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 방황 중인 당신에게

조회수 2019. 2. 21. 19: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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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일에 빠져살던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해맑게 웃고 악수하는 게 내 모습일까? 아니면 혼자 있을 때 시무룩해진 우울한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일까? 친구들과 수다떨면서 입담을 뽐내는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일까? 어딘가에 진짜 내가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나'를 찾아 한참을 헤메었던 적이 있었어요. 강의도 수없이 다녔고 책도 열심히 읽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물음표만 더해갔고, 혼란해져 가기만 했어요. 사회는 저에게 다양한 모습을 요구했어요. 꿈을 가져야 하고, 옳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가치있는 행동을 해야하고..등등. 분명 맞는 말이고 멋진 단어들이지만 한 치수 큰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어렵기도 했지요. 그런 하루가 쌓여가니 어느새 어깨위엔 수북히 멋진 단어들이 있더라구요. 때론 껍데기처럼,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는 그런 기대와 무언의 강요들 말예요. 

시간이 흘러 그때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강단에 서거나, 술자리를 갖거나, 모임에 가면 늘 이런 질문과 고민을 듣곤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싶다.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

서점엔 '자기계발서' 라는 것이 있어요. 그래요. 우리의 생각과 재능을 일깨워 주는 거래요. 그걸 위해 일만시간의 노력을 강조하기도 하고, 그런 건 없다 그냥 우연이다! 라고 말하기도 해요. 지독하게 인내하라고 강요하기도 하고, 다 됬고 그냥 뒹굴뒹굴하는 네 모습이 옳아, 괜찮으니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다독이기도 하구요. 그 때 그 때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말들을 찾아서 듣곤 해요. 하지만 그 책들은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진 않아요. 

물론 사유와 논리를 통해 내 모습을 규정할 순 있어요. 하지만 우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쉽게 신뢰하지 못해요. 의심하거나 맹목적으로 변하죠. 


그래서 저는 조금 현재에 집중해보기로 했어요. 


눈에 보이는 행동과 선택들 말에요. 분명 우린 어떤 기준에 의해 선택을 했을테고, 그 선택의 총합이 현재의 우리 모습일테니까요.

우리가 먹은 아침밥이 하루의 기분을 만들고, 어제 받은 문자가 내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어제 산 물건이 오늘의 내 생활을 바꾸거나, 내일 만날 누군가로 인해 삶이 바뀌기도 하죠. 옆에 서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또는 내 컨디션에 따라 내 행동과 생각이 시시각각 변해요.


'진짜 내 모습'은 마치 직쏘퍼즐처럼 책상위에, 침대위에, 서랍속에, 카톡속에 여기저기 흩어져있었어요. 내가 산 물건에도 내가 있고, 방금 마신 커피에도 내가 있더라구요. 


사회에선 계속 멋지고 획일적인 메시지를 우리에게 강요해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고. 거창한 것을 이뤄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을 줘요. 그러다보면 괜한 기분이 들죠. 괜한 불안감과 조급함말에요. 뭔가 끊임없이 부족한 것 같고, 실수하는 것 같고, 이번 생은 망한 것 같은 패배감이 들 때도 있을 거에요. 질문은 기억나지 않지만 하루하루 물음표와 혼란이 가득할 수도 있어요.

오늘은 그런 어깨 위의 부담과 기분을 좀 내려놓고, 거울 속의 여러분과 책상위의 물건들을 바라봐요. 카톡을 주고받는 내 친구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고, 오늘 먹은 저녁밥에 대해 되새겨 보아요. 내 몸을 이루고 내 영혼을 만드는 작은 것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보아요.


내 선택들을 찬찬히 직시하다보면, 조금씩 내 조각들이 맞춰져갈지도 몰라요. 


이 글은 『기분 벗고 주무시죠』 의 프롤로그 입니다. 책 소개는 책읽찌라의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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