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수술실 내 CCTV 반대에 관하여

조회수 2020. 9. 28.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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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감시하는 목적이 아니라, '발생 가능한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이다.

현재 병원 내 CCTV 설치 의무화를 두고 이슈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의사들이 이 부문을 반대하는 논리적 근거가 매우 궁금했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렸던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경기도 의료원,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법조계 인사, 대한의사협회(의협) 중 의협만 제외하고 모두 수술실 내 CCTV 설치에 찬성을 했다. 과연,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1. “미리 환자의 동의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자신의 수술 영상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서 동의하지는 않을 것”
  2.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수술실에서 일하는 의료 노동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사뿐 아니라 수술실에서 일하는 모든 인력들이 감시받으며 일하게 된다”, “의료진의 집중력을 저하하고, 의사 환자간 불신을 조장해 의료의 질을 저하할 우려가 크다”
  3. “CCTV를 설치해도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자행되는 대리 수술은 막을 수 없다는 점 때문”,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수술복과 수술 가운,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신체 대부분을 가리고 있기 때문”


결국 환자 개인정보 이슈와 의료진들의 인권 침해 이슈가 핵심으로 보인다(다른 선진국도 도입하지 않았다는 비교는 차치하고).

출처: 청년의사

사실 1번과 3번은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번은 환자의 사전 동의를 기반으로 할 것이고, 그럼에도 병원 내부에서의 정보 유출은 관련법으로 규제 관리하면 된다. 


그리고 이 이슈는 환자 측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환자 측은 CCTV 설치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3번은 이름표나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표기만 있어도 해결 가능한 문제이며, 음성으로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해 보인다. 게다가 요즘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문제는 2번인데, 수술실 CCTV로 인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를 CCTV가 감시해 의사의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논리다(솔직히 환자 간 불신 조장은 CCTV를 달면서 완화되는 것 같은데).


사실 수술실 CCTV의 활용은 일상적인 수술 등 오퍼레이션을 항상 공개하겠다는 것이 아닌, 특정 사고나 이슈 발생 시 근거로 활용되는 용도가 분명하다. 즉 의사를 감시하는 목적이 아니라 발생 가능한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의 목적이 크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CCTV가 지켜보고 있으면 집중력이 저하되어 평소 내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논리는 얼핏 듣기에 비전문적으로 비친다. 


물론 2번 사안은 보건 의료진들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청취하고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실제 그들이 근무할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일반 화이트칼라 사무직의 사무실 내 CCTV 설치는 왜 의무화하지 않느냐는 얼토당토않은 비교는 하지 않아 주었으면 한다. 실제 사무실 내 사고가 발생할 리스크가 있는 부서의 경우, 의무화하라고 하지 않아도 이미 회사에서 다 설치해 모니터링 중이니까.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반대, 다시 시작된 의료계의 싸움
  • 수술실 CCTV, 환자 나체 그대로 유출될 우려… 의료노동자는 감시받으며 인권 침해


솔직히 아래 영상을 보면, 수술실 CCTV 사안이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영상 속 가해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결코 반기지 않겠지만 말이다. 


다시 한번, 수술실 CCTV는 대중에 공개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의료 사고 등 특정 이슈 발생 시 당사자들 간 분쟁에 활용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당신이나 당신 가족의 수술이라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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