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가 꼰대가 아닐까

조회수 2020. 3. 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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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게 듣지 마,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사실 나를 위해서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계좌이체가 제일입니다. 상대가 제대로 사실을 직시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그냥 ‘내 생각은…’이라고 말을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듣는 사람의 기분은 듣는 사람이 알아서 할 문제입니다.


그치만 꼰대짓을 너무 무서워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조언을 남발하면 오지랖이 됩니다. 대화란 것은 상당히 복잡한 요소들이 작용합니다. 내 의지를 벗어난 경우도 있고, 사소한 일 하나가 크게 각을 틀어버리기도 합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대화의 디테일을 살펴봅니다.


사실보다는 인정과 동의를


모든 대화의 목적은 ‘나 좀 알아줘’ 입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의미 있는 존재란 걸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이니까요. 대화의 기조는 상대를 인정해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래, 네 말이 굉장히 일리가 있어’

‘맞아, 듣고 보니 그렇네

‘그건 생각 못 했네. 놀라운 의견인데?’ 


공감 넘치는 말로 시작합니다. 상대방에 말에 맞장구치고 끄덕여주는 행동 은 단순히 이해의 표시가 아니라 눈앞의 당신이 내게 의미 있는 존재임을 긍정해 주는 것입니다. 

상대가 너무 경청하면 약간의 긴장을


경청을 잘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공감이 본능이라서 몰입해서 듣는 경우와 다음 수를 위해서 일단 한 수 무르는 경우죠.  


미팅이나 회의 등 사회생활에서의 경청은 후자의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내 말을 하기 전에 당신 말을 먼저 들어주겠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상대는 당신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이 끄덕이며 잘 들어준다고 해서 내 말에 모두 동의한다거나 잘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들어준다고 느껴지면 나도 모르게 자꾸 말이 많아지고 쓸데없는 정보들을 흘리게 됩니다. 거래를 하는 상황이라면 불리해질 수 있죠. 협상이나 업무 미팅 중에는 상대방이 경청할 때 내가 하는 말의 내용에 대해 더 긴장하셔야 합니다.


싸우기 싫다면 애교를


싸우지 말아야 할 상대도 있습니다. 애인과 가족, 내  근로계약서를 쥐고 있는 사람 등등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태도가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내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순간도 있죠. 그럴 땐 투정과 짜증에 살짝 애교를 섞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 진짜 팀장님은 맨날 그러시더라. 

저번에도 반려하시고

이번에도 안 된다 하시고.. 속상해용'


애교가 섞이면 말의 긴장이 살짝 애매해집니다. 싸우자는 건 아닌데… 뭔가 강하게 자기 의견을 어필하고 있는 느낌이 들죠. 같은 말인데도 귀여운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하는 것과 정색하고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너무 압박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부담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일단 내가 정색하면 상대는 10km 정도 떨어져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먹히는 말을 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문을 열어둔 다음에 해야 합니다.

듣는 사람은 따로 있다


상대방의 말을 두 시간 내내 경청해 놓고 결국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건 경청이 아닙니다. 그냥 듣고 흘린 것입니다. 집중해서 들었으면 상대방의 의견과 내 의견을 잘 섞어서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아무리 말을 해도 결론이 상대방 좋은 대로 흘러간다면 지금 당신은 놀아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의 친절함이 항상 진짜는 아닙니다. 친절한데 제멋대로인 사람보다는 차라리 투덜대면서 ‘내가 뭘 양보해 줬음 좋겠는데~?’라고 묻는 사람이 진정한 경청장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 깨는 사람보다는 맥락을 읽는사람


“진짜 엄청 험난한 길을 걷는 사람들 있잖아. 

그 K2봉 같이 

가장 힘들다고 악명이 자자한 산을 

오르는 분들 보면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여기에서 꼭 한 명쯤은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아냐! K2봉이 가장 힘든 산이 아냐. 

실제론 에베레스트 남쪽 사면에 

가장 사망자가 많은데?” 


아니, 이게 뭘까요? 대화엔 맥락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힘들다는 사실이 맞고 안 맞고는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대화에서 상대방이 전하고 싶은 말은 ‘힘든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멋지다’는 것입니다. K2가 험한지, 에베레스트가 더 힘든지를 따지자는 맥락이 아니죠. 수사관처럼 일일이 하나하나 짚고 판관처럼 사실 확인을 해대며 대화를 끊다간 눈치 없는 바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책 『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 의 일부를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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