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정보이론의 대가, 안톤 차일링거 교수 인터뷰

조회수 2019. 3. 19. 18: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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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자역학을 이해해서 행복합니다."

※ Discover의 「Anton Zeilinger Dangled From Windows, Teleported Photons, and Taught the Dalai Lama」를 번역한 글입니다.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는 반도체 대신 원자 하나를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를 상상합니다. 이 기계는 물질을 정보로 바꾸어 순간이동 시킬 수 있는 환상적인 기능 또한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차일링거에게 이는 그저 환상이 아닙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과학 분야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운 것입니다.


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는 자신의 평생을 양자역학의 신비와 관련된 연구에 바쳤습니다. 고전 뉴턴 물리학은 우리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은 매우 잘 설명하지만, 원자와 쿼크의 영역인 양자 세상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양자 세상을 설명하는 이론은 양자역학이지만, 이 이론은 너무나 기묘해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이 특히 반대한 개념은 두 입자가 시공간을 초월해서 얽혀 있음을 나타내는 개념인 ‘양자 얽힘’으로, 그는 이 현상이 실험으로 증명되지 못하리라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차일링거는 일련의 실험에 점점 더 교묘한 트릭을 추가하며 이를 증명해 왔습니다.


그에게 얽힘 현상은 과학적 흥미만이 아닌 유용한 도구입니다. 빛의 기본 입자인 광자를 이용해 그는 다수의 입자가 얽힐 수 있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를 향한 중요한 전진을 이뤄냈습니다. 그는 또한 완벽한 암호인 양자암호의 기반이 되는, 한 입자의 성질이 다른 입자에게 옮겨가는 양자 순간이동 현상을 최초로 실험으로 보였습니다.


비엔나 대학의 물리학 교수이며 오스트리아 과학원의 양자광학 및 양자정보 연구소의 과학소장을 맡은 차일링거는 영국 물리학회가 수여하는 첫 번째 뉴턴 메달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물리 분야 울프 상을 받았습니다. 디스커버의 편집자 에릭 파웰이 뉴욕을 방문한 차일링거를 만났습니다.

안톤 차일링거

Q: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된 배경이 있나요?


A: 2차 대전 이후 매우 가난했던 오스트리아에서 자랐습니다. 우리는 소비에트 지역에서 살았는데 집을 가진 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한 작은 마을에 있는 성의 3층을 할당받았습니다. 커다란 방이 있었고 나는 창밖을 내다보기를 좋아했지요. 그래서 부모님은 창문 위에 막대를 설치하고 안장을 매달아두었습니다. 몇 시간이고 거기에 앉아 창밖의 사람들과 소를 쳐다보았지요.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성의 창가에 매달려있던 이상한 아이를 기억합니다.


Q: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군요.


A: 모든 것을 분해했습니다. 여동생의 인형 같은 것들 말이에요. 팔과 다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 위해 몸통에서 분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해놓지는 못했어요. 학창시절에 아주 훌륭한 물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기본을 가르쳐 주었고 당시에 우리는 그걸 이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압니다. 대학 때 양자역학을 책으로 혼자 공부했고, 양자역학이 가진 수학적 아름다움에 깊이 빠졌습니다.


Q: 양자얽힘 현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언제인가요?


A: 1970년대 후반 MIT를 방문했을 때 양자역학의 불완전성을 지적하면서 사고실험을 통해 양자얽힘을 처음 제안한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EPR)의 1935년 논문을 읽었습니다. 아인슈타인과 저자들은 얽힘 현상이 존재한다면 충분히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있을 때 한 입자의 성질을 측정함으로써 다른 입자의 성질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결과가 한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인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 원리를 위배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두 이론이 충돌하기 때문에 양자역학은 불완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Q: 양자역학에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말인가요?


A: 그들이 그렇게 주장한 것이죠. 그들은 물리학이란 우리의 측정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어떤 실재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평생 이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압니다.


Q: 어떻게 그걸 알게 되었나요?


