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vs폭스, 영웅들이 받은 차별대우

조회수 2019. 12. 31.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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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블의 결말, 극명하게 대비되는 엑스맨 유니버스의 결말

※ 해당 글에는 MCU 영화 시리즈와 엑스맨 영화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시리즈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관람이 예정되어 있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Intro

10년간 21편의 영화를 남기고 시리즈 초기 멤버들의 스토리를 마무리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19년간 10여 편의 영화와 함께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는 <엑스맨: 다크피닉스>는 모두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배다른 형제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는 두 시리즈의 영웅들은 사뭇 다른 대우를 받은 것 같다.


엑스맨 유니버스, 히어로 시리즈물의 원조

지금은 많은 관객들이 히어로를 떠올릴 때 <아이언맨>을 떠올리겠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히어로 캐릭터의 대표주자는 ‘울버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리즈는커녕 히어로 영화조차도 많지 않았던 2000년, <엑스맨>은 전 세계에서 3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MCU 못지않은 출발을 해낸 것은 물론 엑스맨 유니버스의 아이콘, 휴 잭맨까지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3년 주기로 2편과 3편을 연달아 개봉한 엑스맨 시리즈는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3편에서 평단과 관객의 혹평을 받으며 주춤했다. 제작진이 <엑스맨>에서 사용된 프로페서X의 휠체어를 팔아버릴 만큼 차기작에 대한 준비나 기획이 없었던 엑스맨 유니버스는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 능력에 힘입어 2편까지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그 이후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후 매튜 본이 2011년 리부트에 가까운 프리퀄,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를 연출하며 역대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엑스맨 유니버스는 프리퀄 2편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오리지널 트릴로지와 새로운 시리즈를 오묘하게 엮어내며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가파른 내리막을 탄 시리즈는 원작 코믹스에서 명작으로 칭송받는, 심지어 오리지널 트릴로지 3편에서 비슷하게 써먹은 전적이 있는 다크피닉스 사가를 시리즈 마지막 소재로 사용하고도 끝내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엑스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작은 평범했으나

이제는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의 첫 시작인 <아이언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거대한 블록버스터가 아니었다. 2006년 개봉한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 2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쓸 때 <아이언맨>은 2008년 1억 4천만 달러로 제작된 그저 그런 액션영화 중 한 편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아이언맨>이 대박을 친 이후 마블은 무서울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히어로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어내더니 급기야 히어로들이 모두 모이는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성공적인 히어로 시리즈물을 완성해냈다. 


폭스가 엑스맨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울버린’을 제외하면 단독 캐릭터 영화를 내놓지 못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갖추고도 메인 시리즈물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것에 비해 마블의 MCU는 진작부터 단독 캐릭터들의 매력을 백분 활용해 어벤져스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독보적인 히어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어벤져스

마블vs폭스, 영웅들이 받은 차별대우

이처럼 다른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온 두 시리즈는 2019년 시리즈의 마무리와 함께 그간 수고한 영웅들에 대한 대우 또한 다르게 하고 있다. 엑스맨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울버린은 무려 3편에 달하는 독립영화를 통해 충분한 대우를 받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의 캐릭터들은 사실상 이렇다 할 작별 인사조차 없었다. 


2000년에 시작된 오리지널 트릴로지에 나온 배우들이야 애당초 폭스가 원년멤버 대우를 해줄 거란 기대조차 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2011년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부터 8년간 시리즈의 두 번째 전성기를 견인한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밴더, 제니퍼 로렌스에 대한 대우는 참담한 수준이다. 그나마 소소하게라도 결말을 장식한 두 남배우에 비해 제니퍼 로렌스는 허무한 죽음과 함께 캐릭터의 수명을 마감했다.


이는 마블이 10년간 시리즈를 책임져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끝을 장식한 방법이나,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의 마지막을 준비해 준 것에 비하면 대단히 비교되는 처사다. 심지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앞선 두 배우에 비해 찬밥신세를 당했다고 팬들의 질타를 받은 스칼렛 요한슨조차 독립영화가 확정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극 중 제니퍼 로렌스의 죽음에 비하면 나은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된다.

제니퍼 로렌스

아름다운 마무리의 중요성

어떤 일을 할 때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영화에 있어서도 잘 달려온 시리즈가 좋은 끝을 맺는 일은 중요하다. 몇 년, 혹은 몇십 년간 그 배역으로 살아온 배우들과 그 캐릭터를 사랑해온 관객들의 기억 속에는 시리즈의 마지막이 가장 깊게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블보다 먼저 히어로 유니버스를 구축하고도 허무하게 마무리된 엑스맨 유니버스의 결말과, 마블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어벤져스 초기 멤버들의 결말이 보여주는 차이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진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간 엑스맨들이 다시 태어날 땐 조금 더 신중하고 아름답게 다뤄지기를 바라본다.


원문: 맑은구름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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