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 덕후의 아이치이 입사기 1탄: 국산 Polyglot, 첫 해외 취업에 도전하다!

조회수 2020. 10. 7.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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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의 어학 공부 끝에 해외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강은진입니다. 2020년 9월 2일부터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아이치이에서 Senior Content Operations Specialist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10월에 야놀자를 퇴사하고, 10개월 동안의 오랜 구직 활동을 거쳤고, 그 과정을 2개의 매우 긴 포스팅으로 나눠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1. 퇴사 후 해외 취업을 준비하다!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 없어 아쉬웠던 사원증이자 출입증

지금으로부터 딱 4년 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구직을 하며 큰 관심을 받았고, 취미가 여행이었기에 핏이 잘 맞아 3년 2개월 동안 야놀자에서 즐겁게 근무하였습니다. (대기업에 다니시거나, 대기업 위주로 채용하는 헤드헌터들은 짧게 다녔다고 했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긴 기간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실의 콘텐츠 마케터로 입사했고, 2년 후 Onsite Merchandiser로서 야놀자 앱의 홈 내 마케팅 콘텐츠를 담당했었습니다. 저에 대한 기사나 글을 보고 입사했다는 분들도 몇 분 만났습니다. 심지어 같은 마케팅그룹에 계신 분들도 몇 분 계셨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한국 나이로 37살, 마흔을 바라보는 시기가 되자 40살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 인생을 바꿔버릴 만큼의 큰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포스트비쥬얼’이라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에 근무하면서, 나이키·구글·3M 등 글로벌 기업의 직원들(특히 APAC 담당자들)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최초로 칸라이언즈 부문장을 하신 중국 분과,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미국 분도 만날 수 있었죠. 


3M 사이트 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에는 도쿄에 가서 워크샵에 참여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육이 영어로 진행되었는데, 일부 내용을 놓친 일본 분께 일본어로 다시 설명해 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워크샵이 진행되었던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그 유명한 맥주 박물관이 있는 곳

이렇게 이전에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외국어로 교류하면서 자극받던 나날들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며 해외 취업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3년 전에 딴 어학 자격증들이 이미 만료되었거나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이번에는 중국어 자격증도 따고 싶었습니다. HSK 4급조차 못 딴 사람이 5개월 만에 5급까지 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영어·중국어 공부를 동시에 하려니, 도저히 회사를 다니면서 제대로 배우기는 어렵겠다 싶어서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죠.


2. 영어/중국어 공부에 전념하다!

취업 준비를 시작할 당시의 저의 언어 실력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해외 거주 경험은 없고, 순수하게 국내에서 쌓아 올린 실력입니다.

  1. 한국어: 모국어
  2. 영어: 토익 보면 900점은 넘는 수준이나, 작문·회화 경험이 부족하고 자신도 없음
  3. 일본어: 대학생 때 이미 JLPT 1급을 땄었음. 업무상 대화도 큰 문제 없음
  4. 중국어: 2016년 9월부터 3년이나 공부했지만, 중화권 국가에 여행 가서 일상 대화하는 정도에 그침.


비교적 부족한 영어와 중국어는 아래와 같이 공부했습니다. 수업을 가장 많이 들었던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 동안은 월~금 내내 매일 1~3개씩 수업을 들었고, 토~일 동안 쉬는 루틴으로 공부했습니다


(수능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건 처음이네요; 학원비도 매달 수십만 원씩 들 정도였습니다.)


A. 영어


2015~2016년에 육쌤의 영작문 수업을 듣고 좋았던 게 생각나서, 취업 준비반부터 등록해서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영작문을 하니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나중에는 영작문 수업을 먼저 듣고 취업 준비반을 들을 걸 그랬다 싶었어요.

한국어 문장을 보고, 영어로 옮기는데 점점 쌤의 모범 답안과 비슷한 게 많아져서 짜릿!

영작문 수업은 이제 수강한 지 9개월째로 접어드는데, 프리랜서로 업무하며 원어민 선생님들과 영어 메일을 주고받거나, 해외 채용 담당자들과 연락하거나, 영어로 PPT를 작성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월 말부터 2달 동안 패스트캠퍼스 랭귀지에서 프리랜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8회 수강권을 지원받았는데, 나중에 제 돈 내고 3달 더 추가 수강했습니다.

영어 면접을 대비해서 연습하고, 피드백 받고, 고치던 루틴. 이젠 비즈니스 회화를 공부해야 할 것 같음.

50분 내내 원어민 선생님과 1:1로 강도 높게 대화하고, 레슨 노트로 받은 피드백을 참고해서 실수를 고쳐나갑니다. 덕분에 영어 면접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인터뷰도 많이 하면 경험이 되더군요).

  • 11~12월: 영문이력서 및 영어 인터뷰 준비
  • – 육쌤 취업준비반(월 8회) 2달 수강 @ YBM 강남센터
  • 1월 이후~: 영작문 공부
  • – 육쌤의 포인트 체크업 중고급 영작문 수강 중 @ YBM 강남센터
  • 5월 말 이후~: 1:1 영어회화 수강 중 @ 패스트원 역삼센터

B. 중국어

YBM에서 1년 정도 공부하고, 2016년부터는 차이나탄(온라인 유료 회원)을 보조 교재로 공부하다가, 2018년 2월부터 차이나탄캠프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딱 1년 전의 겸손(?)했던 중국어 실력

그런데 3월까지 HSK 4~6급을 다 따는 게 목표가 되다 보니, 학원에 등록해야겠다 싶었죠. YBM과 해커스에서 공부했습니다.


