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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랩

월가에서 세계 상위 1% 자산관리 하던 그녀가 앱을 만든 이유

자산관리플랫폼 에임(AIM) 이지혜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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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을 만들 때 우리네 어머님들은 말씀하셨다. ‘네가 버는 돈의 절반은 적금 혹은 주택청약으로 넣거라. 그럼 나중에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적금통장을 만들고 주택 청약에 꾸준히 돈을 붓고 있는 직장인들을 비롯한 우리들,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가.


최근 세계 상위 1%의 자산관리 알고리즘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한다는 핀테크 플랫폼이 인기다. 핀테크란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고 있었는데, 유료 서비스 오픈 3년만에 자산관리 총액 1,000억을 돌파했다니 우리만 빼고 다 아는 재테크 방법인가 싶다.


TV 광고까지 론칭하며 그 성장세가 더 도드라지는 자산관리 플랫폼, 에임(AIM)의 대표를 만났다. 영화 속에 등장하던 미국 월가에서 15년 동안 상위 1% 자산가의 자산을 운용하던 그녀가 돌연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4년차 스타트업의 대표로 눈코 뜰 새 없다는 그녀를 만났다.


<자산관리 플랫폼 에임(AIM)의 대표>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왜 월가를 떠나 한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에 뛰어드셨나요?

‘세상에 꼭 필요한 무언가’를 발명해서 사람들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 공학도로서는 최고 이상이거든요. 그 무언가가 바로 지금의 에임이에요. 


우리나라는 개인의 경제건강을 돌볼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의사 수가 11만명이 넘는데, 자산관리사는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정도죠. 자산관리 문턱이 높다보니 대다수 사람들이 예적금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관리로 가난한 노후를 맞이하거나 퇴직 후 자영업에 내몰립니다. 스스로 공부해서 시작하는 주식이나 펀드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지기 쉽고요. 금융투자는 엄연히 고도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인 전문분야예요. 그래서 전세계 상위 1% 헤지펀드에서 근무하며 만들고 운영했던 투자 알고리즘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월가 출신, 세계 상위 1% 퀀트 헤지펀드 한국인 최초 자산관리 매니저로 근무하셨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월가 재직시절, 씨티그룹 동료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

뉴욕 맨하탄의 쿠퍼유니온 공대 재학중이던 2002년부터 월가 헤지펀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졸업 후에에는 시티그룹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알고리즘 기반의 자산관리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와 통계, 수학과 물리학 지식을 활용해 전세계 경제상황, 산업, 주식을 분석하고 분산투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1조원 규모의 신흥시장 펀드 운용을 시작으로, 미국 대형주, 성장주, 절세 특화 전략 등 다양한 모델을 다뤘습니다. 2006년부터는 세계 상위 1% 퀀트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으로 자리를 옮겨 1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전세계 80,000여 개 주식의 다음달 수 익률, 거래비용, 위험도를 예측해 자동으로 투자하는 알고리즘을 운영하게 됐죠. 당시 미국은 이미 이런 일류 퀀트 펀드들이 30년 넘는 업력을 쌓은 시점이라 선진 금융을 다년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월가에 입성하게 되셨을까요? 전문 자산관리자로서의 커리어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엄청나게 운이 좋았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처음으로 ‘돈과 경제, 경영’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때마침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전교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주는 130년 전통의 모교 재정도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수업 잘 듣고 배우면 뭐하나, 어차피 뭘 만들어도 가난한 사람들은 못 쓸텐데.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습니다. 결국 휴학하고 서울대 경영대에 특별입학을 했어요. 새벽엔 삼성동 영어학원에서 직장인 수업해서 학비 벌고, 수업 마치면 관악캠퍼스로 뛰어가서 이잡듯이 전공선택 과목들을 다 들었습니다. 대체 뭘 알아야 사람들이 망하지 않고 불행해지지 않나. 그렇게 찾은 분야가 자산관리, 자산운용업입니다. 

