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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SKY캐슬? 그들만의 성을 쌓는 아파트

조회수 2019. 10. 23.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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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단지가 만드는 ‘입시 커뮤니티’

[리얼캐스트=민보름 기자] 2018년 11월부터 절찬리에 방영한 드라마 ‘SKY캐슬’.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한국의 입시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극중 SKY캐슬은 의사, 교수 등 특정 직업군만 입주할 수 있는 고급 주택 단지로, 입주민들이 입시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부와 명예를 대물림 하는 곳이었죠. 

 

현실에서도 주거 단지는 학군이 형성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특히, 입주민 소득 및 생활 수준이 비슷한 중산층이 많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해당 지역에 우수한 학군이 형성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대치동, 반포 같은 강남권 뿐 아니라 목동, 중계동 등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명문 학군 및 우수 학원가가 형성되는 것도 이런 흐름 때문입니다.  

     

교육열이 지역 시세 및 분양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면서 건설사들은 입주민들의 교육열을 충족시킬 만한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제 단지 안에 학교가 있는 ‘초품아’, ‘중품아’ 뿐 아니라 아예 단지 안에 교육 시설을 만드는 아파트들이 속속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설+콘텐츠’ 교육 특화 아파트 가격↑

최근 몇 년 동안 공급된 아파트 단지들은 조식 서비스, 피트니스, 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필수로 갖추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입주민들의 눈을 끄는 시설은 어린이집과 독서실, 도서관 등 교육 관련 커뮤니티입니다.  

 

특히 독서실이나 도서관은 수험생이 밤에도 안전하게 단지 내 시설에서 공부하고 귀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데요. 최근 아파트 독서실은 학생들에게 백색 소음을 들려주거나, 남•녀 독서실을 분리해 만드는 등 소비자 입맛에 따라 최신화 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특화에 심혈을 기울인 서울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경우 남녀 구분 독서실 뿐 아니라 혼자 부스 안에 들어가 독립된 공간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개인 학습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치동과 인접해 교육환경에 민감한 개포동 입주민들의 수요를 커뮤니티에 반영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단 첫 아파트인 만큼 시공사인 현대건설에서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커뮤니티 고급화 덕분인지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들 가운데서도 시세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분양권과 입주권을 통틀어 매물이 귀한 가운데 올해 들어 전용 59㎡형만 거래되었는데요. 준공 전인 7월 이미 전용 59㎡형이 18억원을 돌파한 뒤, 현재 19~20억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동탄2신도시 청계동에 자리한 시범단지인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단지’는 별동의 도서관을 갖추고 있기로 유명한데요. 이 도서관에 조선에듀케이션과 연계한 학습 프로그램, ‘조선 에듀케이션 키즈스쿨’을 도입했습니다. 

 

이 단지 전용 84㎡형은 주변 시범 단지들과 비교했을 때 약 5,000만원~1억원 정도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주변 아파트들이 입지상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그 만큼 교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이 단지의 성공 이후 반도건설은 동탄2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10차에 대치동 5개 학원 강사진과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강남 대치학원가[동탄캠퍼스]’를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수도권 뿐 아니라 최근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도 ‘교육 커뮤니티’ 프리미엄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대구시는 서울, 경기에 이어 사교육비 평균 지출액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 광역시들 가운데서도 교육열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데요.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도 교육 관련 커뮤니티가 있는 단지가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대구시 달서구에서 분양한 ‘달서 센트럴 더샵’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05대 1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요. 채광이 되는 남녀 독서실과 소형 도서관 등 ‘에듀존’을 갖춘 이 단지 분양권 시세는 현재 59㎡형이 3억원 중반, 84㎡형이 5억원 초반 정도로 형성돼 있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신축 단지가 없어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같은 행정구역 내 신축보다 1억원 이상 시세가 높은 편입니다. 

‘수시•학종’에 아파트 서비스도 진화

이처럼 교육 커뮤니티 시설이 소비자들 눈을 사로잡으면서 한층 더 진화한 서비스가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입 평가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국•영•수 등 주요 과목은 물론, 예체능 교육도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죠. 특히 유학이나 특목고, 자사고 진학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말그대로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도 유아, 어린이 대상 교육 서비스가 다양하게 생기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에서 분양한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유명 어학원인 YBM에서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 영어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조기 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맹모맹부’들의 수요를 겨냥한 것인데요. 해당 단지는 지방 부동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1순위 마감으로 ‘완판’됐습니다.

최근에는 단지 내 예체능 교육 프로그램도 생기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곳은 10월 24일(목) 견본주택 개관 예정인 대구시 북구 ‘대구역 오페라 W’입니다. 이 단지는 이름 그대로 대구 오페라하우스와 가까운 입지를 자랑합니다. 역시 단지 주변인 대구복합스포츠타운에는 (주)대구시민축구단(대구FC)의 경기장인 DGB 대구은행파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지 시공사인 아이에스동서는 대구역 오페라 W 단지 입주민 자녀들에게 ‘어린이 성장 발레’, ‘영어 오페라 만들기’ 등 다양한 예술 강좌를 제공하도록 하는 업무협약(MOU)을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맺었습니다. 또한 대구FC 와도 업무협약(MOU)을 하여 입주민 자녀 체육 특화 프로그램(대구FC유소년축구센터)이 제공 됩니다. 

 

시공사나 국공립 기관의 예술 프로그램을 단지 내 시설에서 개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용인e편한세상 한숲시티 입주를 맞아 대림미술관의 어린이 창작 프로그램을 단지내 스트리트몰 상가에서 진행했습니다. 세종시 도담동 제일풍경채 센트럴 단지 안에 있는 도담풍경채 작은 도서관에선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4~5세 유아 대상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사교육 부담 여전…커뮤니티 서비스도 특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저출산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매년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려는 학부모들의 노력은 끝이 없는데요. 복잡한 입시 정책으로 준비할 것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죠. 

 

때문에 어느 지역이든 학군이 좋은 동네 집값은 다른 곳보다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최근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학습을 위한 커뮤니티시설 뿐만 아니라 사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게 되면서, 비교적 집값이 높은 주거단지가 교육 환경도 좋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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