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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개인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경험으로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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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관하여

이 책의 구조는 건축과 닮아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축의 프로세스와 닮아 있다. 도시와 건축, 개인과 공간, 영감의 원천으로, 거시적인 것에서 미시적인 것으로, 개념과 실재를 넘나들며 완성해 가는 프로세스와 닮아 있는 것이다. 이는 건축이 현학적이고 범접하기 어려운 지식인의 것이 아니라, 건축 그리고 공간이 또 도시가 우리의 삶의 일부라고 말하고 싶었던 저자의 의도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적 경험을 끌어들이고 또 여러 질문을 던져 가면서 건축을 설명한다. 저자는 총 24개의 질문을 통해 우리에게 건축과 도시, 그리고 공간으로 삶을 해석하고 생각하게 하는 편안한 접근으로 함께하고자 한다.



도시와 건축: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우리는 촘촘하고 복잡한 현실 속에 내밀하게 살면서 또 더 많은 것에 열려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도시와 건축도 마찬가지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절대적인 도그마(dogma)가 있는 건축가와 솔직하고 실용적인 건축가의 모습처럼 우리는 삶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절대적 명제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도시건축의 다양한 모습들을 비밀스럽게 의심하기도 한다. ‘모든 공간에 비밀이 있다’는 건축가의 의도가 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저자가 개인 경험을 통해 건축물을 설명하듯이 건축가의 삶, 디자인 언어 등의 내재적 측면과 건축적 상황, 사회적 가치, 예산 등의 외재적 측면을 통해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상의 다양한 시도와 생각을 읽어낼 수 있겠다. 또한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그 건축물이 지어질 당시의 시간을 이해할 수 있으며 장소를 점유하는 태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구산동 도서관 마을의 내부.

출처신동아

9·11테러를 추모하기 위한 ‘그라운드 제로’.

저자는 건축의 외부공간, 즉 도시공간을 특히 더 많이 서술한다. 공원, 광장, 공공 건축, 무덤, 기념, 낯섬 등을 통해 우리가 아는 공공영역에 관한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주민들의 참여와 동네 그대로의 모습을 내부 공간으로 만든 구산동 도서관 마을, 공공의 추모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그라운드 제로, 도시의 틈을 활용하는 녹색공간인 크고 작은 공원의 중요성, 도시의 혐오 시설인 납골당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주는 마지막 주거(last house) 프로젝트… 그 외 현실보다는 좀 더 이상적이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상상과 비전을 제시하는 다양한 계획안의 자극은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더불어 더 많은 상상을 통해 도시를 바라볼 수 있게끔 한다.



개인과 공간: ‘나’로부터 시작하는 건축의 본질
저자는 트렌디하고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보다는 나와 내 주변 공간에 관해 질문하기를 더 추천한다. 개인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상, 집, 분위기, 방, 화장실, 공간의 깊이, 이사 등의 경험을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공간의 크기보다는 밀도의 가치가 나를 더 잘 보여주며, 이를 통해 세밀한 개인 공간에 관해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에서 건축가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건축가인 나의 관점은 다르다. 건축가를 편의를 위해 디자이너인지 예술가인지 정의하기보다는 건축을 온전히 건축 자체로 이해하려고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건축은 여타의 다른 예술, 디자인 분야에 비해 최소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크다. 산업적으로는 기성품으로 만들 수 없는 건축의 특성 때문에 건축물이 들어설 주변 환경(Context)이나 장소적 가치가 중요하고 또한 현장에 옮겨진 작은 재료를 붙이거나 이어야 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건축의 구조, 재료의 구축, 세심한 디테일이 생긴다.


건축과 공간의 특성이 개념적이지만은 않길 바란다. 건축의 본질은 비, 바람이 부는 거친 자연 환경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내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개인과 공간을 관찰과 관심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작은 블록 장난감인 레고를 쌓고, 이어 붙여서 만들듯이, 구축의 상식, 재료의 상식이 함께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영감의 원천: 여행, 계획보다 우연이 전해주는 매력

이번 파트도 역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한 서술이다. 이번 파트를 간략히 소개하면 여행을 할 때 부분보다는 전체를 통해 도시를 또 건축을 이해하려는 건축가의 특성, 계획보다는 우연히 주는 매력, 형식을 비틀어 놓은 예술 사조로부터의 영감, 아우라와 진정성 있는 사물과 시간에 관한 생각, 시각보다는 촉각적인 사유를 통한 공간의 이야기이다.


이렇듯 영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식과 감각의 전환과 발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책에 있는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저작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인용된 육체, 물건, 돈과 같이 보이는 것과 사랑, 정의, 마음과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의 두 세계가 가로, 세로로 직조되어 사는 우리의 공간에 관한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와 그의 저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퐁티는 사르트르와 함께 프랑스 현대 철학의 양대 산맥이다.

책 전체는 각각의 질문을 나눠서 병렬적으로 배치되어 어느 부분이듯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생각의 흐름도 개인적 경험에서 구체적인 사례로 확장되어 단순한 구조이지만 공감하기 쉬운 단어로 구성되었다.


책을 통해 도시, 건축, 공간, 영감에 관한 다양한 소개를 받았다면 우리의 삶과 공간의 가치를 인스턴트 음식처럼 가볍고 소비하기만 하는 것에 두지 않길 바란다. 이 책이 추운 날에 진한 국물을 마시듯 깊이를 통한 공간과 감각의 이해, 나와 공간, 나와 건축, 나와 도시, 또 나와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적절한 소개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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