YBM은 문제 풀이 중심으로 가르칩니다. 4~5급은 할 만했으나, 6급은 한 달 반을 배워도 작문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을 정도더군요. (반면에 중국에서 공부하거나 살다 오신 분들은 문제 풀이 금방하고, 자격증도 금방 따시더라구요…)

해커스에서 HSK 6급 공부하던 시절. 중국어 작문을 가장 하드하게 연습했던 기간

2월부터는 해커스에서 연승민 선생님과 짠잉 선생님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한국인 선생님 수업에서는 문법과 듣기, 읽기 실력을 늘릴 수 있었고, 원어민 선생님 수업에서는 선생님이 먼저 어떻게 요약해서 쓰는지 알려주시면 외워서 다시 쓰는 훈련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이 읽고 많이 쓸 수 있었죠.

  • 10월: HSK 4급 토요반 수강 @ YBM 강남센터
  • 11월: HSK 5급 주중반 수강 @ YBM 강남센터
  • 12월~1월: HSK 6급 주중반 수강 @ YBM 강남센터
  • 2~3월: HSK 6급 합격집중반 & 작문 마스터반 수강 @ 해커스어학원 강남역 캠퍼스


3. 지구에 3%뿐인 4개 국어 구사자, Polyglot이 되다!

3~4월의 HSK 시험이 연기·취소되면서 3월까지 모든 어학 자격증을 따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긴 했으나, 5월에는 4개 국어에서 모두 높은 레벨의 자격증을 따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Polyglot은 사전상 5개 국어 이상 구사자를 가리키고 있지만, 원어민 선생님들은 4개 국어 이상 구사자에게 쓰는 사람에게 많이 쓰는 표현이라 말씀하셨어요. 그만큼 희귀한 거 아닐까 싶네요)

구글이 알려준 4개 국어 구사자 통계
HSK 6급까지 딴 후의 실력. 비즈니스 중국어를 배우는 중

시험 점수만으로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에 유럽 언어 공통 기준(CEFR)도 추가해 두었습니다. 읽기<쓰기<말하기<듣기 순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제일 못하는 중국어도 읽기·쓰기는 가능한데, 말하기·듣기 실력이 부족해서 면접은 거의 영어로 보았습니다.

영문이력서에 들어간 언어 관련 부분. 영어는 이제 Professional(중고급) 수준이라고 말해도 될 거 같다.
링크드인의 언어 유창도 기준

지금도 업무 진행을 위해 영작문, 영어회화, 중국어회화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학원 3곳을 다닙니다).


4. 내 생애 가장 길었던 구직 기간, 10개월

타이밍 좋게 입사일에 구독 만료 ㅎ

12월부터 링크드인 프리미엄을 신청해서(첫달 무료) 채용 공고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기업과 국내의 외국계 기업을 알아보았고, 나중에는 ‘Korean’이 포함된 채용 공고 위주로 살펴보았습니다. English는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고, Chinese나 Japanese 구사자를 우대한다는 곳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본격적인 구직은 3월부터 시작했는데, 3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채용 공고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는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경험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구글 코리아 Industry Manager, Branding

  • 4월 말에 싱가포르의 HR 담당자와 1차 스크리닝 인터뷰(30분) 진행한 후 탈락
  • 하필 생애 첫 영어 면접이 구글 면접이었던…애증의 인터뷰


② 트립닷컴 국내 소셜미디어 담당자 (Social Media Marketing Manager)

  • 3월 초에 1차 실무진 면접 후 떨어짐
  • 면접 보기 전에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동안 면접 보기 전에 과제부터 낸 경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음. 면접 시 상대 회사의 고민이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이 없이 겉핥기를 바탕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
  •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여행업계의 인원 감축 소식이 이어짐. 그래서 온라인 여행사(OTA)보다는 플랫폼 쪽으로 가야겠다 생각함.


③ 바이트댄스(틱톡) Project Manager – Korea

  • 4월 말에 지원했고, 서류 심사에서 떨어짐
  • 5월 중순에 베이징의 HR 담당자가 다른 포지션(Brand Strategist)에 지원해 보라는 메일을 받아서 지원했는데, 역시 서류 심사에서 떨어짐.


5월부터는 안 되겠다 싶어서 국내 기업도 지원하기 시작했으나,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위와 같은 기업들에서 연락을 받다 보니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며 저를 갉아먹기 시작했죠.


게다가 퇴사한 지 7개월에 접어들면서 생활비도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재택·프리랜서·파견직을 알아보다 2달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인이나 리멤버, 링크드인, 이메일 등을 통해서 다양한 회사들 및 헤드헌터들로부터 국내외의 포지션을 제안받았으나, 관심 분야나 진행 가능한 업무(퍼포먼스 마케터 등)가 아니거나 연차가 안 맞아서 거절한 적도 많았습니다(2년 차가 아닌, 12년 차 경력자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늦게라도 이직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들려드리겠습니다.


원문: Inspired by M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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