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부동산규제..유주택자와 무주택자 누가 더 불만?

조회수 2019. 12. 31. 10: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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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내놓은 12·16 부동산대책은?

정부는 지난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40%에서 20%로 대폭 축소했고,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주담대를 전면 금지했는데요.


규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집중된 점을 미뤄볼 때, 정부는 9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려는 상당수가 시장 안정을 해치는 투기 수요라고 판단했습니다.


투기 수요 기준도 대폭 낮췄습니다. 종전 규제 대상을 공시가격 9억원(시세 약 13억원)에서 시세 기준 9억원으로 낮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규제 적용 대상 기준을 단숨에 4억원 낮추면서 대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30대…9억 아파트 ‘그림의 떡’

이번 12·16 부동산대책에서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세대는 누구였을까요? 바로 30대입니다.


9억원 초과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한 실수요자, 특히 30대 무주택자들의 경우 매매시장에서 설 자리가 좁아졌습니다. 게다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축소는 9억 미만 아파트까지 호가를 상승시키는 풍선효과를 불러왔는데요.


실제로 서울 강북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는 추세입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9단지래미안 전용 59㎡는 지난 11월 7억원 초반대에서 거래되다가 규제 발표 이후 호가가 8억원까지 뛰었습니다. 이밖에 9억원 미만 아파트 단지들이 많은 노원구, 도봉구, 은평구 곳곳에서도 호가가 오르는 모습입니다.


충분한 현금을 갖춘 40-50대 중장년층이 부동산 시장의 혜택을 독식하고 있는데다 청약시장에서도 기회가 줄어들어 강남은 커녕 강북 새 아파트 진입까지 어려워지자 30대들이 더 큰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내 집 마련을 계획중인 30대 회사원 A씨는 “오를 대로 오른 서울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자금력이 부족한 평범한 30대들은 내 집 마련 꿈이 더 멀어졌다. 심지어 청약으로도 집을 장만하기 어려워져 내 집을 장만하려면 빚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주택 보유한 30대 “강남 진입할 사다리 걷어차”

결국 이번 대책으로 서울 알짜 지역의 유주택자만 웃을 거란 예상이지만, 반론도 제기됩니다. 유주택자도 정부의 보유세 폭탄으로 피해가 극심하다는 주장인데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자 인기지역 똘똘한 한 채에 몰렸던 1주택자도 예외 없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부모 찬스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0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결혼 초기 비강남권에서 시작해 자녀가 성장하면 강남이나 목동 등 교육 특구로 입성할 계획을 세우는 이들은 이번 12.13 부동산 대책으로 15억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강남 3구로 진입할 사다리를 정부가 걷어찬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금융권에 다니고 있는 맞벌이 부부 P씨(36세)는 “2년전 대출과 부모님의 지원으로 마포에 위치한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현재 집값이 약 2배 정도 올랐다. 2년 뒤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해서 추가로 대출을 더 받아 강남권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번 대출 규제로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말했습니다.

‘12·16 고강도 부동산대책’ 후폭풍의 결과는?

결국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이거나 이미 주택을 보유한 수요자들 모두에게 이번 대책은 갈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요.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는 불만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다주택자의 주택들이 시중에 나오면서 무주택자들에게 매수 기회가 올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매물들이 시세보다 기대만큼 낮게 나오지 않는데다 대출까지 강화 돼 눈앞에 두고도 매입을 못하는 상황이라 거래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에서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30대는 고소득, 전문직 또는 맞벌이로 한정돼 30대들의 상실감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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