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찌라

3남매를 키우면서

유명 화장품 회사를 성장시켜온 여성CEO.

그런 멋있는 여성이자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갑자기 난소암이 발병했고,

나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1년만에 엄마는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너무 슬펐지만, 

이제 곧 엄마의 지분을 물려받아

사장으로써 직원들을 잘 이끌어나가야 할테니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부사장으로 고생해온 올케에게 미안하지 않게

표정관리를 하고 있었죠.

하지만, 변호사가 어머니의 유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더이상 표정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나의 모든 회사주식과 대표이사직을.. 

며느리에게 일임한다."

오빠들과 올케들이 돌아간 뒤, 

변호사는 나에게 따로 엄마의 유언을 전합니다.

“어머니께서 따님께는 따로 준비한 게 있어요.

이건 당신이 14살 때 세운 라이프 리스트예요. 

어머니는 이걸 간직하고 있었고, 

당신이 달성할 때마다 직접 지우셨어요.

이제 열 개 남았어요.

어머니는 하나씩 미션을 완수할때마다 

봉투를 전하라고 하셨어요.

이 미션을 모두 완수하면 당신에게 유산이 돌아가요.

하지만 이 리스트에는 시간이 있어요.

오늘부터 정확히 1년뒤까지 모두 완수해야 합니다.”

세상에, 

기억도 가물가물한 라이프리스트에는

열네살의 내가 적은 철없는 미션이 가득했습니다.

엄마는 내가 미션을 달성할 때 마다 직접 지우고 

코멘트도 남겨두었죠.

"나의 라이프 리스트"

1. 아기를 한 명, 또는 두 명 갖기
2. 닉 니콜과 키스하기
3. 치어리딩 팀에 들어가기
   축하해.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니?
4. 전과목 A받기
   완벽은 과대평가 되고 있어.
5. 알프스 산에서 스키타기
   정말 재미있었어!
6. 강아지 키우기
   
7. 개리와 이야기하고 있을 때 로즈 수녀님이 질문하면 정확히 대답하기
8. 파리에 가기
   아, 우리의 추억이 깃든 곳
9. 캐리와 영원히 친구로 지내기
   
10. 노스웨스턴 대학 가기
    정말 자랑스러운 끈기 있는 내 딸!
11.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 되기
    계속 그렇게 살아야겠지!
12. 가난한 사람들 돕기
13. 깜짝 놀랄 만한 멋진 집 갖기 
14. 말 사기
15. 소 떼와 함께 달리기
    이건 생각도 하지마 
16. 프랑스어 배우기
    트레비엔(잘했어)!
17. 사랑에 빠지기
18. 여가시간 활용해 스탠드업 코미디언 되기
19. 아빠와 좋은 관계 유지하기
20. 훌륭한 교사되기!

서른 네살의 나는 상상도 할수 없는

미친 미션들이 적혀있었죠.

이 라이프리스트 외에는 

한 푼도 남기지 않은 엄마..

그저 원망스럽기만 했죠.

하지만 엄마의 작전으로 해고까지 당한 나는 

하는 수 없이 라이프리스트를 

해치우기로 결심합니다.

미션 중 하나인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서는 날,

나는 정말 많은 준비끝에 무대에 오릅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정말 재미없다는 야유와 냉정한 반응.

나는 겨우 준비한 대사를 마치고 

도망치듯 클럽을 빠져나와 눈물을 쏟았죠.

따라나온 변호사는 엄마의 편지를 읽어줍니다.

“사랑하는 내 딸.

실패했다고 속상해하고 있구나? 

언제부터 네가 

완벽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거지?

넌 이야기를 좋아하고 노래하기 좋아했던 

행복한 소녀였어.

언제부턴가 불안해하고 

마음을 졸이며 사는 사람이 되어버렸지.

하지만 적어도 오늘 밤,

너는 살아있었어.

예전에 내게 보여주던 어린 배우의 모습으로 말야.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기쁘다.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가 이런 말을 했단다.

'매일 스스로를 두렵게 만드는 무언가를 해라'

사랑한다”

이 이야기는 소설 『라이프 리스트』의 일부입니다.

30대 여성의 고민을 풀어간 소설 전개도 너무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최소 궁예예요. 역시 세상 엄마들은 딸을 가장 잘 아는걸까요?

미션을 달성할 때마다 공개되는 엄마의 편지가 우리 삶에도 너무 중요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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