<미국 벤처 엑설러레이터 TechStars NY 재직시,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 대표들과 함께>

월가에서의 경험이 현재 사업에 영감을 준 걸까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예, 3학년 때 뉴욕으로 다시 복학해서 여기저기 입사지원을 했는데요. 비주류 아사아계 유학생인데다, 비전공자다 보니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철옹성같이 단단한 유태인 백인들의 세계니까요. 수소문 끝에 만난 이탈리아계 미국인 선배님이 시티그룹 퀀트 본부에 저를 추천했습니다. 첫 만남 이후 1년 만에 얻은 기회였어요. 다행히 회사 역사상 첫 석박사가 아닌 학부 졸업생 애널리스트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선배님은 어렸을 때 부모님과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온 1.5세대였어요. 새로운 기회를 찾아 열심히 문을 두드리는 저를 보며 이민자로서의 공감대가 생겼던게 아닐까도 싶어요. 그 선배님도, 저도, 더 나은 삶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AIMer)들이었어요. 그런 사람들이 자신만의 목표를 성취해가는 과정에 함께하며 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많이 받았으니까 당연히 돌려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알고리즘 기반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만드신 거군요. 아직은 낯선 단어들이 많습니다. 대표님이 론칭하신 에임(AIM)이라는 플랫폼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에임(AIM)은 핀테크 자산관리 플랫폼인데요. 고액 자산가나 기관 투자자 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 안의 자산관리사 하나를 꼭 쥐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앱이에요.


쉽게 말하면 내 계좌에 있는 자산을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보여주고 이 자산을 “잘 관리해주세요”라고 계약을 맺는 거에요. 그러면 에임(AIM)이 전 세계 77개국 12,700여 개의 우량자산에 분산투자 하는 자문을 드려요. 그리고 에임(AIM)이 드리는 자문을 확인하고 승인해주시면 모든 투자가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내 돈을 AIM에 맡기는 개념은 아니에요. 모든 투자는 내 명의 계좌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자산관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플랫폼이네요. 실제 성과에 대한 질문도 많을 것 같아요.

지난 3년 간 26.61%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어요. 이 중 지난 1년 간의 수익률이 16.43%입니다. 최소 3년 이상 AIM과 함께 해주신 분들은 평균적으로 해당 수익을 경험한 셈이죠. 3년 이상의 긴 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자본시장의 사이클 때문인데요, 시장은 팽창과 둔화/하락을 반복합니다. 시장 성장/회복기에는 연간 15~25% 시장 수익을 그대로 따르고, 이어지는 둔화/하락기에 자산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사이클의 중간에 포기하면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최소 3년 이상 긴 호흡의 자산관리를 권하고 있어요.

에임 알고리즘 이름이 에스더, 특이하네요. 성경에서 봤던 이름 같은데요. 에스더라고 이름을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에스더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인데요. 스스로 목숨을 걸고 위기에 빠진 자신의 민족을 지켜낸 고대 왕비죠.  


제가 어릴 적 저희 부모님은 병원 문턱이 높던 시절 ‘생명을 구하는 집’이라는 뜻의 ‘구생당’이라는 약국을 운영하셨는데 어린 나이인 제가 보더라도 독특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셨던 거 같아요. 한 일화로 건강히 생활하면 자연히 치유되는 증상이라며, 약을 찾는 이들을 그대로 돌려 보내시는 일도 잦았고요. 소문을 듣고 먼 제주도에서까지 찾아오시는 환자 분들도 많았었죠. 

어린 시절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어 금융/기술 업에 종사하면서도 부모님이 제게 보여주셨던 행동과 마음들이 그대로 이어져 왔던 거 같아요.

부모님의 독특한 소명의식이 지금 회사의 비전이 되고 철학이 되어 자산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많은 이들의 경제적인 건강이 나이지도록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에임의 알고리즘의 이름을 에스더라고 정했습니다.

