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요자들은 때려도 때려도 강남에 모이는 걸까?

조회수 2019. 5. 22. 09: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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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족 막아라 … 투기과열지구 예비 당첨자 수 5배수로 증가

정부가 또 다시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대상은 투기과열지구입니다. 정부는 서울, 과천, 분당, 대구 수성구,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이달 20일 이후 분양하는 신규아파트부터 1∙2순위 예비당첨자 수를 5배까지 늘리는 것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최근 논란을 겪고 있는 ‘줍줍’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투기과열지구 진입 장벽은 또 한번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된 부동산 시장에서 무순위 청약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들에게 규제를 피할 수 있던 길로 여겨졌는데, 이 방법 역시 무주택자 위주로 변하면서 이들의 진입통로가 더욱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왜 자꾸 투기과열지구일까?

그렇다면 정부가 이처럼 투기과열지구 규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요? 업계에선 이를 좀처럼 식지 않는 강남 선호현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 투기과열지구는 잇따른 규제에도 수요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이번에 정부가 제동을 건 무순위 청약입니다. 실제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나오는 무순위 청약은 수요가 대거 몰려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15일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동대문구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전용면적 84㎡ 29가구 모집에 6,197건의 청약이 접수돼 213.6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습니다. 또 그에 앞서서는 ‘디에이치 라클라스(서울 서초구)'와 '래미안 리더스원(서울 서초구)'가 무순위 청약에서 각각 평균 658대 1, 89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죠. 

지방도 투기과열지구는 상승세 보여

강남 선호현상은 지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대구의 강남이자, 지방 광역시 유일의 투기과열지구인 대구 수성구는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5월 1주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0.02%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과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또 다른 지방의 강남 세종시 역시 마찬가지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의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을 보면 세종시의 신규 아파트는 꾸준히 98~100%에 달하는 초기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밖에도 세종시는 지난 4월 경매 낙찰가율 100.8%를 기록,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며 여전한 인기를 실감케 했죠. 

살기 좋으니까, 안전하니까 … 꾸준히 몰리는 수요자들 

업계는 이를 '투기과열지구의 역설'로 평가합니다. 정부가 내놓는 잇따른 규제정책이 오히려 인기 지역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셈이 되었고, 사람들을 더욱 몰려들게 했다는 것인데요. 실제 서울을 비롯해 과천, 분당, 광명, 하남, 세종, 대구 수성구 등은 모두 편리한 교통망과 우수한 교육환경, 다수의 편의시설과 관공서 등의 행정타운 및 업무시설이 밀집된 지역입니다. 모든 인프라를 바로 누리는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식 돼 진입을 원하는 수요가 많고, 정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죠. 때문에 침체기에는 하락폭이 적고 상승기에는 상승폭이 높고요. 결국 이러한 장점을 갖춘 지역을 규제를 통해 더욱 부각시킨 꼴이 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이들의 인기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양극화로 ‘똘똘한 한 채’ 인식이 커진 가운데, 이들 지역은 리스크가 적은 안전지대로 불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부동산 시장이 다소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는 수요자들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안전적인 선택을 하기 마련인데요. 때문에 투기과열지구 같은 핵심지역은 실거주와 투자를 동시에 누리는 안전지대로 불리며 선호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J씨)

투기과열지구는 대체 주거상품도 잘나간다?

이렇다 보니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반사이익을 얻는 상품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대구 수성구에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시지 코오롱하늘채 스카이뷰’는 총 686실 모집에 1만2,140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계약 4일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습니다. 또 같은 해 11월 성남시 분당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역’은 577실 공급에 총 3만1,323건이 접수돼 평균 54.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렇다 보니 최근 투기과열지구에 분양을 앞둔 주거용 오피스텔에는 문의가 상당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인데요. 실제 이달 중 대구 수성구에 분양을 앞둔 주상복합 ‘수성 범어 W’의 경우도 아파트만큼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규제는 오히려 주거용 오피스텔에게 새로운 계기가 됐습니다. 실거주와 동시에 투자 가능성까지 얻기 위해서는 인기가 꾸준한 이들 투기과열지구에 진입해야 하는데, 수요자들이 규제를 피해 대체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죠. 실제 이번 단지에서도 아파트 못지않게 주거용 오피스텔 물량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수성 범어 W관계자)

투기과열지구 인기는 식지 않는다

한편, 업계는 정부의 규제에도 투기과열지구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투기과열지구는 곧 인기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인구구조와 산업구조 변화에 맞물려 이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업계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규제가 상승세가 한 풀 꺾인 상황은 맞지만, 그래도 강남이라는 강남 선호현상이 수요자들에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계속되는 인구감소 현상과 IT산업, 서비스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의 변화는 도심 집중화를 가속시키고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 같은 인기지역에 관심이 몰리는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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