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에게 쫓겨난 안경사, 반값 안경으로 5년 만에 150개 지점을 만든 이야기: 으뜸50안경 정영길 대표 인터뷰

조회수 2020. 8. 31. 17: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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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어렵지 않다, 고객을 위하고 기본에만 충실해라"

1. 안경값을 절반으로 떨어뜨려 협박을 당하다

이승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영길: 으뜸50안경 대표 정영길입니다.


이승환: 일단 대표님이시니 자랑을 해보시지요.


정영길: 원래 한국의 안경 시장은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으뜸50안경이 가격을 공개하며, 가격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렸죠.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퍼지기 시작했을 때는, 타사의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안경사들이 모인 사이트에 욕설은 물론, 협박 전화도 받곤 했습니다. 연예인들이 왜 자살하는지 그때 처음 이해했죠.

특히 탈모로 인신공격(…)이 많았다고 한다.

이승환: 뭐, 으뜸50이 워낙 잘나가니… 상권 장악하며 미안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정영길: 저도 사람인데 미안할 때도 있지요. 으뜸50안경이 생겨나면, 주변 안경원 매출이 줄어드니까요. 그런데 제가 안 했어도 누군가 했을 겁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독일 등, 안경이 저렴해지는 건 세계적 흐름이니까요. 제가 한국에서 먼저 해서 욕을 먹는 것뿐이라고 봅니다.


이승환: 뭐, 욕먹은 만큼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은 얼마나 성장했습니까?


정영길: 현재 140여 개 체인점을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글 편집하는 사이 150개가 됐다(;;;)

이승환: 140개 프랜차이즈를 가진 곳이 얼마나 된다고… 명함 내밀 때 엄청 뿌듯할 것 같은데요.


정영길: 솔직히 매장이 20–30개 됐을 때는, 제가 대단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매장이 140개까지 늘어난 지금은, 프랜차이즈 대표나 안경원장님이나 역할이 다를 뿐이라 생각합니다. 외부적으로는 대우 받긴 하지만, 만족감과 기쁨은 혼자 안경원 할 때가 좋았습니다. 제가 일한 만큼 벌고, 다이렉트로 고객한테 고맙단 이야기 듣고…



2. 건물주의 등쌀에 밀려나 만든 3층 안경원이 대박을 치기까지

이승환: 으뜸50의 시작을 이야기해 보지요.


정영길: 구로 근처 1층에서 작은 안경원을 15년 했습니다. 아침 7시마다 사람들한테 초코파이 나눠주며 “좋은 하루 되실 겁니다. 안경은 으뜸50에서”라며 전단을 뿌렸죠.

그때부터 탈모를 숨기지 않았던 강인한 남자.

이승환: 돈 좀 버셨겠네요.


정영길: 주말과 비 오는 날 빼고는 매일 전단을 뿌렸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니까 장사는 잘됐죠. 그런데 임대료가 보증금 1억에 월세 100만 원에서, 3억에 65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당시 커피숍이 유행이라서 1층 상가 수요가 많았어요. 건물주가 내용증명 보낸 걸 보고, 접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매출이 6,000–7,000이었는데,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었죠.


이승환: 음… 매출이 6,000–7,000인데도 월세 650 감당이 안 되나요?


정영길: 보증금 붙고 직원 3명에 원가에… 그리고 제가 원래 일반 안경원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팔았습니다. ‘으뜸50’이라는 이름부터 다른 곳의 50% 이하에 팔겠다는 뜻이었죠. 그래서 월세 부담을 줄이려고, 신림동의 3층 상가에 들어갔습니다.

전설의 시작.

이승환: 지금이야 으뜸50안경원 붐으로 2층과 3층에 안경원이 많지만, 당시에는 도박 아니었나요?


정영길: 저는 자신 있었습니다. 장사는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물건이 얼마나 저렴하고 좋은지, 원장님과 직원들이 얼마나 친절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구로에 있을 때도 매장 위치는 좋지 않았습니다. 친절하고 싸니까 소개소개로 여러 군데서 일부러 찾아온 거죠.


이승환: 그래서 3층 안경원은 잘되셨습니까.


정영길: 처음에는 잘 안 됐습니다. 3층에 안경원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힘든 시기였으니까요. 그때가 2014년인데 제가 인터넷도 할 줄 몰랐어요. 할 줄 아는 건 전단 뿌리는 것뿐이었죠. 사람들이 자꾸 전단 버리고 가니까 포장마차 사장님들과 다툼도 있었어요. 그런데 추운 날씨에 계속 뿌리니까,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어묵 국물 드시라고 주더라고요.

심지어 블로그도 손님이 안쓰럽다고 만들어줬다고 한다(…)

이승환: 존버의 승리로군요…


정영길: 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다 친해지고, 그분들이 우리 고객 되고 적극적으로 소개도 해주고… 정말 고마운 분들이죠.



