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모범택시〉 죽지 말고 복수하세요

조회수 2021. 4. 29. 1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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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는 것이 당연하고, 참는 것이 당연할까? 이 드라마는 아니라고 말한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2 1부>가 끝나고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모범택시>는 <펜트하우스>와 다른 형태의 복수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작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악’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인물들끼리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형태의 복수가 그려졌다면, 이번 드라마 <모범택시>는 확실하게 나누어진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으며, 각자 선과 악의 편에 선다. 이번에는 피해자를 위해 가해자에게 대신 복수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지난 금요일(16일)에 방영된 드라마 <모범택시 3화>에서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의 의뢰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피해자는 모범택시에 전화를 걸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이후 ‘복수를 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화면에 뜬 ‘YES’ 버튼과 ‘NO’ 버튼. 피해자는 망설이다가 ‘YES’ 버튼을 누른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학교 폭력은 주위에 도움을 구한다고 해서 쉽사리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에 신고해서 학교 폭력 위원회를 연다고 해도, 대다수가 흐지부지하게 결말을 맺는다. 심하면 가해자 대신 피해자가 전학을 가는 일도 발생한다.


학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당연히 피해자는 학교 폭력 신고 센터 혹은 경찰서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도 미온적인 태도가 논란된 적이 적지 않다. 결국,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절대적인 방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교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숨을 죽여 남과 같은 형태로 학교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 뿐이다. 괜스레 나서다가 눈총받는 일이 없어야 하고, 일진과 마주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가해자들이 누군가를 괴롭힐 때에는 방관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렇게 학교 폭력의 레이더망에서 빗겨가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가혹한 학교 폭력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옳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


어른이 된 후에도 이 문제는 쉽지 않다. 사회생활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에 따라 갑질을 겪기도 하고, 대학과 군대, 직장이라는 조직 생활에서도 비슷한 폭력이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는 더.


누군가는 이러한 상황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때때로 침묵해야 하고, 때때로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 척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잘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게 최선인 걸까? 당하는 것이 당연하고, 참는 것이 당연하고, 무시하는 것이 당연한 걸까? 복수하면 안 되는 걸까? 이렇게 피가 마르게 만드는 가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법이 허락하지 못한다면, 그냥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드라마 <모범택시>는 그러한 질문에 대해 당당히 “NO”라고 대답하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복수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복수를 대행해주는 주인공과 인물들이 피해자의 사정을 낱낱이 파악한 후 복수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3화에서 끔찍한 학교폭력을 당하던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하기 위해서 주인공 김도기(역 이제훈)는 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위장 취업한 뒤 가해 학생들에게 접근한다(사실 가해 학생들이 만만한 기간제 교사에게 먼저 접근한다).


가해 학생들이 만만한 선생님을 깔보고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반 아이들 몇 명이 만만한 나이 든 선생님이나 여자 선생님을 깔보면서 수업 시간 내내 짓궂은 장난(장난이라고 말하기에 선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을 치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이가 어리다고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아. 누가 돌을 던졌던 가라앉는 건 마찬가지니까.

부디 이 말을 무게를 보여주는 속 시원한 전개가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학교 폭력은 지긋지긋하지만, 절대 사라질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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