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고 신용대출 늘었다..금수저 아니어도 내 집 살 수 있나?

조회수 2020. 9. 3. 1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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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증가액 21개월만에 최대치…주담대 증가액과 대등

20~30대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 내 집 한 채 사려는 영끌 매수 탓입니다. 신용대출까지 끊기면 집을 마련할 길이 영영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많다는데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신용대출(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 7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용대출 월별 증가폭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3월 급증했다가 잠시 주춤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요. 7월은 6월 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더 늘었습니다. 건별 금액이 훨씬 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과 대등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7월 주담대 증가액은 4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월별 증가액 가운데 5월 다음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며, 전달보다는 1조1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신용대출 증가액 왜 늘었나?...20대 빚투와 30대 영끌

주담대 증가액과 비교할 때 신용대출은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이 같은 신용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종 부동산 규제에 따른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2030세대가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와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 모은다는 의미로 영끌에 나선 결과입니다. 특히 20대는 주식, 30대는 부동산에 몰렸는데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세대는 30대였습니다. 전체 거래의 33%를 차지했는데요. 이어 40대(28%), 50대(17%), 60대(10%) 순이었습니다.


과거 30대가 내집 마련을 하기 위해선 결혼 후 전셋집을 구한 후에 매달 월급을 모아 종잣돈을 만들고, 이후 대출을 받는 게 공식처럼 자리 잡았지만, 현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부동산 상승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월급만 꼬박꼬박 저축해서 집을 사기란 하늘의 별따기인데요. 

최근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8억 5000만원 수준입니다. 규제지역 LTV 40%를 적용하면 최소 5억원 정도 모아야 서울 내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Y공인중개업소 대표 T씨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평범한 30대 직장인들이 월급만 모아 종잣돈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영영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신혼부부처럼 젊은 층들이 신용대출을 마지막 보루로 인식하고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신용대출도 규제 카드 꺼낼까

30대 영끌이 늘자 금융당국도 부동산시장 과열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이 주담대 우회통로로 활용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주택매매에 활용된 신용대출은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고하는데요. 이에 시중은행들은 지난 6월 이후 신용대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용도를 물어보는 등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의 역설이란 지적이 불가피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 같은 규제 정책이 금수저라 불리는 현금부자들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 W씨는 “서울은 물론이고 주요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무주택자나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는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주담대까지 조이는 정책으로 신규 청약시장까지 현금부자만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신용대출까지 규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경기도 구축 아파트라고 사놔야 된다는 분위기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에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쓰면 내 집 하나쯤 장만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요.


서대문에 직장을 둔 직장인 P씨는 “경기 일산에 구축아파트를 매매로 생각 중이다. 내 집을 마련하려니 그만한 목돈도 없고, 당장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어서 신용대출만 믿고 있다. 신용대출까지 규제한다면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내 집 마련은 평생 꿈만 꾸는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주담대에 이어 행여나 신용대출도 막힐 것을 우려해 미리미리 대출받아 집을 사려는 30대가 늘고 있는 가운데 평생 무주택자로 살 것인지 ‘영끌'로 매수를 할 것인지 기로에 선 젊은 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용대출이 이들의 주택 구매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신용대출도 규제를 받아 또 한번 무주택자들의 발목을 잡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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