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오해와 진실: Part 2. 일본어 실력보다 중요한 자기분석

조회수 2019. 5. 31. 14: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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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신분은 큰 이익도, 불이익도 되지 않는다

최근 심각한 구인난을 겪으면서 외국인에게 취업문을 개방하는 일본에 우리나라 출신 취업자가 증가하고, 일본 취업을 향한 관심도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이에 지난 시리즈 「Part 1. 연봉보다 중요한 것」에서는 일본취업 커뮤니티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와 함께 일본 취업이 스스로에게 맞는지 테스트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일본으로 진로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일본취업 공략을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일본취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분석’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자기분석, 당락의 80% 결정


일본취업에 있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자기분석’입니다. 자기분석이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연장선상에서 지원동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자기소개와는 어감이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적 배경과 같은 사실을 나열한 뒤 경험, 수상내역, 자격증 등 스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반면 일본 회사들은 이러한 배경으로 인한 가치관의 형성 과정과 인생관을 더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철학적 깊이와 논리적 스토리 전개가 합격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스펙이 뛰어나도 이러한 준비가 선행되지 않으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자기분석) 한국(자기소개)
특징 정성적, 주관적 정량적, 객관적
면접 자기분석의 연장선, 자기분석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 자기소개와 별개 (실무 능력, 토론, PT스킬 등)
강조할 점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생각, 대처방식, 인생관을 중심으로 핵심 성취내용(수상, 자격증)을 위주로
합격 당락 철학적 깊이, 논리정연한 스토리 전개 학점, 어학, 자격증, 경력 + 플러스 알파

압박면접도 자기분석의 일부


자기분석을 중요시하는 문화로 인해, 면접 시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혹은 압박면접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압박면접이 오류를 지적하거나 당혹감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자기분석에 담긴 생각과 철학을 중시하는 일본의 채용 문화를 생각하면 이러한 형태의 질문은 면접의 당연한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압박면접의 특징상 즉석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밑천’이 쉽게 드러납니다.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는 “아무리 임기응변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자기분석과 이에 기반한 꼼꼼한 면접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합니다.

압박면접에는 깊이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분석은 ‘포텐셜 채용’의 산물


지난 시리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 기업은 사실상 종신고용을 전제로 채용하기 때문에 현재의 성공보다는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더 중요시합니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포텐셜 채용이라고 하는데요. 위에서 다룬 자기분석이 그렇게 강조되는 이유도 바로 이 포텐셜 채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텐셜 채용은 우리나라 지원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줄까요?


포텐셜 채용의 장점

  • 전공이 무관하다: IT계열이나 개발자와 같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를 제외하면, 종합직의 경우에는 지원자격이 전공무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컨설팅이나 마케팅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상경계열 전공자에 국한해 뽑는 직종에도 인문계열, 이공계열 지원이 가능하며 회사에서도 이를 적극 권장합니다. 전공분야와 상관 없이 회사의 가치관과 맞으면 장기적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일본식 채용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 스펙이 덜 중요하다: 일본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과 다른 점 하나를 꼽는다면 스펙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좋은 학교, 높은 학점, 다양한 자격증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인턴 경험이 있어야 인턴에 뽑히는 아이러니한 현상까지 벌어지곤 합니다. 반대로 일본은 지원자 잠재력을 중요시하는 문화 때문에 회사의 실무 투입 전 교육과정(On the Job Training, OJT)를 거쳐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인지를 먼저 봅니다. 자격증, 어학 등 이미 이루어 놓은 객관적 성취 내용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며, 심각한 스펙 경쟁에 시달려온 우리나라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서는 진입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업분석, 자기분석의 연장선에서 접근하라


기업분석이란 해당 회사 및 업계에 대한 지원자의 견해를 말하고 왜 해당 업계에 진출하고 싶은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자기분석과 함께 일본 채용의 2대 준비사항으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 때 모의유엔 활동을 했다’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감각’을 키웠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무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다양한 공부와 리서치를 통해 ‘무역상사 종합직’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것과 같은 논리정연한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이때 기업분석을 자기분석과 별개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독특한 경험과 가치관을 근거로 하지 않으면 가고 싶은 회사와 업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는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기업 및 업계분석을 하기 앞서 자기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해당 업계를 어떻게 보고, 왜 가고 싶은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해야 한다.
자기분석, 기업분석, 일본어 어학능력 삼박자를 갖추어야 합니다.

일본어, 모든 영역에서 완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일해야 한다면 해당 국가 언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외국에 여행을 가는 사람이 여행회화만 잘 할 수 있다면 관광에 문제가 없듯이,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비즈니스 일본어를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이외의 시간은 자기분석 및 면접준비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언어능력은 계단식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임해야 하며,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본어의 모든 영역을 욕심내지 말고 면접에서 쓸 수 있는 표현과 N1 수준의 비즈니스 용어를 먼저 숙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빨리’ 하지 말고 ‘미리’ 하라


우리나라와 비슷한 학기제를 가진 일본은 졸업 1년 전(4월 경)부터 채용박람회/기업설명회 등의 행사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며, 졸업 1학기 전에는 대부분 채용이 완전히 끝납니다. 따라서 하반기(4학년 2학기) 때 준비를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수시채용도 비교적 활발한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 일본 회사는 채용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때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준비는 졸업 1년 반 전(3학년 2학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 일본은 휴학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휴학(혹은 이력서 상의 ‘갭’)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학비 벌이를 위한 아르바이트, 인턴십, 어학연수 등)를 제시해야 합니다.



한국인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인 신분의 장·단점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관점에서 한국인 신분은 큰 이익도, 불이익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우리나라 지원자들이 자격증, 스펙 등 여러 측면에서 준비된 사람이 많다 보니 결국 선발된 한국인이 많은 것이지, 한국인이라서 선발된 것은 아닙니다. 즉 전후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한 오해입니다. 둘째, 그렇다고 한국인이 일본에서 차별받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잘 융화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로 취업에 지장을 받을까 두려워 하는데, 현지에서 생활해보면 거의 체감할 수 없다. 특히 업무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히려 한국인이 외모, 언어 등에서 일본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블렌드 인(융화)하기 쉽다.
외국인인 이상 국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치며


이상 일본취업 커뮤니티 월요일의 도쿄 이원준 대표와 함께 2개 시리즈를 통해 일본취업의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아무리 언어·지리적으로 가깝더라도 일본은 우리나라와 엄연히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가진 나라이므로, 취업 준비시 이러한 채용 문화의 차이를 자신의 강점에 맞게 잘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성공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연봉이 높다고 해서, 혹은 취직률이 높다고 해서 쉽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밸류챔피언과 월요일의 도쿄 콘텐츠를 통해 현명한 미래 설계에 도움 되셨기를 바랍니다.


원문: 밸류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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