3. 당장 매출에 집착하지 않고, 고객을 배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다

이승환: 전단은 반응이 좀 있었나요?


정영길: 네. 한 달 정도 지나면,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익숙해지고 서로가 알아보게 됩니다. 지나가던 사람도 “이 가격 진짜 맞아요?”라고 물어보죠. 그렇게 고객이 계속 늘어나니까 고마운 거예요. 그래서 계속 가격을 낮췄습니다. 처음에는 시중에서 10만 원 정도 하던 걸 6만 원 정도에 팔다가, 5만 원, 4만 원… 계속 내렸습니다.


이승환: 장사 잘되는데 왜 굳이 가격을 더 낮췄지요?


정영길: 3층까지 올라온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웠어요. 애초에 큰돈 벌려고 시작한 안경원도 아니고요. 그런데 가격을 낮추니까 오는 사람이 더 늘어나고,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는 거예요. 1년 정도 장사하다 보니, 생각보다 이익이 더 남아서 근처에 2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출처: 제이킴
돈을 좀 벌었는지 2호점은 2층이다.

이승환: 1년 만에 2호점이라니, 돈 많이 벌었나 보네요;;;


정영길: 솔직히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 으뜸50안경원의 수익구조도 이때 시작했습니다. 임대료에 엄한 돈 쓰지 말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팔아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면, 고객도 만족하고 안경원도 많이 남는다는 거죠.


이승환: 그래서 신림 2호는 잘됐나요?


정영길: 여기도 처음에는 잘 안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2호점에서 손님이 너무 많이 온다고 해서 갔더니, 정말 머리밖에 안 보일 정도로 꽉 들어찼어요. 직원들이 친절하고 가격이 저렴하니까, 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리뷰를 엄청 좋게 써주신 거예요. 리플만 900개 달리며,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죠.

지금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호평이 많다.

이승환: 와, 대박 났겠네요…


정영길: 그럴 줄 알았죠. 1주일간 발 디딜 틈이 없었죠. 그런데 1주일 지나니 절반으로 줄고, 한 달 지나니 매출이 원래대로 돌아갔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준비 안 되면, 오히려 고객에게 불편을 줄 뿐이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적은 인원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이승환: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정영길: 월세와 인건비는 고정이니, 많은 고객이 와도 만족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습니다. 기존 안경원들은 안경을 고객이 꺼내 달라고 할 때 원장님이 꺼내주는 구조였어요. 그런데 우리는 진열장을 다 터서, 안경과 선글라스를 고객이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도록 했죠. 이후 계속해서 체인점을 하나씩 늘려갔어요.

가격에 편리함까지 입히며 반응이 더욱 좋아졌다.

이승환: 근데 그렇게 저렴하게 팔면서 품질 유지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정영길: 처음에는 경쟁업체들이 저희를 그걸로 공격했지요. 으뜸50은 싸구려 중국산 쓴다. 그래서 저희는 아예 완전 국내 생산으로 돌렸습니다. 수입산은 전혀 쓰지 않습니다.


이승환: 어… 요즘 전자기기도 다 중국에서 만드는데, 한국산이 좀 뭐가 다른가요?


정영길: 지금 전 세계 안경 공장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는데, 실제로 가보면 굉장히 열악해요. 명품 브랜드들도, 실제 중요 공정은 다 이탈리아에서 합니다. 중국산은 처음 살 때는 잘 모르지만 6개월 쓰면 도금 벗겨지고 부식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티타늄, 메탈 등 도금이 필요한 제품은 한국 기술이 훨씬 좋습니다. 수출량도 많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지요.


이승환: 프랜차이즈가 150개쯤 되면 제조 욕심낼 법도 한데요.


정영길: 저희가 직접 디자인해서 다 국내 공장에 주문생산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 손이 들어가니 가격 대비 제품 퀄리티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지요. 저희가 워낙 많은 생산 오더를 넣으니 공장 입장에서도 신경 써서 만들게 되고요.

렌즈 역시 국내산을 쓴다.



4. 정직하게 장사하니 프랜차이즈가 150개 돼 있었다

이승환: 체인점은 왜 늘려나가게 된 거죠?


정영길: 원래 프랜차이즈를 하려던 게 아니었습니다. 잘되니까 자꾸 사람들이 찾아오더라고요. 맛집처럼 노하우 좀 알려달라고… 하나하나 가르쳐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가 됐습니다.


이승환: 주로 알려드린 노하우가 뭐였나요?


