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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실적이 역대급! LG생건 『CEO 메시지』 읽어봤어?

조회수 2021. 2.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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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
※ 이 글은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와 LG생활건강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개괄적으로만 설명한 글입니다. 더 많은 『CEO 메시지』와 LG생활건강의 성장 스토리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이 글의 심화편인 「 LG생건 성장의 비밀, 차석용과 CEO 메시지」를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너도 읽어봤어?

얼마 전, 요즘 잘 나간다는 사업가들 사이를 뜨겁게 달군 한 책이 있다.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서로 인사로 '읽어봤어?'라는 말이 오갈 정도라고 한다. 바로 그 책은 LG생활건강의 CEO 차석용 부회장이 사내 공유용으로 제작한 『CEO 메시지』라는 책이다.
 
  • [CEO 톡톡] "읽어봤어?"…없어서 못 구한다는 차석용 부회장의 그 책
  • 창업자끼리 복사해서 돌려본다는 ‘차석용’ 비매품 책 뭐길래?

LG생활건강이라는 회사명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후, 코카콜라, 엘라스틴 같은 브랜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LG생활건강은 후, 코카콜라(국내 독점 제조, 판매권), 엘라스틴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화장품, 음료, 생활용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1년 2월 4일 기준 시총 약 25.5조로 코스피 시총 순위 16위이며, 이는 주요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13.3조)의 거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차석용 부회장의 놀라운 성과는 LG생활건강의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이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이 계속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지난해(2020년) 코로나 19로 많은 경쟁사가 어려움을 겪으며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홀로 성장을 이뤄내며 16년(64분기) 연속 성장을 이뤄냈다.


회사의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도 꾸준히 올라주며 2010년 3월 약 34만 원 수준이던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0년 만에 약 160만 원 수준으로 오르며 주주들에게 470%의 수익률을 선사하기도 했다.

출처: LG생활건강 IR 2020
LG생활건강 매출과 영업이익('04~'20)
출처: 네이버증권
LG생활건강의 10년간 주가 추이

차석용 부회장은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이런 마법 같은 성과를 이뤄낸 걸까.


그 마법의 비밀을 차석용 부회장 『CEO 메시지』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CEO 메시지』를 우리말로 바꾸면 '사장님 말씀'이다. 대다수 직장인에게 사장님 말씀이란 때 되면 의례적으로 들려주시는 '좋은 말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사장님이 '좋은 말씀' 하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그의 메시지를 잘 분석해보면 그 속에 녹아든 그의 경영철학과 원칙을 찾고 그의 마법 같은 실적의 비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LG생활건강 사내에 공유된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

이 글에서는 차석용 부회장의 세 가지 메시지를 중심으로 그가 어떻게 LG생활건강을 성장시켜왔는지, 그리고 그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자 이제, 들으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사장님 말씀'에 빠져보자.


기업도 외부 충격에 대비해 '내진설계'가 필요합니다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다. 2005년 차석용 부회장이 CEO로 부임할 당시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만을 영위하던 회사였다. 매출액 비중은 생활용품이 68%, 화장품이 32%였으므로 당시에는 화장품의 존재감은 크지 않은 생활용품 중심의 회사였다.


생활용품 영역에서 LG생활건강의 입지는 분명히 탄탄했지만,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는 필수소비재 산업의 특성상 성장의 한계가 너무도 명확했다. 추가적인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이 필요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기 시작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폐허가 된 동경 시내에서 원형을 유지하고 우뚝 서 있었던 건물은 '프랭크 L 라이트'가 설계한 임페리얼 호텔이 유일했습니다. 엄청난 대지진이 올 수 있다는 가정 아래, 훨씬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내진 설계를 했기 때문입니다. […]

사업 포트폴리오가 합리적으로 조화될 때 외부의 환경변화 리스크를 완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2009년 1월 코카콜라 인수 후

차석용 부회장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며 '내진설계'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걸맞게 코카콜라(2007년)와 해태음료(2011년)를 인수하며 기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 이외에 음료라는 새로운 사업의 축을 추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더페이스샵(2010년)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도 성장의 축을 다졌다.

출처: LG생활건강 사업보고서 2005년, 2011년
2005년과 2011년 LG생활건강의 사업부별 매출 비중 변화

2011년 해태음료를 인수한 이후부터 차석용 부회장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M&A에 집중한다. 일본의 긴자스테파니를 시작으로 미국 AVON, 유럽 피지오겔 등을 인수하며 주력 시장인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출처: 뉴스웨이
LG생활건강 M&A 일지

그 노력의 결과 화장품 사업의 해외 매출은 2010년 9%에 불과하던 것이 2019년 44%까지 증가하며 화장품 사업의 글로벌화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는 성과를 거뒀다.

출처: LG생활건강 사업보고서 2010년, 2019년
2010년과 2019년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부의 국가별 매출 비중 변화

어제의 정답, 어제의 관점이 오늘까지 유효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몰락의 시작점이 됩니다

LG생활건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항상 역대급이었다. 실적이 역대급으로 순조롭게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구성원들 긴장이 안 풀어지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 중에 가장 오랜 기간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메시지는 '긴장 풀지 말자'는 내용이었다.

승승장구하느냐 실패하느냐, 오래 지속되느냐, 쉽게 몰락하느냐, 이 모든 것이 주변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기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정답, 어제의 관점이 오늘까지 유효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몰락의 시작점이 됩니다.

