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LG 피지세제 광고가 대박난 진짜 이유

조회수 2018. 11. 15. 12:0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018년 개봉한 영화 〈곤지암〉은 앞에 열거한 어려운 조건에도 불

구하고 2018년 4월 말 기준 누적관객 수 267만 명을 훌쩍 넘겼다.


곤지암의 흥행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유튜브 방송

의 형식을 차용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7명의 배우들이 직접 찍

은 영상이 전체 촬영 분량의 90%를 담당했다. 

정교한 특수촬영기법보다 흔들리고 넘어지는 엉성한 촬영장면이 영화에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하면서 관객들은 실제로 더 무서운 공포체험을 경험한다. 또한 한국 공포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한恨의 정서나 신파 스토리를 가미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곤지암에 열광했던 세대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스토리 중심의 서사보다 순간적인 자극과 호기심 유발에 더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인공의 장황한 과거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다. “공포영화는 무서우면 된다”는 본질에 집중한 것이다. 곤지암은 완성도보다 컨셉이 확실해 흥행에 성공한 사례지만, 최근에는 대충 만들어서 더욱 인기 있는 컨셉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충 컨셉’은 이모티콘에서도 두드러진다. 최근 뜨는 만화나 이모티콘은 흰 바탕에 검은 선, 점 몇 개, 직관적인 한마디가 전부다. 글씨체 또한 무성의한 데다 윈도우 그림판에서 누구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단순한 형태들이다. 비록 그 수준은 발퀄(발로 만든 수준의 퀄리티)이지만 단순하고도 직설적인 표현이 컨셉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케장이라는 웹툰 작가의 캐릭터를 이용한 케장콘은 1020세대의 지지층이 두텁다. 매우 단순한 그림으로 ‘아 싫어요’, ‘가요 좀’, ‘없었습니다’ 등 직설적인 표현이 특징이다.

게임도 거추장스러운 포장과 힘을 빼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들 사이에서 나름의 상위권을 유지하며 강세를 보이는 몇몇 게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캐주얼게임을 지향하는 ‘동물온천’은 동물들이 찾는 온천탕을 경영한다는 컨셉으로 말 그대로 정말 캐주얼하다. 어려운 전략을 구사하거나 무리한 과금도 필요 없다. 특히 단순하고 허술하지만 귀여운 그림체가 매력으로 꼽힌다.

대충 컨셉은 보수적인 대기업의 마케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친

구와 주말을 즐기려다 상사의 지시로 광고를 만들어야만 했던 한 콘

텐츠 제작자의 넋두리를 담은 LG생활건강 피지 세제 광고의 이름은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다. 


이 광고는 공개 일주일 만에 광고를 제작한 크리에이터 페이지에서만 2만6천 건이 넘는 ‘좋아요’와 1,87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대충 만든 듯한 약간 촌스러운 애니메이션과 은어, 비속어가 난무해 과연 이것이 대기업 광고가 맞나 의구심마저 들게 하는 이 광고가 온라인에서 대박을 터뜨린 이후 LG생활건강의 2018년 1분기 ‘피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했다고 한다. 

홍보를 위한 절절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대충’ 컨셉에 소비자들이 더 공감한 것이다. 느슨한 매력이 오히려 빈틈없이 완벽한 컨셉을 이긴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소비자들이 일상의 컨셉을 연출하고 있는 트렌드가 기업에게

주는 두 번째 시사점은 두루뭉술한 마케팅이 아니라 정밀한 ‘컨셉

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대한 보편적인 제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

에게 팔던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확실한 컨셉을 세울수록 강력한 로

열티를 가진 소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고, 그 마니아들의 입소

문이 더 큰 시장을 여는 길이 되기도 한다.


위 글은 <트렌드 코리아 2019>의 본문을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책읽찌라에서 키워드 '컨셉'에 대한 내용을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