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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사별한 뒤 캠핑카에 올라탄 엄마

조회수 2018. 5. 15. 12: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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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픔을 견뎌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친구에게 울며 하소연하기도 하고, 죽어라 술을 마시기도 하고, 미친듯이 일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죠. 


또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견뎌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슬픔을 대하는 방식은 ‘완벽한 침묵’입니다. 


여기 미국 전역을 캠핑카로 여행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그들은 페이스북 #드라이빙미스노마 페이지를 운영하며 여행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가 국내에 책으로도 출간되어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집을 보수하는 일을 하는 팀과 비영리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라미 부부. 어느날 라미의 언니가 낡은 캠핑카를 가져가겠냐고 제안했을 때, 그들은 캠핑카를 픽업하면서 그대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부부는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느 날 늙어가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부모님이 더이상 스스로 살아갈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적극적으로 돌봐야 할 시기는 언제쯤일까?


우리는 가족이 우리 옆에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못 본 척하고,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같은 말로 표현해야 할 등의 감정들을 다음으로 미루곤 하죠. 


팀과 라미가 계속 "다음"으로, "나중”으로 미룬 것은 바로 부모님과 나이 들어감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 특히 그들이 어떻게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지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주제에 대해선 언제나 침묵했죠.


팀은 종종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지만 두분은 어떤 문제가 있다든가, 도움이 필요하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팀 역시 굳이 슬픈 이야기를 꺼내서 우울해지고 싶지는 않아 침묵했습니다. 


얼마 뒤, 팀은 부모님 집에 잠시 들렀다가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얼마 안 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팀은 후회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했던가?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감사하고 있는지 느꼈을까?


잔인하게도 얼마 뒤, 팀은 어머니 노마의 몸에도 암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만큼은 아쉬운 감정을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암 치료 대신 팀 부부의 캠핑카 여행을 함께 시작합니다.


사실 팀의 가족은 8년 전에 여동생을 암으로 잃었습니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멋진 직업에 의젓하기까지한 스테이시는 홀연히 가족을 떠나버렸죠. 


하지만 스테이시는 암에걸리고도 부모님께 바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팀의 가족은 비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죠.


아버지는 살아있는 동안 딸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 꺼내지 않았습니다. 마치 일종의 금기처럼요. 여전히 어머니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슬픔을 대하는 방식은 완벽한 침묵이었습니다. 


하지만 팀은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스테이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녀의 인생도 함께 사라져버리는 것만 같았죠.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행을 한창 즐겁게 하던 팀 부부와 어머니는 자식을 잃은 또 다른 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어머니는 그 부부가 자식의 재를 뿌리러 가는 자리에 함께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부부와 자식을 잃은 슬픔을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어머니는 그제서야 마음껏 슬퍼하고, 슬픔을 진정으로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 주 뒤, 그녀는 남편이 죽은 뒤 맞는 남편의 첫 생일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가 겉으로 괜찮은것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더 큰 슬픔을 느끼고 아픔을 느낄수도 있지만 동시에 더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슬픔에 대한 유일한 해독제이기도 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상실로 인해 슬픈 마음을 어느 한 구석에 몰래 숨기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나요? 더 늦기전에 아끼지 말고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본 내용은 책읽찌라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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