정영길: 뻔한 겁니다. 정직하고 친절하고, 욕심부리지 말고… 일례로 보통 30만 원 정도에 판매되던 누진다초점렌즈를 으뜸50에서는 15만 원에 팔았어요. 처음에는 원장님들이 반값에 팔면 매출도 반으로 줄지 않을까 꺼리지만, 해보면 반값이라고 2개를 사가요. 또 부담이 없으니, 더 자주 오고 더 쉽게 바꾸죠.

반값 이하로 파니까 렌즈를 더 자주 교체하게 됐다.

이승환: 늘려나가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정영길: 솔직히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렴한 가격에 친절하게 팔면 장사가 안 되는 곳은 없습니다.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하면 안될 리가 없는 거죠.


이승환: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한다… 풀어서 설명하면 어떤 것일지요.


정영길: 장사하는 사람이 고객 돈을 많이 남기려 하면 안 됩니다. 덕택에 제 안경원이 성공할 수 있었죠. 지금은 ‘프랜차이즈 사업 하는 사람이 본사 마진을 많이 남기려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으뜸50 본사는 수수료를 1%에서부터 시작했고, 지금도 으뜸50의 수수료는 다른 체인점의 절반 수준입니다.

상생을 위해 수수료를 최소화한다.

이승환: 어떻게 그 수수료를 유지할 수 있지요;;;


정영길: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낍니다. 지금 우리가 142개 체인을 가졌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다른 프랜차이즈라면 직원이 30–50명은 필요할 겁니다. 우리는 저를 포함해서 7명이 본사 일을 합니다. 모두가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땜빵 생기면 바로 투입되고요.


이승환: 7명이 142개 업체의 유통을 책임질 수 있나요?


정영길: 협력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서 해결했습니다. 원래 안경업은 공장 생산 후 도매업체와 프랜차이즈 본사를 거쳐, 안경원으로 전달됩니다. 우리는 납품 받은 물건을 빠르게 결제해주는 대신, 유통 및 제조 업체에서 바로 으뜸50안경 각 지점에 쏘게 합니다. 덕택에 으뜸50의 가격경쟁력이 유지되는 거죠.

사실상 공장직거래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내리는 데 성공했다.



5. 고객과 점주가 만족하려면, 본사가 이익을 챙기지 않아야 한다

이승환: 유사 상표들이 엄청 생기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영길: 처음에는 기분 나빴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이왕 따라 하는 거, 우리의 철학까지도 정직하게 잘 따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돈 벌려 하지 말고, 프랜차이즈 사장님을 잘 챙기는… 고객의 고마움을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보답하는…

묘하게 비슷한 이름이 눈에 띈다…

이승환: 경쟁사들이 으뜸50안경을 따라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영길: 쉽지 않을 거라 봅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팔려면 그만큼의 많이 팔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150개 프랜차이즈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어요. 그런 차이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겪은 고생과 노하우, 몸빵으로 배운 지식이 큽니다.


이승환: 그러면, 현재 140개 프랜차이즈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늘려나가려 합니까?


정영길: 2020년 7월 현재 140개 정도인데, 2023년까지 300호까지 늘려나가려고 합니다.


이승환: 더 빨리 늘려서 국내 1위 찍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까?


정영길: 너무 빨리 잘되고 싶지 않습니다. 200년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 초기에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건, 으뜸50 체인이 적었고 그만큼 좋은 입지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저희 체인이 늘어나며 제약이 좀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를 신청받을 때, 본사에서 신중하게 상권과 입지를 살피는 편입니다.

부산의 으뜸50, 골고루 퍼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승환: 너무 빨리 늘리기보다 매장 하나하나의 수익에 신경 쓴다…


정영길: 으뜸50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려는 원장님들은 자본금이 많지 않습니다. 젊은 분들이 은행 대출 많이 끼고 창업하기에 갚아야 할 이자와 원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를 갚아 나가려면 월 1천 씩은 가져가야 합니다. 실제로도 이 정도 수익은 올리고요.


이승환: 그 매출을 늘리기 위해 본사에서 어떤 것을 제공하나요?


정영길: 많습니다. 일례로 저희는 인테리어도 평당 120만 원에 공급합니다. 보통 안경원의 절반 정도 가격이고, 심지어 저희는 본사에서 떼어가는 수수료도 없습니다. 원장님에게 소개해줄 뿐, 다른 업체를 써도 무관합니다. 물론 너무 싸니까 대부분 저희가 추천한 업체를 쓸 따름이지요.


이승환: 커피숍은 인테리어로 많이 번다는데 왜 수수료 없이…


정영길: 체인사업을 돈 벌려고 하면 안 됩니다. 제가 안경만 30년 했는데, 대한민국에서 30년 넘게 잘 돌아가는 안경 프랜차이즈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분들이 체인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하니까, 자꾸 다른 짓 하고 망하는 거죠. 그때 생각한 게 우리는 200년 가는 체인을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제가 제일 안 좋게 생각하는 게, 당장 2–3년 안에 돈 벌자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요즘도 새로 체인이 오픈하면 제가 직접 안경원 앞에 가서 전단도 돌립니다.

