 마케팅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건설사는 입지, 상품특징 등을 쉽게 전달하는 마케팅 효과에 주목했고, 시장에서는 아파트 특징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펫네임을 단지명에 추가하게 됩니다. 공세권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한 ‘파크’나 ‘힐즈’, 도심이나 중심의 특징을 강조한 ‘센트럴’, 강이나 바다 등 수변의 특징을 나타내는 ‘레이크’, ‘오션’ 등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신도시나 뉴타운에서는 최소한 다섯 자 이상이 추가됩니다. 2019년에 분양한 예로는 ‘검단신도시2차노블랜드에듀포레힐’, ‘화성송산그린시티대방노블랜드6차’, ‘양주신도시중흥S클래스센텀시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지역명에 브랜드를 붙이고 약간의 펫네임만 첨가했을 뿐인데 쉽게 15자를 넘깁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2010년 들어 브랜드 아파트가 보편화 되자 건설사들이 차별화를 위한 수단으로 아파트 특징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단지명을 선보였고 펫네임도 그 중 하나다”라며 “소비자 역시 아파트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화려한 이름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단지명도 길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너무 길어서 오히려 모르겠다, “이제 줄여야 차별화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제 아파트 작명 트렌드가 도를 넘으면서 차별화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단지와의 구별을 위해 만든 화려한 이름이 빈축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주요 단지는 차별화를 위해 이름을 간략하게 짓는 ‘군살빼기’에 나서기도 합니다.


지난해 최고 경쟁률인 212대1을 기록한 ‘르엘대치’가 대표적입니다. 서울 학군의 상징적 지명인 ‘대치’와 롯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을 붙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이외에도 지난해 분양한 위례포레자이, 래미안라클래시, 더샵파크프레스티지 등 100대1을 훌쩍 넘는 단지들은 모두 11자 이하로 단지명을 조절했습니다. 지난해 전국에서 1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총 17곳이며, 평균 글자수는 8.52개였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B씨는 “과거 아파트 시장에 브랜드가 전격 도입 된 이후, 브랜드 아파트가 보편화 되자 프리미엄 브랜드가 등장했다. 같은 맥락이다. 지역적 가치가 높다면 지역명에 브랜드명만 붙이거나,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려 한다면 고정관념을 탈피해 지역명을 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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