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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전문가들이 말하는 바이브 음원 수익 정산 "모두가 따라가야 할 정당한 변화"

조회수 2020. 9. 16. 1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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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꿈은 이뤄질 것인가.
네이버 바이브가 음원 정산 방식을 올 상반기 중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내가 낸 무제한 스트리밍 이용료는 내가 음악을 들은 가수에게 온전히 가지 않았다. 총재생 수에 기반해 많이 들은 곡에게 내 돈이 돌아갔다. 하지만 바이브는 내가 낸 돈은 내가 곡을 들은 가수에게만 분배되는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가 어떤 의미를 담는지 4인의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Q. 이번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하박국(영기획 대표): 지금의 정산구조는 음원 서비스 제공자가 편한 방식이지, 아티스트나 기획사를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물론 우리같이 작은 기획사 입장에서 수익의 큰 변화는 없겠지만, 작은 곳일수록 코어 팬층이 뚜렷합니다. 이들의 음악 소비가 우리에게 온전히 오는 건, 의미 있는 변화라고 봅니다.


고건혁(붕가붕가레코드 대표): 전체 생태계로 봤을 때 아티스트에게 좋은 시도입니다. 기존 정산 시스템은, 1) 전체 회원이 낸 돈을 다 모아서, 2) 스트리밍 재생 수에 나눠서 분배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일반 사용자와 카페 사장님은 탑 100 차트를 틀어놓고 끝입니다. 음악에 열성이 없는 사람의 영향력이 매우 강해지는 구조이지요. 바이브의 변화는 음악을 듣는 이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쪽으로 바뀐 겁니다.


많은 구독 모델이 구독료를 해당 사용자가 본 작품에만 정산해줍니다. 유독 음원 스트리밍 시장만 기형적 모델을 유지해온 것이죠. 이런 기형적 모델을 유지한 이유도, 그냥 단순해서라고 봅니다. 10명 정산하는 것도 아니고, 수천수만 명의 아티스트에게 정산하면 번거로우니까요.

음원을 제외한 타 분야 서비스는 보통 바이브 정산 방식을 쓴다.

Q. 왜 이런 변화를 했다고 봅니까?


하박국: 팬덤에 신호를 보낸 게 아닐까 합니다. 팬덤은 모든 이익이 자기 음악가에게 가길 바라니까요.


고건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의 경쟁 결과라고 봅니다. 아직 타 서비스만큼의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메리트를 제공해야 하고, 그 결과 음악가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이익이 되는 정산 방식을 도입한 것입니다. ‘내 팬이 나한테 금액이 바로 나한테 온다’라는 느낌으로요.


차우진(음악 평론가): 네이버 입장에서 음악에 투자해야 할 타이밍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실제로 네이버 입장에서 진짜 이겨야 할 상대는 유튜브인 거죠. 음악은 스마트폰 환경에서 접근성이 가장 높은 콘텐츠입니다. 바이브는 네이버 나우와도 연결돼 있는데, 나우의 라디오는 아이돌, 힙합 아티스트들이 진행합니다. 매니악하지만 코어한 팬들의 지지층을 옮길 수 있지요.

나우는 K-POP 아이돌은 물론 힙합, 인디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등장한다.

Q. 음원 차트가 많은 비판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박국: 스트리밍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는 경쟁에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차트에만 집착하게 하죠. 이미 해외 주류인 스포티파이는 ‘디스커버리 위클리’로 매주 좋아할 음악 30곡을 추천합니다. ‘마이믹스’로 매일 내가 좋아할 만한 플레이리스트를 자동으로 만들어주죠. 바이브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존재합니다. 요즘은 누구나 쉽게 음원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정말 많이 나오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실시간 차트로 인해 다양성이 상실됩니다.


이규탁(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 차트 자체도 문제이지만 다양성 부재가 더 큰 문제입니다. 해외는 대형 사업자끼리 다양한 서비스 경쟁을 펼칩니다. 여러 아티스트를 두고 선공개는 물론, 다른 데에서는 10곡 푸는데 자기들만 2곡 더 푸는 서비스를 하기도 하지요. 한국은 그런 경쟁 없이 과점 시장이 이어집니다. 여전히 음원 서비스가 갑인 상태이지요.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빅 플레이어들.
바이브는 AI에 기반해 사용자 맞춤형 음악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Q. 해외와 한국의 차이는 어떤 게 있을까요?


