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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VS 국산맥주, 국산맥주의 반격이 시작될까?

조회수 2020. 2. 28.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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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맥주가 '4캔 1만원' 전략과 신흥 강자 테라의 인기를 타고 반격하기 시작했다.
“세계맥주의 시대는 끝이 날까”

왜 쓰려고 하면 매일 마셨던 맥주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지난 <차가운 날씨에 어울리는 겨울맥주 5> 콘텐츠를 쓰기 위해 겨울맥주를 찾아 나섰을 때의 이야기다. 도펠복. 예전에는 큰 마트 수입코너만 가도 있었던 그 녀석이 없다. 이마트를 찍고, 홈플러스를 찍고, 와인앤모어를 찍고, 도펠복을 찾아 추운 거리를 쏘다녔다.


머피의 법칙 같은 게 아니었다. 실제로 수입맥주들이 줄어든 것이 많이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는 맥주 수입액이 처음으로 떨어졌다(3억 968만 달러에서 2억 8088만달러로). 편의점과 마트의 수입맥주가 빠진 자리에는 한국맥주들이 나타났다. 뭐야 이 컨셉은(아마 맥주 이름이 ‘맥아, 더’였다. 작명 보소) 2020년이 되니까 세상이 갑자기 바뀐 것일까?


오늘 마시즘은 어쩌면 한국 맥주 역사의 새로운 장이 될 수 있는 2020년에 대한 이야기다. 올해는 국산 맥주의 반격이 시작되는 것일까?

불매운동이 일어나자 수입맥주가 줄었다

10년 만에 수입맥주의 기세가 꺾였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말에 국내에 소비자운동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일본맥주는 434만 2,000달러였는데, 8월에는 22만 3,000달러, 9월에는 6,000달러로 자이로드롭을 탔다.


국내에 수입되는 세계맥주에서 30% 이상이 일본 맥주이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여파는 수입맥주 전체에 미쳤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럽 맥주로 알려진 것들 가운데 일본 맥주 브랜드의 소유라는 것들이 밝혀지면서 수입맥주 전체가 위축되었다. 알면 알아서 안 마시고, 모르면 혹시나 해서 고르지 못한다고 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물량이 40%가 넘게 줄었다. 만 원에 4캔이라는 유혹도 소비자 운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할까? 수입맥주의 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만원에 4캔이다, 국산맥주의 반격

지난 <술값으로 보는 맥주종량세>에서 말했듯 올해는 국내맥주들의 세금 산정 방식이 바뀐다. 제작비가 아닌 맥주의 양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국산맥주와 수제맥주들 역시 ‘4캔에 1만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편의점 판매량을 보면 세븐일레븐은 올 1월부터 수입맥주의 판매량을 국산맥주가 제쳤고, 다른 편의점들 역시 박빙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불매운동, 올해의 맥주 종량세를 타고 가장 성장하는 브랜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였다. 아직 출시된 지 10개월밖에 안 된 테라는 5억 병이 팔리며 극적인 성장을 했다. 맥주사업을 접어야 하나 싶던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만나(그리고 진로이즈백을 만나) 주인공 보정을 받았다. 사실상 2019년의 주인공.

하지만 마냥 기뻐하긴 이르다. 승부는 ‘올해 수제맥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에 달려있다(대기업 맥주들만 잘 되면 과거 카스와 하이트시대로 회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종량세의 기회를 타고 크고 작은 브루어리들이 편의점과 마트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다 다양한 맥주의 종류를 놓고 싶은 점주들의 입장에도 딱 맞는 녀석들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문제는 이렇게 나온 수제맥주들의 포지션이 아직은 애매하다랄까.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해 나타났지만 익숙하지 못하고, 영어를 쓰면 평범한 해외맥주일 것 같아 이름부터 디자인을 캐주얼하게 만들다 보니 한 번 마실까 말까 한 맥주가 돼버린 점들이 아쉽다.


2020년은 맥주계의 변동이 일어날까?

아직 1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다. 편의점과 마트의 맥주코너가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산맥주의 반격이 성공할지, 수입맥주의 수요가 다시 올라올지, 수제맥주의 다양성이 꽃을 피울지. 모든 것은 양조자의 의지와 마시는 사람들의 취향이 맞아야 하는 일들이다.


분명한 것은 짧은 한국맥주의 역사 중에 흥미로운 해로 기억될만한 시기라는 것. 그동안 기죽어 있던 국산맥주(그리고 수제맥주)들이 다시 도전을 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다. 사람도 맥주도 경쟁해가면서 성장하는 법. 올해의 트로피를 사로잡을 맥주가 무엇일지 기대해본다. 혹시 모르지 2020년 덕분에 봉준호 감독처럼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 맥주가 탄생할지도.


원문: 마시즘


참고문헌


  • 韓맥주 ‘종량세 날개’ 안방왕좌 되찾는다, 허세민, 서울경제, 2020.2.10
  • 종량세 도입 후 국산 수제맥주 ‘훨훨’…매출 3배 증가, 노동규, SBS,2020.1.27
  • 국산 수제맥주도 ‘4캔에 1만원’, 김지원, 경향신문, 2020.1.28
  • ‘맥 빠지는’ 수입맥주, 김지원, 경향신문, 2020.1.22
  • “세금 낮아졌다”…국산 수제맥주 총공세, 김보라, 한국경제, 2020.1.19
  •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물량 41.2% 감소, 이코노미스트, 2020.2.10
  • 편의점 ‘수제맥주 4캔 1만원’ 경쟁 불붙는다, 조윤주, 파이낸셜뉴스, 20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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