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타다를 살려야 하는가
1.
그러나 그의 말과는 달리 국토부나 서울시는 타다의 사업모델을 승인해준 적이 없다. 블로터의 올해 5월 24일 자 기사를 보자. 타다가 강조하는 ‘승인’의 정체란 국토부에서 적극적 제지를 하지 않은 것, 그리고 다산 120 콜센터에서 한 민원에 대해 답변한 내용이 전부다. 서울시 측은 이 120 민원 답변은 서울시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양방의 입장이 엇갈리니 기자가 묻는다. ‘타다는 서울시나 국토부에게 서비스를 승인한다는 공문을 받은 적이 있는지요?’ 타다 측은 “유권해석에 대해 명확하게 여부를 답변하기 어렵다”라면서 “사업 상세 내용을 모두 국토부와 공유하고,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해 오해는 없을 것”이라는 이상한 답을 한다.
보통 기자들은 이런 답을 들으면 ‘아. 승인받은 건 아니군요?’라고 재차 묻고 확실한 팩트를 기사에 쓰는데 이 기자는 마음이 약했는지 그냥 거기서 그쳤다.
2.
타다가 이렇게 언론 플레이를 할 때 업계 경쟁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에 강남구에 있는 ‘진화택시’라는 법인택시 업체를 통째로 인수했다. 이 업체는 택시 면허 90여 개를 보유하고, 카카오는 면허 한 개당 7,000만 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중일사업’이라는 택시 회사와도 인수 계약 마무리 단계를 진행한다.
‘마카롱택시’라는 회사를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이 모빌리티 업체 역시 택시 면허를 확보하고 영업한다. 지난 7월부터는 차에 민트색 색칠을 한 ‘마카롱 쇼퍼’라는 서비스를 내놨는데, 이 민트색 택시를 모는 기사는 승객의 심부름을 해준다. 학원 가는 애한테 빵을 사다 주거나, 혼자 탑승한 병든 노인을 병원에 데려다 주는 일 같은 걸 해주는 일종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현대·기아차는 이 회사에 50억 원을 투자하고, 9월부터 진행된 3,000대 규모의 서울시 전기택시 사업차 모집에 함께 뛰어들었다.
3.
정상적인 상태의 정부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토부가 내놓은 게 ‘모빌리티 기업이 진출하고 싶으면 기존에 남아 있던 택시 면허를 구입해서 사업하라’는 방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타다가 사업을 하나 카카오가 사업을 하나 제공받는 서비스의 종류와 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타다의 영업모델을 규제하지 않으면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압도적 다수의 택시 면허 소지자들의 노동이나 소득 여건이 더 어려워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럼 정부가 취해야 할 선택이 어느 방향이겠는가. 타다를 규제하는 게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 사람들이 왜 타다를 그렇게 살려야 한다고들 생각하는지 사실 잘 이해가 안 간다. 택시 기사는 그냥 죽어도 된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