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무부 장관의 ABC 인터뷰 네 가지 포인트

조회수 2020. 6. 1. 15: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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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건뿐 아니라 심리적 측면의 도전이기도
5월 22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ABC ‘뉴스 라이브 프라임’(ABC News Live Prime)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인터뷰 내용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고 몇 가지 인사이트를 정리합니다.

강경화 장관의 커뮤니케이션은 유창하고 품격 있는 영어 구사 외에도, 메시지 전략 또한 훌륭해 보입니다. TMI지만 강경화 장관은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캠퍼스 대학원 커뮤니케이션학 박사입니다. 최하단에 인터뷰 전문(자막)이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성공적 전략과 실행이 미국에서도 유효할 것인가?

우선 한국은 한 번도 봉쇄 조치를 취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은 항상 사회와 국경을 개방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는 한국 코로나19 대응 전략의 핵심 메시지인 ‘개방성’을 서두에 강조하는 것입니다. 개방성이란 핵심 메시지를 전제로 하면 이후에 예상되는 민감한 질문에도 ‘개방성의 가치’의 토대 위에서 설명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른바 ‘3T’ 체계가 한국에서 잘 작동했던 것은 정부 감시에도 일부 의존했던 것 아닌가?

예상 가능했던 민감한 질문, “한국 정부가 이야기하는 진단 검사(testing), 추적(tracing), 치료(treatment)로 이어지는 이른바 ‘3T’ 체계가 한국에서 잘 작동했던 것은 정부 감시에도 일부 의존했던 것 아닌가?” 하는 서구 민주국가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개인 사생활 침해’ 이슈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코로나19 추적에 있어 감시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생활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확진자의 동선 공개 때문인데, 한국의 질병 관리 관련 법률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보건 문제에 대한 일반 시민의 알 권리를 역시 보장합니다.

가장 먼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즉시 민감한 ‘감시’라는 워딩을 바로 교정했습니다. 그리고 사생활 문제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보건 문제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알 권리 보장’이란 프레임으로 전환하고 이 프레임을 더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한국 법률이 그것을 뒷받침한다는, 법치주의에 입각한 시스템임을 강조합니다. 최대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없도록 하고 최소한 개인의 권리와 공중 보건 사이에 균형을 맞춘다는 의미를 논리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미국이 다른 국가보다 확진 사례가 많은데, 한국에 입국하는 미국인들이 바이러스를 들여온다고 우려하지 않는지?

입국하는 사람 중 확진 판정을 받는 분들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 오신 경우도 있고 중동과 서아시아 쪽 국가에서 온 분들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습니다. 대신 관리를 합니다.

이 질문은 일종의 트랩(trap)입니다. 앵커가 당연히 우려될 수밖에 없는, ‘미국인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쪽으로 길은 터준 함정 질문을 받고 그 범위를 ‘미국 외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라는 범위를 확장시켰습니다. 그렇게 이 함정을 피한 후 다시 한번 한국 정부의 핵심 메시지인 개방성을 강조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신 관리를 합니다”라는 메시지는 이번 인터뷰의 백미입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야기된 범지구적 팬데믹(pandemic) 재난에 대응하며 거의 모든 국가가 시행했던 ‘봉쇄 정책’을 배제하고 개방성을 기반으로 ‘관리(management)’한다는 강경화 장관의 이 메시지는 우리는 발생한 위기를 단순히 모면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 ‘예측된 상황에서 컨트롤한다’라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그것도 민감한 질문을 블로킹하고 관점과 문제를 새롭게 재정의를 하며 고급스럽게 말이죠. 질문에 답변하면서도 우리의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의 의미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보건 측면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또한 심리적 측면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가볍게 던진 마지막 질문에 강경화 장관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많은 부분 위축된 생활 환경 속에서 코로나19 예방과 대응에서 ‘심리적 측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사람 간 멀어진 심리적 거리는 좁히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지속적인 불확실성 해소 활동의 필요성을 도전이란 이름으로 역설했습니다. 캐주얼한 질문 또한 가벼운 듯하면서 무게감 있게 답변한 것입니다.

원문: 송동현의 브런치

인터뷰 전문(유튜브 자막)

한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처음 보고된 것은 미국과 같은 2020년 1월 20일입니다. 그러한 한국에서 감염자는 1만 1,000명, 사망자는 300명 이하로 감염률과 사망률이 미국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최선을 다합니다. 오늘 인터뷰에는 대한민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모셨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이 널리 찬사를 받는 만큼 장관님께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여러 사안에 대한 생각을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입국자 검역, 드라이브 스루 진단검사, 방역 지침 등 전략들에 대해서요. 장관께서는 한국의 전략이 미국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보시는지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이러한 전략을 취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요.


우선 한국은 한 번도 봉쇄조치를 취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은 항상 사회와 국경을 개방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이것은 진단 검사(testing), 추적(tracing), 치료(treatment), 이렇게 ‘3T’라는 매우 견고한 체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모든 감염병 대응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경험이 지금의 성공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메르스에 대한 대응은 그리 칭찬받을 만한 사례는 아니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요. 그러나 그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한국은 질병 관리 및 법률체계를 강화했습니다. 그 노력이 이번에 시험대에 올랐고 성공을 거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3T’ 외에, 한국의 초기 코로나19 확산 차단 전략은 정부 감시에도 일부 의존했다고 봅니다. 장관님께서는 사생활 권리에 대한 우려는 없으셨는지, 그리고 그러한 권리와 공중 보건과의 균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코로나19 추적에 있어 감시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최대한 일찍 찾아내고 격리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의 이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추적조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회의 개방성을 유지하기 위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신속하게 격리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사생활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확진자의 동선 공개 때문인데, 한국의 질병 관리 관련 법률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보건 문제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알 권리 역시 보장합니다.


