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꼭 써야 할까요?

조회수 2020. 12. 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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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다면, 꼭 리뷰하세요!

책을 읽는 건 시간이 듭니다. 한 권에 보통 250페이지는 넘으니 단숨에 읽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한 번에 다 읽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 나눠 읽습니다. 중간에 흐름이 끊기니 책 읽기의 시간은 생각보다 더 길어질 때도 있습니다.


다 읽고 난 뒤 리뷰를 씁니다. 내용을 정리하고,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까지 적습니다. 리뷰까지 쓰고 나면 한 권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저의 평균 독서 시간과 책 리뷰 시간을 측정해봤습니다. 독서부터 리뷰까지 짧게는 4시간 많게는 6, 7시간이 한 권에 소요되더군요.


처음에는 리뷰 작성이 고민이었습니다. 책을 읽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정리하는데 더 드니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요. 이것이 과연 효과적일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리뷰 쓸 시간에 책을 더 읽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되었죠. 하지만 오랜 기간 리뷰를 꾸준히 쓰다 보니 기록의 강력함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독서를 할 때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을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재미나 그 순간을 위해 읽는 책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식을 얻을 목적이거나 생각을 깊게 남기고 싶은 책은 읽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확실한 아웃풋을 남겨야 합니다.


아웃풋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실제로 삶에 적용하는 것이 최종 아웃풋일 겁니다. 하지만 적용한다고 해서 바로 성과가 나타나기 힘들며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뷰는 어떤가요? 가장 손쉽게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나타내 주며 책 한 권을 잘 소화를 했다는 증거가 되어줍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아시나요?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기억 실험의 결과를 통해 ‘망각곡선’이라는 개념을 전파하였습니다. 


이 곡선에 따르면 사람이 무언가를 학습한 후에 20분이 지나면 배운 것의 60% 가까이 까먹는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기억은 더 흐릿해지고 한 달 뒤면 20% 정도밖에 남지 않죠. 계속적인 반복 학습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출처: Anderson, J. R. (2012). 인지심리학과 그 응용. 이영애 역.

에빙하우스의 말대로라면 책 역시 20분간 읽어도 그 내용의 60%은 까먹습니다. 완독할 때 즈음이면 앞 내용은 거의 까먹게 되고, 목차를 다시 펼쳐봐야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정도의 추측이 가능하죠. 


사실 책의 모든 내용을 외우려고 읽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해하고 떠올리기 위해서는 리뷰가 꼭 필요합니다. 저는 다독을 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지만 리뷰를 안 남긴 책은 제 머릿속에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리뷰는 읽으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문구를 필사하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학습을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와 동시에 다시 한번 읽지 않아도 되는 빠른 길이 되어줍니다.


다산 정약용의 독서법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어 부지런히 종이에 옮겨야 한다. 적는 행위는 생각의 실마리이며 글로 적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억하라.

- 정약용

다산 정약용은 생전에 살아있을 때 500권의 책을 저술한 대학자였습니다. 많은 책을 쓴 비결 중 하나로 독서를 꼽을 수 있죠. 


『다산의 독서전략』이란 책에서는 다산의 독서법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그는 독서의 단계를 정독-질서-초서 3가지가 갖춰져야 올바른 독서법이라고 설명합니다.


  • 정독: 뜻을 새겨가며 정성을 들여 자세히 읽는 것
  • 질서: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대목이나 깨달은 것이 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 따로 적어두는 것
  • 초서: 책을 읽다가 중요한 글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


리뷰를 쓴 책과 안 쓴 책의 기억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집니다. 필사(초서)를 하지 않으면 읽은 내용은 거의 사라지지만, 리뷰를 쓴 책은 가끔 한 구절이 기억이 나고 또 블로그에 쌓아놨기 때문에 들춰볼 수도 있죠. 리뷰를 쓴 글은 말이나 글에서 떠올려 인용할 수 있지만 아닌 책들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집니다.


모든 책을 리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정말 이건 다시 한번은 꺼내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되는 책은 리뷰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좋은 구절을 글로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것이 어려우면 책의 중요 문장을 다섯 문단으로 요약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리뷰에는 자신의 생각을 가득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리뷰를 적어봅시다. 시간은 들지만 훨씬 독서의 가치를 높여줄 것입니다.


원문: 요니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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