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는 인셀리즘의 시대가 될 것이다

조회수 2020. 4. 1.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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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부상하는 인셀리즘의 경고

1.

박사방(n번방) 사건의 본질을 인셀리즘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나둘씩 나오는 조주빈의 과거 행적과 주도적인 공범들의 신상을 보니 내 생각이 일정 부분 맞는 것 같다.


인셀들은 현실에서 아무런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얻고자 하고, 그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저런 범죄까지 넘어가게 된다. 현실에선 친구도 직장도 없지만 온라인 안에서는 네임드이고 자기 말 한마디에 복종하는 부하들과 피해자들까지 있으니, 그것으로 평생 동안 쪼그라들어 온 자존감을 부풀렸을 것이고, 자아도취에 빠졌을 것이다. (다행히 그래서 잡혔다)


박사방이 공략한 피해자들이 주로 ‘일탈계’ 부류였다는 것도 인셀의 뒤틀린 계급의식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범죄를 저질러도 자기 합리화가 가능한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는 성매매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유영철의 논리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유영철과 조주빈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유영철이 사이코패스 포식자 스타일이라면 조주빈은 찐따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약자의 심리를 조종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아마도 조주빈 자체가 그런 피지배 경험이 많았기에 수월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2.

문제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인셀리즘이 점점 부상할 것이라는 점이다. 양극화 현상은 절대 돈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돈은 물론이고 외모, 학력, 연애, 사회적 지위, 소속감 등등… 개인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현재의 미디어 환경은 이 양극화를 가속한다.


인셀리즘은 사회의 최하층 계급에 놓인 젊은 남성들의 반사회적 사고방식과 행동이다. 사회 최하층 계급에 놓인 젊은 남성들은 항상 있었고, 그들에 의한 충격적인 범죄(지존파,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 등) 역시 계속 일어났지만, 인셀리즘은 맥락이 약간 다르다.

 

출처: 영화 <조커> 스틸컷

현실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공부도 외모도 돈도 뭐 하나 잘난 것 없는 젊은 남성들이 하루 종일 하는 게 인터넷이다. 


그리고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특출난 것만 비춘다. 외모, 능력, 재산은 물론이고 못생긴 거나 웃긴 것도 특출나야 한다.

인셀들에게 그러한 이미지는 가깝지만 멀리 있는 것이다. 


슈퍼카도, 강남의 펜트하우스도, 여자 아이돌도, 인기있는 bj도 손 안의 핸드폰에 있지만 절대 화면 속으로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조커>에서도 tv쇼가 참 중요한 장치이다) 


그래서 현실의 계급적인 부분에 있어서 극도의 불만, 분노, 왜곡된 인식을 가지게 된다. 가양동 PC방 살인사건의 김성수와 조선족 살인사건의 장대호는 쌓인 분노와 불만이 ‘무시’라는 기제로 한 번에 터져버린 거고, 박사방의 조주빈은 현실도피성 인터넷 중독이 성착취를 비롯한 다크웹형 범죄로 발전한 것이지만, 기저 원인은 비슷하다고 본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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