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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카카오의 무서운 전략, 카카오메일

‘이 정도 했으니 이제 메일 차례다!’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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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메일이 최근 핫했습니다. 지난달 신청자를 대상으로 메일주소 선점 이벤트를 한 데 이어 11월 5일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커뮤니티들에서는 서로 좋은 메일 주소를 확보하려 노력했고 성공, 실패담이 계속 올라왔죠.

저는 카카오메일 오픈 소식을 듣고 이건 무슨 전략인지, 무슨 의미인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 이메일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메일 계정을 복수로 운영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거기다 제 관점으로는 @kakao.com이라는 도메인도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쓰던 아이디 보존에 대한 관성은 있어서 사전예약을 해야지 하고는 까먹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정식 오픈 소식을 듣고 오호 그래? 하는 마음으로 카카오톡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제가 쓰는 메일 아이디는 그렇게 인기 있는 녀석은 아니었는지 신청 가능하더군요. 신청하고 보니 기존 다음 아이디와 통합을 유도하는 게 보였습니다. 어찌어찌 세팅을 마치고 전체적으로 쭉 훑어봤습니다. 차차 이해가 가더군요.


왜 이 시국에 메일인가. 1999년에 전 국민 메일주소 갖기 운동을 했던 한메일을 저는 기억합니다(아재 인증입니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고 다시 메일로 회귀하는 이유가 뭔가… 좀 사용해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을 적어볼까요.


1) 카카오톡 내부에 직접 입점해 있다.


제가 간편결제 강의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왜 카카오 뱅크는 카카오톡에 입점하지 못했나, 반면 왜 카카오페이는 들어가 있나. 카카오는 많은 서비스를 가지고 있지만 톡 안에 직접 들어가 있는 서비스는 손에 꼽습니다.


앱이 무거워지는 탓도 있겠지만 저는 카카오가 많은 고민 끝에 이를 결정하고 있다고 봅니다. 별도 앱으로 빼는 서비스는 실행 속도, 고객 충성도 등 합당한 이유를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입점한 서비스는 카카오톡 본연의 기능인 “톡 메시지”와 유기적 연계로 더욱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처음에 좀 놀랐던 건, 야심 찬 메일 서비스임에도 메뉴를 구석에 숨겨둔 느낌이 강했던 건데요. 조금 써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메뉴야 나중에 상황 봐서 전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르디’를 통한 푸시 메시지가 들어오고 거길 클릭하면 메일 메뉴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니 굳이 전진 배치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메일과 캘린더는 상대적으로 작게 보입니다.

(2) 카테고리 탭이 상단에 고정되어 있고 수정이 불가능하다.


메일 화면 레이아웃 중 특이했던 것은 상단에 카테고리 탭입니다. ‘받은’ ‘청구서’ ‘쇼핑’ ‘소셜’ ‘프로모션’ ‘관심 친구’ 이렇게 이루어진 탭입니다. 일반적으로 메일 서비스는 이렇게 탭을 정해서 주지도 않거니와, 이 탭 구성을 본인 취향대로 바꿀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카카오메일은 정해진 카테고리의 표출 여부만 정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분류함이라는 기능으로서 아예 못 박아 둔 건데요. 우리가 잘 봐야 할 건 이 부분입니다. 대체 왜 이렇게 한 걸까요?

상단의 카테고리는 수정은 불가하고 표출 여부만 선택 가능합니다.

(3) 메일 도착도, 읽음 확인도 카카오톡 푸시로 알려준다.


메일 서비스가 카카오톡 안에 들어왔으니 톡 알람은 당연히 예상됩니다. 메일이 도착하면 조르디라는 귀여운 캐릭터가 알려줍니다. 특이한 건 읽음 확인도 톡 알람으로 해 줍니다. 받는 쪽에서 특별한 액션이 없어도 알려주는 점은 상당히 특이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뭐랄까, 카카오톡이 1과 0으로 보여주었던 그 느낌을 메일에서도 느낄 수 있더군요.


그래서 카카오는 뭘 하려는 걸까요. 여기서부터는 전부 제 뇌피셜이고 소설입니다. 제가 카카오톡 전략 담당자라면 이런 생각일 것 같습니다.



1. 본격적으로 EBPP를 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EBPP는 전자고지결제업(Electronic Bill Presentment and Payment)의 약어입니다. 청구서를 발행하고 과금까지 하는 업무를 통칭합니다.