A: 양자얽힘 현상을 연구한 물리학자 존 벨(John Bell) 덕분이지요. 벨은 벨의 정리라 불리는, 아인슈타인이 국소적 실재주의(local realism)라 부른 가정에 기반해 제안했던 사고실험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실험과 이에 기반이 되는 수학적 증명을 만들었습니다. 국소적 실재주의에서는 한 입자가 관찰과 무관하게 자신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또 어떤 정보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파될 수 없습니다. 이는 측정이 입자의 상태를 바꾸며 이 변화가 빛보다 빠르게 일어난다고 말하는 양자역학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벨은 이 두 주장 중 무엇이 옳은지 확인할 실험을 제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벨이 이를 제안할 당시만 하더라도 국소적 실재주의와 양자역학 중 무엇이 옳은지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존 벨

Q: 그리고 당신이 실험실에서 얽힌 입자들을 이용해 벨의 정리를 확인한 것이군요. 어떤 결론을 얻었나요?


A: 국소적 실재주의가 틀렸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당신이 얽힌 광자를 이용해 실험한다고 해봅시다. 두 얽힌 광자 중 하나의 편광 – 파장의 방향을 말합니다 – 이 수평이라고 측정이 될 경우 다른 하나 역시 수평 상태에 있게 됩니다. 이는 두 광자가 처음부터 수평방향 편광을 가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실험으로 이 사실을 보였습니다. 두 입자를 동시에 보건, 아주 멀리 떨어뜨려 놓고 보건, 순서대로 보건 그 결과는 똑같습니다. 마치 양자역학은 시공간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Q: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말인가요?


A: 아직은 벨의 정리에 대한 실험의 결과를 국소적 실재주의로도 설명이 가능하게 만드는 몇 가지 기술적 빈틈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 실험에서 모든 입자를 측정하지 않습니다. 만약 모든 입자를 측정했을 때 그 입자들 중 몇몇이 양자역학을 위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연이 우리로 하여금 양자역학을 만족시키는 입자들만을 교묘하게 측정하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그런 다른 입자들을 측정하게 된다면 국소적 실재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빈틈을 모두 메꿔가는 중이며 이는 양자기술을 현실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Q: 당신은 다니엘 그린버거와 같이 1980년대 얽힌 입자들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계기가 있었나요?


A: 다니엘은 내가 주선한 풀브라이트 지원금을 받고 비엔나로 왔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아침을 기억합니다.

무슨 일을 할까요?

우리는 곧 두 사람이 모두 벨의 정리를 새로운 영역에서 시도해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셋 이상의 입자가 얽힐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우리라 생각했지요.

다니엘 그린버거

Q: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실험이군요.


A: 둘보다 더 많은 입자를 얽히게 하는 것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실험입니다. 물론 방법을 알고 나면 너무나 쉽지요. 사람들은 광자 두 개로 실험합니다. 세 개는 왜 안 되겠어요? 우리는 이론적으로는 이런 다입자 얽힘 상태가 과거에 제안되었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그중에는 오늘날 그린버거-혼-차일링거의 이름을 따서 GHZ 상태라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실험실에서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장비가 없었습니다. 당시의 광원과 측정장치 모두 다입자 얽힘을 관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지요. 수많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


Q: 어떻게 실험을 성공하게 되었나요?


A: 여기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각각 서로 얽힌 두 쌍, 곧 네 개의 광자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얽힌 두 개의 광자 쌍에서 각각 하나씩을 측정장치로 보냅니다. 측정장치는 도착한 광자가 어느 쌍에서 왔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든 다음 두 광자 중 하나를 측정합니다. 이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이제 나머지 세 광자는 서로 얽혀있게 됩니다.


Q: 다입자 얽힘 상태를 만드는 실험 중, 당신은 한 입자의 상태를 다른 입자로 보내는, 곧 순간이동에 가까운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A: 거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요. 1993년 어떤 이론물리학자들은 양자 순간이동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임의의 먼 곳에 있는 한 입자의 상태를 다른 곳에 있는 입자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처음 그 논문을 읽었을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전형적인 이론물리학자들의 생각이군. 이런 실험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혀 모른단 말이지.

Q: 그 이론물리학자들의 제안 내용은 정확하게 어떤 것인가요?