심플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이승환: 전단은 아르바이트 쓰는 게 편하지 않나요? 왜 굳이 직접…


정영길: 지금도 원장님들께 늘 직접 뿌리라 말씀드립니다. 관심 있는 고객은 질문을 하거든요. 누진다초점 렌즈가 어떤 종류와 기능이 있는지, 이런 거 물어볼 때 아르바이트는 답변할 수 없어요. 지금도 매일 아침 전단 뿌리는 안경원장님들은 입지가 별로 안 좋아도 장사가 잘됩니다.


이승환: 본사의 이익은 당연히 맨 뒤겠고, 가맹점주와 고객 중 어느 쪽을 우선으로 합니까?


정영길: 고객이 우선이지요. 원장님들 150명의 생각이 다 같지는 않아요. 개개인 요구사항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본사는 소비자들이 으뜸50에 만족하는 정책을 우선해야죠. 고객들이 으뜸50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결국 가맹점주분들의 이익으로 돌아가니까요.


이승환: 가맹점주님들과 의견충돌은 없나요?


정영길: 있죠. 원장님들은 가격을 1,000원이라도 더 받고 싶어 하니까요. 반면 본사는 1,000원이라도 소비자가 싸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죠. 으뜸50은 본사 이익을 최소화하고, 그걸 다 상품 개발에 투자하자는 철학입니다. 그렇게 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파는 장사의 기본에 충실할 때, 가맹점주님들도 더 잘될 거로 생각합니다.

마케팅비도 잘 안 쓴다, 인스타가 월간으로 올라옴(…)



6. 200년 가는 브랜드를 위해 후계자 양성할 것

이승환: 급속도로 커나가는데 상장하실 생각은 없습니까?


정영길: 없습니다. 주주들 이익을 보전해주려면, 항상 고객과 원장님들을 우선하는 으뜸50의 정체성이 흐려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승환: 그러면 앞으로 어디까지 가고 싶습니까.


정영길: 200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으뜸50안경의 기반을 닦아놓는 역할만 하고 싶습니다. 실은 이미 젊은 친구들에게 회사 넘겨줄 준비를 합니다.


이승환: 벌써 물려줄 나이는 아니지 않나요?


정영길: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그릇과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추진력 있게 키워나갔지만, 인터넷도 잘 모르는 옛날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부에 학연, 지연, 혈연도 없지만, 능력 있는 젊은 이사님께 후계자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 젊은 이사님을 왜 후계자로 택했냐 물으시면 여러 사람을 테스트했는데 가장 겸손했습니다. “대표님이 일군 회사를 발전시키지는 못해도 유지는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체인점 대표는 욕심이 있으면 안 됩니다.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차, 요트 타려는 욕심이 있으면, 그게 고스란히 가맹점 원장님을 넘어, 고객까지 피해가 가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후세대를 준비 중인 정영길 대표의 모습.

이승환: 창업주가 물러나시면 주변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고 리스크도 커 보입니다만…


정영길: 당장 손 떼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하나 가르치는 중이고, 이게 끝나려면 1년이 될지 5년이 될지 모릅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합니다. 또 이사님 외에도 몇몇 젊은 친구와 어울리며 그들에게도 다양한 숙제를 던져줍니다.


이승환: 그러면 후계자에게 가장 강조하려는 것은 무엇인지요?


정영길: 후계자뿐 아니라, 으뜸50안경 식구 모두에게 고객을 강조합니다. 제 카톡 프로필을 보면 “고객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본사 직원들에게는 별도로, “원장님들이 있어야 본사가 있다”고 하고요. 고객이 무조건 최우선이고, 그다음이 원장님들, 본사가 가장 아래에서 뒷받침한다는 정신만 유지하면, 200년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경원의 친절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이승환: 은퇴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까?


정영길: 춘천점 원장님이 되게 힘들 때 저희 가맹점이 됐는데, 이후 굉장히 잘 됐습니다. 우리 담당 실장님이 춘천점에 갔을 때, 으뜸50 달아서 잘 먹고 잘산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보낼 수 없으니 고맙다고 밥 먹고 가라고 못 가게 잡았다 합니다. 그런 이야기 들을 때 흐뭇한데… 30년째 아침 7시에 출근하니 좀 쉬고 싶기도 합니다. 시골 출신이라 그냥 평상에 앉아 바람이나 쐬고 싶습니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정영길: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으뜸50안경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은 정직하고 친절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가자 입니다. 소비자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안경을 판매하고, 그를 통해 가맹점 사장님들도 같이 승리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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