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과 신시장 개척의 모델: LG 프라엘의 경우

조회수 2020. 11. 12. 14: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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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에서 쓰는 거, 집에서는 안 되나?" 됩니다!

늘 신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

TV는 LG, 백색가전은 LG, 모터 달린 건 LG… 맞는 말이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롤러블 TV는 물론, 경쟁사를 아득히 뛰어넘는 화질의 OLED TV, 디오스 냉장고, 트롬 세탁기… LG는 야구와 모바일을 제외한 생활가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회사다.


하지만 한때 고수익을 안겨주던 상품과 매우 성장성이 높았던 분야도, 시간이 흐르면 ‘약발’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모든 기업이 겪는 어려움이고, LG 역시 이런 고민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LG는 꾸준히 신사업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선보여 왔다.


신사업에 힘을 쏟는다고, 마냥 잘 되는 것은 아니다. LG는 스마트폰에 상당한 힘을 쏟았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마트폰만 매각하면 주가 폭등한단 비아냥 속에서도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G5의 모듈화, 최근의 가로본능 윙, 이들은 비웃음을 샀지만, 내년 초 등장할 롤러블 폰에 대해서는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오랜만에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이 올 거란 반응이다.

여전히 이게 가능한가 싶은 롤러블 폰

하필 잘 안 되는 스마트폰만 유명할 뿐, LG전자의 도전은 타 분야에서 꾸준히 이어졌다.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홈쿠킹, 심지어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홈브루까지, LG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신사업을 주도했다.


‘가전은 LG’라는 인식에 자연스럽게 묻혀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 심지어 ‘스타일러’는 그냥 LG의 제품명이다.


기존 가전 못지 않게 큰 시장: K뷰티와 LG전자가 만났을 때

프라엘 라인업은, 그런 LG의 의미 있는 도전 중 하나다. LG 프라엘은 국내 홈 뷰티 가전의 선두주자다. ‘스타일러’와 마찬가지로, 홈 뷰티 디바이스라는 분야 자체를 만들었고, 앞으로의 성장성이 크게 기대되는 분야다. 

프라엘 전 ‘홈 뷰티’는 화장품 정도였다

그렇다면, 홈 뷰티는 LG전자쯤 되는 대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는 않다. 1999년 3조 수준이었던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3조를 넘었다. 연평균 10%대의 고성장이다. 


글로벌 시장은 더욱 크다. 2017년 기준으로 4648억 달러, 한화 약 526조 정도다. (출처: CMN)


이미 K뷰티는 전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수출되는 화장품의 규모는 가전 수출금액의 86.1%, 휴대폰 수출금액과 비교하면 101.6%에 달한다. (출처: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화장품에서 전자기기로 전환되는 홈 뷰티 시장을 선점한다면, 대기업에도 결코 작은 시장은 아니다.

국뽕이 차오른다!!!

LED 광원을 이용한 피부 케어로부터 홈 뷰티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화장품 시장 자체는 글로벌 연 5000억 달러, 600조에 이르는 규모지만, 사실 화장품은 조금 아쉬움이 있다. 화장품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유지와 보수에 있지, 피부 상태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ED 마스크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8년, 캐나다의 하버드로 불리는 맥길 대학의 피부과 교수 대니얼 바롤렛의 논문을 통해, LED 광원을 피부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곧이어 다양한 의료기기업체들이 의료 LED기기를 개발하고 이를 피부과에서 도입했다.

이 아저씨로부터 LED 마스크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피부과에서 쓰는 거, 집에서는 안 되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LG 프라엘이었다. 


물론 프라엘 LED 마스크는 의료기기가 아니기에, 병원에서 쓰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마스크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병원에 조금이라도 근접한 ‘홈 뷰티’를 제시한 것이다.


안전, 가격, 효과, 3요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LG의 집착

LG전자의 프라엘은 의료기기도 아니고, 화장품도 아니다. 의료기기처럼 치료효과는 없지만, 화장품처럼 단순 관리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케어를 제공한다.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병원처럼 돈을 쏟아부을 필요야 없지만, 마스크팩처럼 막 저렴하지도 않다. 