하박국: 아이돌 외국도 차트가 있지만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둘 다 메인화면에서 개인화를 우선하지요. 애플 뮤직에서 몇 위 찍었다고 해도, 마케팅적으로나 쓰일 뿐,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이규탁: 한국은 스트리밍 사이트가 갑입니다. 모 대형 기획사에서 들었는데, 메이저 가수야 큰소리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신인 가수가 나올 때 제대로 안 다뤄주면 곤란하지요. 어찌 보면 방송국과 기획사 관계와 비슷하지요.


반면, 해외는 RIAA라고 음원을 공급하는 대형 음반사 레이블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습니다. 한국과 좀 다른 게, 해외 음반사들은 한국의 대형 기획사보다 규모가 훨씬 큽니다. 이들은 옛날 음원까지 다 가져서 스트리밍 회사에 꿀리지 않습니다. JYP에 1980년대 음악은 없지만, 워너뮤직은 1960년대부터 그 역사가 길지요.


고건혁: 한국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차트가 있고 그것이 대다수 서비스에 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는 점이죠. 그러다 보니 대다수 청자의 취향이 차트 의존적으로 되고, 차트 지향의 음악이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다양성도 줄어들고요. 더불어 순위가 한 시간 단위로 집계된다는 점은 늘 시장 조작의 의심을 낳기도 합니다.

통계를 정확히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달려들게 된다(…)

Q. 바이브의 정책 변경으로 누가 이익과 손해를 볼까요?


고건혁: 우리 같은 인디, 니치에게는 플랫폼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스트리밍 사마다 정책도 좀 다르고 해야, 다양한 전략을 짤 건데 한국은 그럴 여지가 없지요. 최소한의 여지가 생겼다는 점만으로도 군소 아티스트에게는 좋다고 봅니다.


차우진: 중소 규모 아이돌들도 좋을 겁니다. 보통 상위 탑 10 아이돌 정도만 알지만, 지금 아이돌이 진짜 많습니다. 군소 아이돌 팬들이 바라는 게 둘입니다. 1) 일단 순위 오르면 좋겠다, 2) 또 내가 쓰는 돈이 오빠들에게 가야 한다, 이제까지 그런 줄 알고 죽어라 스트리밍을 돌렸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아이돌 팬들은 복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쓰면서 모든 차트 순위를 올리려 합니다. 이제는 바이브로도 몰아주자, 이런 정도의 변화는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캠페인이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면, 음악 팬들은 움직일 수 있습니다. 팬이 움직이면 아티스트도 움직이지요. 바이브 자체야 점유율이 낮지만, 네이버는 v앱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채널이 있습니다. 이와 엮는다 하면 아티스트와 기획사도 움직일 여지가 커지겠지요.

v앱은 글로벌이라 더욱 파워풀할 수 있다.

Q. 궁극적으로 음악 시장에 변화가 좀 생길까요?


하박국: 어쨌든 스트리밍 사이트에 여러 이슈가 있는데,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것만으로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이규탁: 제이지가 인수한 타이달(TIDAL)은 특정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배분율을 주며 독점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아예 음원 서비스에 자기 곡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공짜로 보고, 음반 사고 공연 오라고 배짱부리는 거죠. 물론 비인기 가수들은 큰소리칠 수 없으니, 대부분 스트리밍 사이트에 음원을 공급합니다.


고건혁: 바이브는 지금 점유율이 높지 않으니 잃을 건 없다고 봅니다. 최소한 명분만 얻어도 이익이고, 점유율이 1–2%라도 올라가면 좋은 일입니다. 네이버뮤직과 통합하고 좀 더 성장한다면, 타 스트리밍 사이트에 경계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봅니다.


차우진: 네이버의 의지 문제라 보는데, 네이버가 음악에서 밀리는 건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는 문제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음원 시장은 생산, 유통, 소비에서, 셋 다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잘 안 나옵니다. 그런데 바이브가 잘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이슈를 매우 영리하게 건드렸고, 잘만 되면 2–3년 뒤 키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듯합니다.

과연 네이버의 꿈은 이뤄질 것인가.

※ 해당 기사는 바이브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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