A: 간단한 사고실험입니다. 서로 얽힌 입자 쌍들을 미리 나눠 가졌으며 이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려 하는 두 사람을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보통 이들을 앨리스와 밥이라 부릅니다. 앨리스는 한 양자상태를 가졌습니다. 이 상태는 특별한 정보를 가집니다. 앨리스는 이 정보를 밥에게 보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통신상태가 너무 나빠 그 양자상태를 직접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냥 보낼 경우 다른 환경에 의해 그 상태가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론물리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앨리스가 원래 나눠 가졌던 얽힌 입자 하나에 보내려 하는 양자상태를 얽히게 만들 경우, 밥이 가진, 앨리스가 조작한 입자와 쌍이었던 얽힌 입자로 앨리스가 가진 양자상태가 옮겨간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정말 기발한 생각이지만 이를 실험으로 보일 방법은 없었지요.


하지만 다입자 얽힘 상태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양자 순간이동 실험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일이지요. 순간이동을 위해서는 두 얽힌 광자를 준비한 후 이 중 하나를 다른 세 번째 광자와 얽히게 만들면 됩니다. 그게 다입니다. 양자정보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이 실험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Q: 양자 순간이동과 양자 컴퓨터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양자 컴퓨터는 한 시스템의 양자상태를 다른 시스템의 양자상태에 기초해 바꾸는 범용 양자게이트를 필요로 합니다. 이는 기존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에 해당합니다. 순간이동은 이런 범용 양자게이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양자 컴퓨터 개념이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이 당신의 이 양자역학의 근간에 관한 연구가 무슨 쓸모 있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했나요?


A: 어떤 실용적인 쓰임새도 없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Q: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연구한다고 말했다는 뜻인가요?


A: 호기심은 인간의 본성이죠. 선사시대에도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저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했습니다. 호기심이 없었다면 인간은 문명을 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호기심이 과학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의 관점에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정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 기술이 어떤 기술인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어떤 기술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그런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말은, 누가 스마트폰을 생각했을까요? 처음 컴퓨터가 개발될 때 누구도 언젠가 사람들이 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고 책 한 권을 다 담아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미래기술을 생각하지만 보통 그것은 잘 맞지 않습니다. 1950년대 쓰여진 미래에 관한 글을 보면 대부분은 틀려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Q: 당신의 최근 연구 중에는 카나리 제도에서 얽힌 광자를 전송한 것이 있습니다. 이 실험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요? 


A: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전송에 성공한 거리가 지상에서 위성까지의 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전 세계를 위성 양자통신으로 연결할 수 있음을 보인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선택의 자유라는 벨 정리 증명 과정의 또 다른 빈틈을 메꾼 것입니다. 이 틈은 처음 두 입자가 만들어질 때의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측정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입니다. 이는 충분히 논리적인 주장이며, 이를 배제하기 위해서는 입자의 생성에 관한 정보가 도착하기 전에 그 입자의 특성 측정 방법을 미리 결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약 150km 떨어진 라팔마와 테네리페 두 섬을 골랐습니다. 라팔마에서 우리는 두 광자를 만들어 그중 하나의 광자를 테네리페로 보냈고, 테네리페에서 우리는 광자의 어느 방향 편광을 측정할지 광자가 도착하기 한참 전에 결정했습니다.


Q: 당신이 말하는 ‘한참’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여기서 말하는 한참은 현대 전자공학에서의 한참입니다. 위 실험에서 광자가 테네리페에 도착하는 데는 약 0.5ms가 걸립니다. 따라서 광자가 도착하기 수십 us 전에 이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충분한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라팔마의 다른 광자 하나는 광섬유 꾸러미에 가뒀다가 다시 한참 뒤에 측정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측정할지는 광자가 생성되는 그 순간에 1마일 떨어진 다른 곳의 랜덤-넘버 생성기를 이용해 결정합니다. 즉, 두 사건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Q: 그럼 당신은 그 빈틈을 채운 건가요?


A: 그 빈틈은 채워진 것이죠. 다음 목표는 모든 빈틈을 한 번에 채우는 확실한 실험입니다. 이를 통해 완벽하게 안전한 양자암호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빈틈이 있다면 도청자가 그 틈으로 숨을 수 있고 자신의 존재를 감춘 채 정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벨 정리를 모든 빈틈을 채운 상태로 증명한다면 양자암호가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실험은 실용적인 의미가 있죠.

