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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리더를 위한 지침서

조회수 2020. 9. 16. 14: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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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성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의 근원

정신 차리고 나면, 리더는 언제나 혼자 남는다

리더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회생활을 하는 내내 궁금해했지만 풀리지 않았던 의문이었다. 리더가 아니었을 때도, 리더가 되었을 때도 내가 경험한 리더는 항상 고독한 존재였다.


리더의 고독은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 사회 초년생 때 해외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방 두 개에 네 명이 묵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사님과 같은 방에 들어갈 사람을 뽑기 위해 직원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했었다. 누구도 이사님과 한방을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숙박뿐일까? 대부분 직원은 간단한 점심조차 리더와 함께하는 걸 꺼렸다.

상사와 같은 공간에 있는 직원들의 속마음.jpg

혹자는 리더가 외로운 이유가 나이 차 때문이라고 말한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다른 구성원들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가 흔하니, 세대 차이 때문에 어렵게 느끼는 거 아니겠냐는 말이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틀린 말이다. 리더가 젊은 경우에도 구성원들 사이에서 고독한 건 매한가지였다.


리더가 외로운 이유에 대하여 나이 차보다 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독의 원인이 역할 때문이라는 거다. 일을 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일의 완수까지 이끄는 과정에서, 팔로워의 감정을 건드리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리더가 고독해지는 이유라는 거다.


리더의 입장에 서보니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격이 없었지만, 함께 일을 해나가면서 나와 구성원들 사이에는 벽이 생기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렇게 일하는지,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그때마다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는 내 피드백은 내 감정이 고스란히 실려 구성원들의 감정을 찔러댔다. 마음의 벽이 갈수록 두터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다양한 의견을 내던 구성원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입을 닫았다. 나를 제외하고 구성원들끼리 무언가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너무 익숙한 광경이었다. 내가 다른 리더들을 통해 봐 오고, 내가 다른 리더들에게 행하던 행동들을 이제는 내가 겪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러다 브레네 브라운의 책 『리더의 용기』를 접했다.



리더에게 필요한 용기: 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브레네 브라운은 리더가 고독한 이유로 용기를 지목한다. 리더에게 용기가 있어야 대담한 리더십이 발동되고, 조직을 하나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브라운에 따르면 용기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화두는 취약성이다. 취약성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브레네 브라운은 그 근거로 “취약함이 개입되지 않고도 용기가 발휘된 사례를 단 한 건이라도 제시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브레네 브라운은 20년 가까이 수치심, 취약성, 완벽주의 등 현대인의 감정을 연구해온 심리 전문가로, 현재 휴스턴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처음에는 이 질문이 궤변처럼 느껴졌다. 병에 먼저 걸려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취약하지 않다면 애써 용기를 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조직의 누구도 취약함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용기를 내야 한다는 건 나에겐 전투 상황을 의미했고, 최대한 전투 없이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상책이라 생각했다.


나와 브라운 사이의 간극은 더는 읽지 말고 책을 덮어야 하나를 고민할 정도로 깊어졌다. 그러나 참고 책장을 좀 더 넘기자 협곡같이 깊었던 간극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그러다 결정타 한 방으로 나는 취약함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은 후, 브라운의 귀한 가르침을 경청할 수 있었다.

취약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말을 먼저 하는 것이다.

브라운이 말하는 취약성은 허점이나 오류가 아니었다. 진정성이었다. 취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 사이의 진정성을 강화한다는 의미였다. 진정성의 핵심에는 리더의 자존감이 있다. 자존감이 높은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과 진정성 있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리더는 자신의 취약함을 구성원들로부터 숨기느라 방어기제를 발동한다. 브라운은 이 방어기제를 갑옷과 방패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데, 자신의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갑옷을 입는 행위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리더는 자신의 잘못을 털어놔야 할 상황을 마주했을 때 두려움에 휩싸인다. 구성원들이 리더를 무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군거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리더는 자신 말고도 구성원들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진실을 말하면 나약한 구성원들의 마음이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누구라도 자신 같은 상황이라면 구성원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 합리화를 지속해서 강화하는 것이다. 결국 리더는 마음이 흔들릴 나약한 구성원들을 위해서 그들보다 강한 자신이 진실을 숨겨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로부터 시작해서 구성원이 나약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 이것이 바로 한 조각씩 갑옷을 주워 입는 리더의 모습이다.


방패를 드는 행위는 수치심에서 비롯된다. 리더는 누구도 하지 않을 실수를 자신만 했다는 생각에 빠져들 때 수치심에 휩싸인다. 수치심은 어딘가에 숨으려고 하는 ‘멀어지기’ 행태, 다른 사람을 달래주려는 ‘다가가기’ 행태, 공격적인 자세로 싸우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대항하기’ 행태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용기 있는 리더는 갑옷도, 방패도 입지 않는다

갑옷과 방패로 무장한 리더는 용기 없는 리더다. 상처가 두려워 온몸을 튼튼한 방어구로 싸맨 리더는 구성원들의 진심을 느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브라운은 C.S 루이스의 표현을 인용한다.
결국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사랑해보라. 당신의 마음은 틀림없이 슬픔에 짓눌릴 것이고, 어쩌면 갈기갈기 찢어질 수도 있다. 마음이 상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심지어 동물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아야 한다. 취미와 작은 사치로 마음을 조심스레 감싸고, 복잡하게 얽히는 모든 관계를 멀리하며, 이기심이란 관에 안전하게 넣어두라. 관 속은 안전하고 어둡고, 관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없고 공기도 흐르지 않는다. 관 속에서도 당신의 마음은 변하지만 부서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당신의 마음은 강퍅해져서 뚫고 들어갈 수도 없고, 구원받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결국 리더는 누구에게도 구원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고독은 용기가 없는 리더가 겪는 증상이었다. 용기 있는 리더는 갑옷도 방패도 입지 않는다. 맨몸으로 상처를 받아내고 그 상처를 구성원들에게 보여야 한다. 그 용기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공감과 신뢰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뭔가 대단한 희생으로 한 번에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 같지만, 마음은 그런 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소하지만 진실한 행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반복되고 쌓일 때에만 진정한 공감과 신뢰를 구축될 수 있다.

  『리더의 용기』는 리더의 마음에 대한 책이다. 리더가 어떤 마음을 가질 때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마음이 중심이 되는 책이기에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브레네 브라운 자신의 솔직한 경험과 감정을 여러 가지 사례로 고스란히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브레네 브라운 자신의 취약성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리더에게는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 새로운 것을 취할 줄 알아야 하고, 가진 것을 지킬 줄도 알아야 한다.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백병전을 치를 줄도 알아야 한다. 다방면에 능해야 하는 리더이지만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만일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공감하는 것에 약한 리더라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공감하는 방법을 배울 뿐 아니라 브라운의 친절한 사례를 통해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공감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바로가기 ☞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해당 기사는 갤리온에서 후원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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