대표님의 철학과 비전이 알고리즘 이름에 녹여있는 셈이네요. 헌데, 투자라는 것이 손실의 위험을 안고 시작하는 것일 텐데요.

네, 그렇긴 한데요. 하지만 에임은 수익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실제로 지난 16년도 금융위기 때도 미국대선 이후 경기가 위험선호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위험자산 비중을 늘렸습니다. 시장의 전망과는 반대로 미국 대선 이후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죠. 그리고 2018년 시장 하락기에도 에임은 선제적인 자산배분 조정으로 독보적인 안정성을 입증한 바가 있었습니다. 

에임의 알고리즘은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총 77개국 12,700여개의 ETF를 분석, 분산 투자해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점은 비용 효율적인 passive 투자와 같지만, 시장국면의 변화를 감지하여 적절한 자산배분 변화를 주는 점은 active 투자의 속성에 가까워요. 

단, 자산배분 변경 시 수익증대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두어 '단기손실'에 민감한 개인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지요. 고위험/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일지라도 시장사이클이 위험회피국면인 경우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을 높임으로써 위험을 낮추는 것은 물론, 안전자산으로의 투자수요 쏠림 현상에 의한 초과수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제 3년 정도 되어가는데요, 에임 서비스를 운영하며 가장 보람찼을 때와 좌절했을 때가 있을까요?

창업 준비와 베타서비스 기간을 포함하면 어느덧 5년이에요. 보람찬 순간과 좌절하는 순간 둘 다 (잠재)고객들과의 만남에서 일어나더라고요. 저는 건강한 금융투자 지식을 전하고 에임이라는 대안이 생겼다는 좋은 소식을 널리 알리기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인터뷰를 포함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잠재 에이머(고객)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그 분들의 진짜 고민을 이해해야 더 좋은 투자전략과 제품 (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에임과 함께하며 투자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장년 고객이 장문의 편지를 보내올 때, 유학자금 마련이 목표였던 고객이 미국 대학원에 합격했다며 소식을 알려올 때, 부모님 고객들이 3살, 5살 자녀들 손을 잡고 증권사를 방문해 에임 계좌를 따로 만들어줄 때. 이렇게 다양한 개인의 삶에, 성취의 순간에, 그 과정을 함께한 파트너가 된다는 게 얼마나 보람찬지 모릅니다. 이번에 만든 TV 광고(식당편)도 이러한 실제 고객과의 경험을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에임은 1년 계약 기간이 지나, 재계약을 진행하는 고객 비중이 91%예요. 10명 중 9명은 재계약을 진행하는 거니 에임이 강조하는 ‘긴 호흡의 건강한 자산관리'에 대한 만족도, 믿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거 같아 매우 보람차고 행복합니다.

물론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마음의 어려움도 겪습니다. 회사 비전에 의구심을 품고 무턱대고 사기꾼이라고 욕을 하거나, 전세계 77개국 12,7000여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에임 전략의 특성인데, 미국주식이 올라 성과가 좋은 것일 뿐이라고 얘기하거나, 주요 증시가 20~30% 떨어지는 위기에도 수익을 내면 달러 기반으로 투자했으니 환율오른 것 뿐 뭐가 있냐는 식입니다. (자산가치 떨어지면 환율 올라도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달러 예금이 아니니까요) 정말 다 내려놓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하나씩 이겨내다 보니 저 스스로도, 회사도 더 단단해지더군요. 돌아보면 다 감사한 경험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에임(AIM)이 최근 가입자 수 30만 명, 관리자산 1200억원을 돌파했어요. 또한 월 평균 5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기록하면서 계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월급 100만원 사장님에서 벗어나 너무 행복하고요.

2020년에도 자산관리가 어렵다는 편견과 싸우며 더 많은 에이머 분들과의 소통하며 신뢰기반의 성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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