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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거짓말을 했고 손은 진실을 말했다.. 달라진 모델하우스 풍경

조회수 2019. 12. 19. 09: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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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파를 줄 세워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청약 흥행의 바로미터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잠재적 고객에게 자사 아파트의 특장점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분양현장에서 견본주택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줄도 없고 쇼핑백도 없다, 달라진 ‘모하’ 풍경

2019년 말, 견본주택이 인파 없이 한산했음에도 ‘흥행 대박’을 내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건설은 6일부터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은 일반적인 모델하우스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통상 주말, 특히 청약 신청 및 특별공급을 앞둔 견본주택 앞은 인파로 가득하게 마련인데요. 방문객이 줄을 선 가운데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휴지 같이 간단한 생활용품이 담긴 쇼핑백을 선물로 받고 견본주택 입구를 나서는 모습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리얼캐스트가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을 찾은 날, 건물 앞은 유니폼을 입은 안내 요원들이 서 있을 뿐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견본주택에서 나오는 방문객들 손에 쇼핑백이 들려 있지도 않았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상담 고객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기가 길지도 않았습니다. 방문객들은 차분하게 평형 별로 마련된 견본주택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경우 분양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견본주택 방문객이 적다는 이유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청약 흥행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견본주택 방문객이 많아야 분양 흥행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2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마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가 최고 711대1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114대1로 역시 올해 수도권 경쟁률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죠. 

 

견본주택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신사동에서도 도산공원 근처는 단체 인파가 많은 동네는 아니다”면서 “겨울에 이 동네에서 주차를 못하게 한 것은 실수일 수 있지만, 애초에 고급스런 이미지를 의도했다면 성공한 셈”이라고 평했습니다. 

‘입지만 좋으면 로또’ 묻지마 청약?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뿐 아니라 11월 분양했던 ‘효창 파크뷰 데시앙’ 역시 견본주택이 한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청약 결과를 열어보니 올해 수도권 청약 경쟁률 순위에서 네 번째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11월에 공급된 르엘 대치는 아예 일반분양 물량이 없던 전용 84㎡ 타입만을 견본주택에 전시했습니다. 때문에 일반분양 청약을 고려한 방문객은 정작 전용 59㎡와 전용 77㎡는 눈으로 보지도 못하고 청약 신청을 해야했죠. 심지어 두 타입 분양가는 11억~14억원대로 9억원을 넘겨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은 212대1을 넘겨 올해 청약 경쟁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엔 ‘묻지마 청약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특히 입지가 좋은 서울 주요 지역 청약은 분양가가 시세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굳이 내부 구조나 인테리어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죠.  

 

실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의 경우 주변 신길 뉴타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상당히 저렴한 데요. 신길 뉴타운 아파트가 전용 59㎡의 경우 9~10억원, 84㎡가 13~14억원을 호가하는 가운데, 더샵 파크프레스티지는 전용 59㎡가 5억원대, 전용 84㎡가 7억원대 분양가로 나왔기 때문에 이런 심리를 부채질했다는 것이죠. 유명 커뮤니티에선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와 ‘르엘 대치’에 대해 “주변 시세에 비해 싸다”거나 “가점이 된다면 무조건 써야 한다”, “당첨되면 X억 버는 것”이라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인터넷 청약 의무화와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 및 SNS의 발달도 견본주택의 집객 수요를 줄이는 요인입니다. 청약을 하거나 분양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굳이 견본주택을 방문할 필요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인터넷 청약은 금융결제원 아파트 투유(https://www.apt2you.com/, 2020년 2월부터 한국감정원에서 청약 업무 수행)에서 할 수 있습니다. 분양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 후 진행했던 ‘내집마련 신청’마저 2017년 8월 이후 사라지고, 미계약분도 ‘무순위 청약’ 제도가 실시되면서 미계약분 추첨 역시 아파트투유에서 하게 됐죠. 

 

분양 홈페이지에서는 입주 공고와 세대별 평면, 때로는 360도 VR(가상현실) 화면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더욱 견본주택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2018년에는 오피스텔 분양에 대해서도 온라인 청약이 의무화되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급화가 생명이다’ 견본주택도 고급화 대세

게다가 요즘 수도권에선 ‘단지 고급화’가 유행이다 보니, ‘떴다방’이나 단순 구경 인파를 피해 실수요자들이 쾌적하고 차분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예약 방문이 인기입니다.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센트럴 견본주택이 바로 이 예약 방문 시스템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고객들은 번호표를 뽑은 채 기다려야 했죠. 현재 공급 중인 송파구 소재 고급 오피스텔 ‘르피에드’의 경우 100% 예약제로 사전 예약한 방문객에게만 견본주택 내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남 3구역 시공사 입찰 경쟁에서 확인했듯 최근 정비사업 트렌드는 고급화”라면서 “재개발 재건축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내에서는 더 이상 정비사업 외에 택지가 없는 만큼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고 있어 재건축 조합들도 초과이익금을 내는 대신 추가분담금을 더 내고 아파트 고급화를 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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