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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동료 관계에서 생기는 세 가지 위기

조회수 2020. 12.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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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누구나 힘들어하는 사람'보다 '정말 좋고 친한 사람'이 문제가 된다.

1. 우리는 서로 다른 만큼, 서로 더 알아가야 한다

관계에 대한 고민 대상이 ‘정말 좋고 친한 사람’인 경우가 제법 있다
후배 A: 마크, 저 요즘 관계 때문에 엄청 힘들어요.

마크: 누군지 알겠어요. C 때문이죠?

후배 A: 아니요, 틀렸어요. C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인정하니 괜찮아졌거든요. 이번엔 B 때문이에요.

마크: 아니 두 사람 많이 친하지 않아요?

후배 A: 예 친하죠. 정말 친해요. 그런데…

여러 커뮤니티에서 멘토를 맡고, 회사에서 임원 경험이 있다 보니 상담을 요청하는 후배들이 많다. 대개 커리어나 MBA 관련 상담이지만, 최근 들어 관계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들이 많아졌다. 


눈에 띄는 것은 고민 대상이 ‘누구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아닌 ‘정말 좋고 친한 사람’인 경우가 제법 있다는 것이다. 후배 A 역시 정말 좋고 친한 동료인 B와의 관계 때문에 찾아왔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누구나 힘들어하는 사람’은 내가 그 사람과 분명한 선긋기를 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상대방은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본인 혼자 끙끙 앓다가 스스로 정리하는 식이다.


반면에 ‘정말 좋고 친한 사람’과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이거야말로 내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 골칫거리다. 후배 A도 성격이 잘 맞고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동료 B와 같은 팀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문제로 발전하진 않았고, 본인이 그 가능성을 감지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서로 잘 통하고 친한 관계여도 닮은 점보다 서로 다른 점이 훨씬 많다. A와 B가 그러했다. 같은 ‘업’에서 일하지만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르고, 커리어 목표가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달랐다. 그러다 한 팀이 되었고 팀의 방향성을 정하는데 서로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둘 사이에 불편함이 싹트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각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성격이 다르다 보니 서로 도와주고 싶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후배 A는 이 상황도 불편하게 느끼고 있었다. 같은 팀이지만 때로는 B 혼자서 고생하고 있었고, A 입장에선 도울 일이 없어 보였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A는 B가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되었고, 나에게 조언을 구하러 온 것이다.


어떻게 조언해줄까? 우선 A와 B는 서로 친한 관계지만 많이 다른 존재라는 대전제를 인식해야 한다.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다를 때는 같아지려는 노력 대신에 서로를 더 알아가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나는 A에게 세 가지를 조언했다.


하나. 각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공유해라. 둘은 지금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든 점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장점을 잘 살려 상대의 프로젝트를 바라보면 담당자가 볼 수 없는 포인트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 이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아!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구나’하고, 도움을 받는 사람은 ‘아! 내게 도움을 주는 좋은 동료가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둘. 시간을 두고 함께하는 영역을 넓혀가라. 작은 일 하나부터 함께하면서 서로를 알아가자. 둘 사이의 합을 맞춰보는 시간이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는 방식을 찾게 되고, 향후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셋.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솔직히 얘기해라. 티타임이 됐든, 비어타임이 됐든, 친하니까 솔직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앞에서 언급했던 것보다 더 좋은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나중에 A에게 들으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2. 이번엔 내가 빛났다면, 다음엔 네가 빛나도록 하자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에 상대적으로 빛나는 사람이 생긴다

예전에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김이나 작사가의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북토크에 다녀왔다. 북토크도 좋았지만 참석자들의 여러 고민에 대해 진솔하게 답해줬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참석하다 보니 ‘관계’에 대한 고민과 질문이 많았다. 그중에 경쟁과 비교로 인한 고민이 기억에 남는다.


김이나 작사가의 조언도, 또 내 생각도 비슷하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에 상대적으로 빛나는 사람이 생긴다. 팀워크가 빛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스타가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스타 역시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자신이 빛나는 것으로 인해 다른 좋은 멤버들이 불편한 마음을 가질까 미리 염려하는 것이다. 누구나 회사에서 크고 작은 업무를 하다가 자신이 주목받는 경우, 기쁜 마음과 동시에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 첫 직장에서 운이 좋게 해외 MBA 연수를 다녀왔다. 2년 넘게 준비해서 다녀오긴 했지만 다른 동료와 비교했을 때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이다. 다른 동료들 특히 입사 동기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평소에 나에게 불만이 있었던 동기는 이를 계기로 주위 사람들에게 내 험담을 더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관계’에 있어 신경이 쓰인 사람은 나를 험담했던 동기가 아니라 오히려 나와 친했던 동기들이었다. 괜히 그들에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내가 결정한 선택지는 이번엔 내가 빛났으니 다음엔 네가 빛나도록 한 것이다. MBA를 다녀와서 동기들에게, 후배들에게 내가 다녀온 MBA에 도전하도록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1년 후 동기가 같은 MBA에 합격했다. 우리 둘은 MBA 졸업 후 같은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사실 나는 MBA를 다녀온 후 ‘내가 빛났던’ 것에 대한 부채 의식을 갖고 많은 사람들에게 MBA 상담을 해주고 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MBA를 다녀왔다. 나는 그들에게도 이 부채의식을 갖도록 이야기한다.


같은 팀 내에서는 이런 ‘부채의식’까지는 아니어도, 이번엔 내가 빛났다면 다음엔 네가 빛나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너무 낭만적인 생각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직장에서 같은 팀은 무한 경쟁 체제가 아닌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기에 이번엔 내가 빛났다면, 다음엔 네가 빛나도록 애써주는 것이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팀에게도 결국은 회사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줄이거나 양보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할 일은 다 하되 옆 사람이 더 돋보이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3. 다 잘 되어야 한다

모두가 잘 되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구상하는 기분은 마치 어벤져스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이를 떠나서 본인 주변의 누군가가 잘 되었을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이 박탈감은 그 사람이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커진다.


나 역시 그랬다. 나이 서른 중반 즈음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잘 되는 것이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내 네트워크가 넓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친구들이, 지인들이 성공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었을 때 나에게 득이 많았으면 많았지, 실은 거의 없었다.


내 주변의 성공은 곧 내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이 네트워크 안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내 멘토 중 한 분께 이 이야기를 꺼냈더니, 자신은 한참 늦은 나이에 깨달았는데, 나는 빨리 깨달았다고 했다. 이런 생각의 전환은 빠를수록 좋다.


이제는 경쟁해서 내가 승리하는 시대가 아니라, 함께해서 우리가 승리하는 시대다.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만 가지고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경쟁자라고 생각했던 동료가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배 아파하는 대신에 좋아하고 격려해야 한다.


다른 얘기지만 기업들이 공채를 줄이고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공채보다는 지인 추천 채용을 선호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에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을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는 나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이러한 마인드를 유지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를 포함한 모두가 다 잘 되어 함께 팀을 이뤄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일도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어떤 느낌이냐면, 마치 어벤져스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작은 성공을 거둔 멤버들이 모이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 느낌을 경험하려면 지금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

다 잘 되어야 한다.

원문: Mark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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