사실 LG 프라엘은 중소기업 제품보다도 저렴하다, 이는 품질 이슈가 아니라 중소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내기 힘들기 때문.


의료기기가 아닌 건, 기술 문제보다 안정성 이슈다. 의사의 관리가 있으면 출력이 좀 높아도 괜찮지만, 일반인이 혼자 사용하는 가정용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프라엘 LED 마스크는, 2020년 5월 가정용 LED 마스크 중 유일하게 FDA로부터 가정용 의료기기 수준에 해당하는 클래스 II 인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LG는 이렇게 프라엘에 집착하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당장에야 국내 홈뷰티 시장이 1조가 채 되지 않지만, 이 시장은 글로벌에서도 막 시작했을 뿐이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연 두 자리수 성장이 예상되며,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여기서 한 발이라도 앞서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게, LG의 전략이다.


눈, 목에 이어, 탈모 의료 시장까지 진출한 LG

LG는 마스크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홈 뷰티-홈 케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목 관리를 위한 넥 케어, 눈가 피부관리를 위한 아이 케어도 런칭했다. 목은 중장년층이 가장 먼저 노화를 느끼는 부위이며, 눈가 주름과 역시 장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상당한 신경을 쏟는 부분이다. 

뭔가 목 기브스 같지만 어쨌든…

LG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남성용 시장까지 공략하기 시작했다. 바로 탈모 시장이다. 남성들의 탈모 스트레스는 굉장히 크다. 어느 정도로 크냐 하면, 화장품이 연 14조 시장인데, 탈모 케어 시장만 연 4조다. 


탈모 인구는 거의 1000만명에 가깝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남성들도 외모 관리에 민감해지며, 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 프라엘 메디헤어’는 뷰티를 넘어 의료 시장으로 진입한 제품이기도 하다. LED 마스크와는 달리, 아예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LG전자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의뢰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메디헤어를 총 16주간 사용한 참가자들의 모발이 사용 전과 비교해 1㎠당 밀도가 21.64%, 모발 굵기가 19.46% 증가했다고 한다.

근데 남자 모델 눈썹을 보면 털이 너무 많아 보이는데(…)

스타일러와 프라엘의 공통점: 일상 속에 숨겨진 수요를 발굴

뷰티 시장도 탈모 시장도 충분히 큰 시장이다. 그래서 화장품과 탈모 케어 제품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하지만 LED 마스크와 메디헤어가 나온 건, 좀 결이 다르다. 시장이 클수록, 기존 시장에 갇혀 상품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다리미에서 스타일러를 생각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애플도 한때 아이팟이라는 음악 플레이어로 유명한 회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애플이 휴대전화를 만든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막연히 ‘애플의 휴대전화니까, 아이팟 속에 휴대전화 기능을 넣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잡스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잡스는 ‘인터넷’을 강조했고, 이것이 스마트폰의 정체성이었다

그 생각이 세상을 바꿨다. 스마트폰은 음악 재생기와 전화기가 아닌,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였기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이제 누구나 실시간 인터넷 접속을 당연시하고 살아간다. 음악과 전화는, 어디서든 인터넷이 접속 가능한 것에 비하면 부차적인 기능일 뿐이었다. 


혁신은 일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일상을 창조한다

한때 혁신적이었던 것은 금세 낡은 모델이 되어버린다. 잡스가 제시한 스마트폰도, LG가 제시한 스타일러도 이젠 그냥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 수익률 저하도 동반된다. 


하지만 그렇기에, 숨어 있는 작은 혁신들이 더욱 빛을 발한다. 홈 뷰티 디바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병원에서 쓰던 것을 가정용으로 컨버전한 것 뿐일 수도 있다.

지금은 좀 웃겨 보이지만, 뭐 일상이 되면야…

하지만 언젠가 스마트폰처럼 일상이 될 수도 있다. 몇 년 후에는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누구나 다 LED 마스크를 얼굴에, 목에, 눈가에, 머리에 씌우고 10분을 보내는 게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그 일상은 또다른 누군가의 혁신으로 지워지겠지만, 그렇게 세상은 끊임없이 나아가고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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