치열함과 절실함으로 고객의 진화하는 욕구, 다양한 욕망을 정확히 감지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미세한 변화나 아주 작은 움직임이 커다란 트렌드가 될 수 있음을 동물적으로 느낄 수 있는 회사, 지금의 유행이 갑자기 새로운 것으로 바뀔 수 있는 조짐을 간파할 수 있는 직관을 가진 회사, 이른바 "촉"을 가진 회사만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20년 11월 사상 첫 모든 사업 부문 1위 달성 예상

LG생활건강 사업부 중 전통의 강호인 생활용품은 국내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탄탄히 성장해왔다. 화장품과 음료 사업도 1등은 아니지만 어쨌든 국내 시장에서 2등의 위치를 이어왔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며 성장 동력을 계속 추가해왔다. LG생활건강 구성원 입장에서는 승승장구하는 회사의 실적을 보며 '이 정도면 되겠지', '이런 방식이 최고야'라는 생각에 빠지기 쉬울지도 모른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하지만 LG생활건강만은 차석용 부회장이 계획한 '내진설계' 덕분에 오히려 코로나 19를 기회로 활용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세를 계속 이어갔다. 그 결과 2020년에는 지금까지 도저히 넘기 어려워 보였던 경쟁자들을 추월하고 창사이래 처음으로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모든 사업부에서 1위를 달성했다.


2020년의 실적은 분명히 차석용 부회장의 빛이 나는 성과 중 하나다. 그러나 그 순간마저도 차석용 부회장은 언제나처럼 '안이한 생각은 몰락의 시작점'이 된다고 말하며 구성원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촉'이 있는 회사가 되기를 주문했다. 지칠 줄 모르는 성장으로 영구히 존속 발전하는 LG생활건강의 스토리는 역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는 사업적인 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까지도 다루고 있다. 이에 관련해서는 다양한 메시지가 있지만, 여러 메시지를 하나로 꿰뚫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할 일을 해내는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경기가 어려울 때 빨리빨리 무엇이든 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이 말은 천천히 제대로 일하자는 뜻으로, 호랑이처럼 눈을 부릅뜨고 사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움직일 때는 소처럼 신중하게 움직이자는 것입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성급히 성과를 내기 위해 일하기보다는,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하며 욕심내지 않고 한결같이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2013년 6월

사실 LG생활건강 같은 필수소비재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다. 그렇다고 본원적인 경쟁력과 상관없이 시장의 변화에 의해서 매번 잘 된다고 기뻐하고 안된다고 낙심하다 보면 될 일도 안 될 수밖에 없다. 그는 그럴 때일수록 욕심을 내기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차석용 부회장은 본인의 경영 스타일을 '잽(Jab) 경영'이라고 묘사한 적 있다. 화려한 카피나 대단한 광고 같은 '큰 거 한방'을 노리는 대신 기본을 지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하며 '끊임없는 잽'을 누적해나가는 것이 상대를 쓰러뜨리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구글에서 검색한 차석용과 일론 머스크의 결과 차이

그의 경영철학 때문인지 차석용 부회장은 화려해 보일 수 있는 외부활동을 즐기기보다 오직 본질적인 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방증하는 재미있는 결과가 검색 사이트의 결과이다.


검색 사이트에서 이름난 CEO들을 검색하면 아주 다양한 장소에서 연사로 나서거나 기자들이 찍은 온갖 종류의 사진들이 펼쳐진다. 반면에 차석용 부회장은 한참 옛날에 찍은 것 같은 비슷한 사진들 위주로만 결과가 나온다. 경영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부수적인 일은 전혀 하지 않는 그의 흔적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

다시 봐도 차석용 부회장이 LG생활건강에서 만들어온 궤적은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에는 남들이 들으면 콧방귀 뀔지도 모를 비전을 제시했고 불가능해 보이던 이 비전을 끝내 현실로 만들어냈다. 구성원들이 긴장이 풀리기 쉬운 순간에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계속 독려하며 LG생활건강을 16년 동안 성장시켜왔다. 


본인이 CEO로 재직 중인 16년 동안 본인의 경영철학인 '잽 경영'을 본인 스스로 실천하며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한 방향으로 걷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


혹시라도 LG생활건강의 성공 요인이 단지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 때문만이었다고 오해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사실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 중 전후 맥락 없이 텍스트나 단어 몇 가지만 뚝 떼서 찾아보면 분명히 다른 회사의 사장님의 '좋은 말씀'과 중복되는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경영자와 차석용 부회장 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CEO 메시지』를 작성했냐 안 했냐의 차이가 아니라 그 메시지를 얼마나 잘 실행해 냈는지에서 갈린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비록 장님이 코끼리 더듬는 모습일지라도 그의 『CEO 메시지』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는 그의 경영철학과 조직 운영방식을 보며 참 많이 배웠다. 내게도 그랬듯이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도 부회장의 말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

그동안 나는 LG생활건강이 내수 중심의 회사라 성장성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차석용 부회장은 현실에 적당히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담대히 실행해나가며 더 이상 국내 필수소비재에만 머무르지 않는 기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 낸 그의 경영성과를 지켜보며 시장 상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역량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뿐만 아니라 절대 '적당히'를 용인하지 않는 그의 승리하려는 열망(Winning Aspiration)에도 큰 자극을 받았다. 비록 규모는 아주 작을지라도 작은 회사를 경영해 나가는 꼬마 경영자로서, 그리고 또 인생의 후배로서 그의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며 참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진심으로 감사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이 말은 후배 세대를 위한 조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문장이라고도 느껴졌다. 어느 누구보다도 더 강한, 그만의 승리하려는 열망(Winning Aspiration)으로 LG생활건강이 국내 1등을 넘어 세계 1등이 되기를, 그 어떤 회사보다도 단단한 회사를 만들기를 응원하며 지켜봐야겠다.


무림의 비기로 전해지기만 하던 차석용 부회장의 메시지를 공개해주시고 그 메시지를 정리해주신 LG생활건강 구성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더불어 차석용 부회장이 『CEO 메시지』에 아직 다 담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 텐데, 언젠가 그 부분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원문: 경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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