정부는 감염병의 변화 양상과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대중에게 알릴 책임이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부는, 시민들께서 확진자들이 이전에 어디를 방문했는지, 그들과 이동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스스로 검사 필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확진자의 사생활이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인데요, 우리는 확진자 이동 동선과 관련해 일반 대중에 공개되는 정보를 제한하는 데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번에는 교육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개학을 몇 번 미룬 끝에, 한국 학교들이 지난주 다시 등교 개학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본 영상에서는 마스크를 쓴 한국 학생들과 투명 가림막을 두른 책상, 그리고 발열 체크 장면이 있었습니다. 장관께서는 이런 조치 하에 계속 등교 수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얼마나 자신 있으십니까?


한국 정부는 당초 개학일 시기인 3월보다 80여 일이 지나 등교 개학을 실시 연기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교육에 대해 한국 사회가 부여하는 중요성은 아마도 그 어떤 나라보다도 높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업 일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 개학을 결정했습니다. 그게 어제였습니다.


우리는 그 전에 학생과 학교에 대한 모든 필요한 위생 조치가 제대로 취해져 있는지 점검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정착되었는지 확인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여 대응 규칙들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합니다.


장관께서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 또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일례로 하룻밤 사이에 클럽 여러 곳을 방문한 29세 남성과 관련된 확진자들이 있었죠. 장관께서는 이런 코로나 확산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는지요.


최근 발생한 상황은 물론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특정 사례로 인해 10일 남짓한 기간에 무려 200건에 가까운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5월 초 긴 연휴 동안 몇몇 클럽에서 있었던 활동으로 인한 것입니다. 여러 클럽을 옮겨 다니면서 방문했던 젊은이들은 또 전국 곳곳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클럽과 관련된 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검사와 추적 능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지만, 우리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에 일일 검사 수는 약 5,000–6,000여 건 이었습니다. 클럽발 감염 사태 이후 한국 정부는 해당 클럽에 자주 다니는 사람 중 다수가 검사를 받기 위해 나서는 것을 꺼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검사를 익명으로 그리고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단검사에 익명성을 보장해주고 비용도 들지 않도록 하면서 우리는 지난 10여 일간 6만 건이 훨씬 넘게 검사를 실시할 수 있었고, 클럽 방문 후 감염된 사람들 외에 그들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2차 감염 사례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드릴 질문은 이겁니다. 제2의 코로나19 유행을 예상하고 계십니까? ‘3T’ 이상의 대비책이 있을까요?


우리 모두가 이 위기를 곁에 두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매우 속도가 빠릅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도 많고요. 하지만 우리가 분명 아는 것은 바이러스는 조용히,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는 겁니다.


무증상 감염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도 있습니다. 증상 발현 2일 전에 감염력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합니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인천공항이 있는 인천시와 함께 통합 병원 관리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그래서 대규모 감염 발생 시에는 두 광역단체가 병원 인력 및 장비를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발생할 시에는 의료 인력과 장비가 그런 상황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해 대책을 세워놓았습니다.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 같은 것이죠.


이 외에도 경증 환자들을 위한 생활치료 센터도 준비돼있습니다. 보통 확진자의 80%가 경증환자입니다. 어떤 분들은 아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격리된 뒤 모니터링 조치를 받게 되고요.


또 우리는 국민들에게 우리가 코로나19 이전 시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계속 드립니다. 위험은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위기를 곁에 두고 생활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 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손을 씻는 등의 코로나19 위생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미국이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확진 사례가 많은데요. 장관님께서는 한국에 입국하는 미국인들이 바이러스를 들여온다고 우려하지는 않으신지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한국과 미국 간 항공기 운항 상황은 매우 원활합니다. 물론 항공권 구매 승객 숫자가 줄어들면서 운항 횟수도 감소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나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은 대체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집니다. 한국 입국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고 다른 나라 국적 입국자도 있습니다. 미국도 있고요. 그리고 입국하는 분 중에 확진 판정을 받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오신 경우도 있고 중동과 서아시아 쪽 국가에서 온 분들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습니다. 대신 관리를 합니다.


4월부터 우리 정부는, 수송 편을 통해 입국하시는 모든 분에 대해, 일련의 검역 절차 이후 격리 조치를 취합니다.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 입국자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는데, 국내 거주 주소가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자택에서, 그렇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는 정부 시설에 격리되도록 합니다. 그리고 약 15일 전부터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좀 가벼운 내용인데요. 한국 야구 개막이 아주 대단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중계되는데요. 야구 경기가 다시 열렸다는 게 한국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보건 측면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또한 심리적 측면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봉쇄조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것들이죠. 사람들의 심리적 측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야구로 이어졌는데, 야구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인 여가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야구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비록 관중석에서 직접 관람할 수는 없지만 텔레비전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했고, 이는 앞서 말씀드린 심리적 측면의 도전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관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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