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스타 직원은 어쩌다 천덕꾸러기가 되었을까

조회수 2019. 5. 2. 12: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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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을 배워야 하는 이유

※ 『승진의 정석』 내용 중에서 발췌해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꼭 리더 수업을 받아야 해요? 전 지금도 아주 좋은데요


어느 회사에든 똘똘한 스타 직원이 있습니다. 일의 성과가 뛰어나죠. 조직 문화와도 잘 맞습니다. 그러니 회식 자리마다 팀장은 등을 두드리며 자랑스러워하고, 후배 직원들의 상담도 이어집니다.

스타 직원은 계속 스타 직원으로 남을까?

이 중에서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팀장이나 실장으로 이어지는 팀(또는 프로젝트) 리더를 맡는 건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부담감에 가능한 한 피하려고 애쓰죠.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꼭 리더의 역할을 배워야 하나? 지금처럼 실무자로서 맡은 일을 똑 부러지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글쎄요. 문제는 지금의 그 만족스러운 상태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예정이라서 그래요.



지금처럼 일하면 계속 즐겁게 일할 수 있나?


레스토랑에 취업한 청년의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막 스물이 된 청년이 있었다. 딱히 꼭 하고 싶은 일이 없었지만 요리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아버지 지인이 하는 레스토랑에 취업했다. 그가 맡은 건 양파 썰기 등의 채소를 다듬는 역할이었다. 처음엔 고되기도 하고, 손에 익지 않아 칼에 다치기도 했지만 몇 년이 지나자 익숙해졌다. 레스토랑의 누구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일정한 크기로 채소를 손질하게 된 것이다. 사장과 매니저는 청년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었다. 청년은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상사들이 인정해주는 분위기에 신이 났다. 앞으로도 이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채소 손질이 그 청년의 경쟁력이 되었다

훈훈한 얘기죠? 그런데 얘기가 이렇게 진행되면 어떨까요? 

5년쯤 지나자 사장은 청년의 성실함을 눈여겨보고 다른 역할을 맡기기 시작했다. 재료 손질뿐 아니라 요리를 직접 하도록 격려한 것이다. 그리고 레스토랑이 점점 확장함에 따라 새로 고용한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을 교육하면서 자기를 더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그 청년은 당황스러웠다. 자기는 양파 손질을 잘하는 사람인데 한 번도 안 해본 요리나 직원 관리를 시키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몇 달 동안 우왕좌왕하다 보니 사장이 원망스럽기 시작했다. 자기 일만 똑 부러지게 하면 칭찬을 받던 시절이 그리워지면서 회의감이 들었다. 몇 날을 고민한 끝에 사장에게 찾아가 자기는 원래대로 채소 손질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 이 청년은 평생 좋아하는 채소 손질만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안타깝지만 아마 아닐 겁니다. 사실 채소 손질은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아무리 채소 손질을 잘하더라도 월급을 많이 주기는 어렵겠죠.


그러니까 이 사람은 다른 동료들보다 일은 고되게 많이 하고 경력이 쌓여도 월급은 여전히 적을 겁니다. 억울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나보다 어리거나 한참 후배가 시키는 일을 해야 할 텐데 말이죠. 설사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말이에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손쉽게 대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레스토랑이 어려워졌다고 총괄 매니저나 셰프를 자르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그러나 채소를 다듬는 사람은요? 아예 손질된 채소를 사거나 주방 기계를 사는 방법 등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고용 불안에도 시달려야 하죠.


게다가 평생 채소 다듬는 일만 하면서 재미있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 청년은 그것밖에 해보지 않았으니 나중에 자기가 꿈꾸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어도 할 능력이 없습니다.

채소 손질이 그 청년이 진짜 원하는 삶이었을까?

리더의 역할을 배우지 못한 스타 직원은 기회가 점점 사라진다


리더가 되어 올라갈수록 하기 싫은 일은 덜 해도 되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뜻대로 해보는 권한이 늘어납니다. 위로 갈수록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많은 건 맞는데, 다시 부담 없는 실무자로 가라고 하면 대부분 싫다고 할걸요? 상사의 엄살에 너무 속지 마세요.


제 생각에 대다수 직장인은 일 자체가 싫은 게 아닌 것 같아요.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사 뜻대로 이리저리 휘둘려서 무기력하게 반복하는 게 싫은 거죠. 게다가 하는 일의 가치를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니까 속상한 거라고요. 그러니 리더의 역할을 배워야 해요. 리더의 역할을 맡지 않는 스타 직원은 나이 들수록 손에 갖고 있던 기회가 하나씩 사라지게 되어 있거든요.


많은 직원이 부담 때문에 실무자로 남는 선택을 해요. 특히 직장뿐 아니라 육아의 짐이 무거운 젊은 여성 직원이 책임과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리더의 역할을 너무 일찍부터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포기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프로젝트와 사람, 시간을 운영하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면 연차가 오래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남겨진 단순 업무만 하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거든요.

리더의 역할, 자전거처럼 누구나 배우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생을 어떻게 살지는 전적으로 개인 선택입니다. 평생 양파를 다듬더라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하지만 계속하는 이유가 양파를 너무 좋아하고, 다듬는 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고 인정받으니까 머무르고 싶은 거라면 곤란해요. 그런 직원은 3년 차 치고, 대리, 과장 직급치고 잘하는 사람일 뿐이거든요.


그 나이에, 그 직급에, 그 연봉에는 스타 직원이지만 거기에만 머물면 어느 순간 칭찬은 사라지고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죠. 자기는 여전히 똑같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어도 말이에요. 아직도 ‘나는 승진 안 해도 지금처럼 인정받으며 맡은 일 똑 부러지게 하는 게 좋아’라고 생각하시나요?


8세 아이는 부모님 심부름만 잘해도 칭찬과 인정을 받겠지만, 28세 청년이 부모님 심부름‘만’ 잘하면 걱정과 근심의 대상입니다. 팀 리더의 역할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자전거와 비슷해요. 한번 배우면 그 감각과 기술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몸에 남아서 당신의 커리어를 빛내줄 겁니다.

원문: 박소연의 브런치


출처: ㅍㅍㅅㅅ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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