받은 편지함 바로 옆이 청구서라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카드사에 있어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상하긴 이상한 겁니다. 이미 카카오톡으로 청구서를 하고 있는데 카카오메일에서도 청구서를 강조하고 있으니까요. 카카오톡을 통한 청구서 푸시는 즉시성이 있지만, 예전 청구서가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스크롤 해서 올려서 보는 UX는 익숙하지 않거든요.


청구서 메일을 카카오메일함으로 유도하는 것은, 카카오페이의 EBPP 사업과도 맞물려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국내 어떤 사업자보다도 EBPP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카카오입니다. 톡으로 받는 고지서는 직관적이고 편리합니다. 톡 외에 메일 고지서까지 카카오가 점유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카카오가 메일 서비스를 하면서 청구서 탭을 최상단에 배치한 게 이런 속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인들에게 알려준 메일 주소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청구서 수령 이메일 주소는 변경이 쉽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저장되는 정보들로 카카오의 데이터는 더 정교해질 겁니다. 구글도 지메일을 통해 개인 데이터를 정교화하듯 카카오도 똑같이 하는 거죠.

페이코 메뉴 화면. 청구서 메뉴가 눈에 띕니다.

네이버페이도 고지/납부라는 메뉴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2. MAU를 넘어서 체류 시간 연장에 활용
중국의 간편 결제로 유명한 알리페이와 위챗 페이.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올해 초 중국에 갔을 때 인상 깊었던 점 하나는 위챗이 알리를 압도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현지인들에게 이유를 들어보니 메신저 기반 플랫폼이 강력한 시너지를 내서 그렇다고 합니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결제 앱이라 메신저 기반이 아니지만 위챗 페이는 위챗이라는 메신저와 함께 있지요.

위챗은 메신저 앱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인들이 위챗 앱 밖으로 나가게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독보적인 플랫폼이 된 것이죠. 국내 환경에서 카카오톡도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고객이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해졌죠. 메일 서비스의 무서운 점은 그 자체로 첨부파일 확인, 링크 연결 등으로 고객을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활성화될수록 고객은 카카오톡 앱 안에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3. 업무용 플랫폼으로 확대 시도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메신저 서비스는 업무용 분야로 확장을 고려합니다. 사실 돈 되는 시장이 이쪽입니다. 카카오도 개인 이메일 연결이 업무용 플랫폼으로 확대를 염두에 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kakao.com과 일정을 제공하고 있는 현재 모습에서 회사 도메인 지원, 회사 메일서버 연동 지원 등이 되어서 메일 클라이언트로 사용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여기에 슬랙(Slack) 같은 협업 기능이 추가되면 금상첨화죠.


카카오톡 B2B 앱이 별도로 나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별도 앱보다는 업무용 스킨 정도로 UX를 달리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일반적인 카카오톡 기능에 추가로 업무연계가 되는 것만으로도 슬랙보다 파워풀한 협업 도구가 되지 않을까요. 메일 개발은 이걸 염두에 둔 것일 수 있습니다.



4. 블록체인, 카카오 인증, 그리고 카카오 이메일
카카오페이의 사업영역 중 인증 분야가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관계사로 두고 있고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 X에서 클레이튼이라는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 인증이 꼭 카카오 이메일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범 카카오 서비스를 한데 엮는 데 있어 카카오 인증이 핵심이고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때, 카카오 이메일이 무엇인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됩니다.


그래서 결론.
과거 다음은 서비스 종료를 앞둔 파란(Paran.com)의 메일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메일 서버를 받아서 고객 메일을 그대로 가져와서 다음과 연동했죠. 메일 서비스가 가지는 락 인 효과와 충성도를 다음이 잘 안다는 뜻입니다.

카카오메일은 역대 어떤 메일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메일이 될 겁니다. (카카오톡…) 솔직히 보면 볼수록 ‘혼자 다 해 먹겠다는 것이냐’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본인의 주력 메일 서비스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카카오도 잘 알 겁니다. 그러나 서브 주소 확보로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죠.


네이버는 PC 시장의 지배력을 모바일로 가져오는 데 성공할 듯했습니다. 그러나 검색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탈 텍스트 영역’에서 밀렸고, 전통적인 강력한 분야인 커뮤니티(카페)나 메일도 모바일에 강점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에서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고 여세를 몰아 공격해 오는 형국입니다. ‘지금 시점에 메일이라니!’가 아니라 어쩌면 ‘이 정도 했으니 이제 메일 차례다!’는 것이죠.


메신저에서 메일로 이어지는 서비스의 연결은 다양한 추가 연계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기존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의미 있는 한 수로 보입니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 변화를 기대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길진세 New Biz on the BLOCK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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