Q: 당신의 작업이 철학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양자 상태는 측정 결과를 의미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며 또한 미래의 측정 결과를 예측하게 해줍니다. 즉, 지금 내가 아는 상황에 대한 정보인 동시에 미래에 대한 정보이기도 합니다. 나는 종종 양자이론은 정보이론이며 현실과 정보의 구분은 인공적인 것이라 말합니다. 우리는 현실이 결국 내가 다루는 정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는 현실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즉, 현실과 정보를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Q: 철학자들 중에 당신 연구의 의미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있었나요?


A: 철학자를 초청해 그들의 직관을 바꾸게 될, 우리 실험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 이들은 소박실재주의자(naive realist)가 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실재주의자입니다. 그들에게 묻지요.

왜 그렇게 실재론에 매달리나요? 당신이 가진 기본 개념을 분석해보면 그것이 당신의 생각보다 얼마나 반직관적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때로 이런 대답이 옵니다.

맞아요, 하지만 나는 실재를 묘사하고 싶어요.

나는 말하죠.

나 역시 실재를 묘사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왜 관찰 결과의 실재를 묘사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나요? 왜 관찰 결과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숨은 실재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은 적은 없네요.


Q: 지금 새롭게 떠오르는 가장 매혹적인 과학적 질문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A: 지금 내게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다음 이론을 생각해낼 것인가입니다. 양자역학이 언젠가는 더 심오한 이론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물리학의 역사에서 우리는 언제나 더 심오한 이론을 발견해왔습니다. 심오한 이론은 처음에는 기존 이론보다 직관적이지 않지만 점점 더 익숙하게 됩니다.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것을 보인 상대성이론과 뉴턴 역학의 시공간을 봅시다. 새로운 이론은 내가 실험을 계속하는 동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가능한 한 자세하게 모든 것을 분해합니다.


Q: 평생을 양자역학에 보낸 사람으로서 부조리에 더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되었나요?


A: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덜 놀란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다른 이보다 예측 불가능성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험실에 학생이 처음 들어오면 그들은 어둠 속에서 헤매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두세 달이 지나고 단계를 밟아가며 양자 역학에 대한 직관적 이해를 가지게 되지요. 이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죠.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매우 흥미로운 물리학이 그 밑바탕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 또한 중요합니다. 양자 실험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실험 장비를 어떻게 가지고 놀 수 있을지 배우게 됩니다.

달라이 라마와 차일링거

Q: 달라이 라마에게 양자역학의 기본을 가르친 적이 있지요. 어땠나요? 그는 잘 이해했나요?


A: 그는 명확한 과학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우 분석적이고 매우 정확했습니다. 나는 중첩의 원리와 얽힘, 그리고 측정의 임의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항상 제대로 된 질문을 물었지요. 그를 개별 원자를 가둘 수 있는 이온 트랩이 있어 원자 하나를 관찰할 수 있는 인스브룩의 실험실에 초대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원자들을 믿지 않았기에 그에게 이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흥미롭게도 그가 실험실에 왔을 때 기계가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Q: 달라이 라마의 불교는 무한한 인과관계를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양자 사건의 임의적 특성을 설명했을 때 그는 뭐라고 답했나요?


A: 그는 그 부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말했지요.

잘 살펴보세요. 분명 원인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말을 했지요.

만약 당신의 말이 사실이고 우리를 설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르치는 내용을 바꿔야겠네요.

보통의 종교는 가지지 못한 유연함이죠.


Q: 당신은 양자 세계의 임의성이 불편하지 않나요?


A: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세상이라는 실재가 더 열린 세상이라는 점에서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더 풍부하지요. 이 세상이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바로 개별적 양자 사건이 가진 임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힘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요. 이를 완전히 이해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죠.


Q: 당신은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 양자역학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A: 우리 뇌는 우리의 지적 활동에 맞춰 개발됩니다. 아이들에게 양자역학의 기초를 알려준다면, 현실을 다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개인을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도록 만들 권한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는 나중에 더 행복해질까요? 불행해질까요?


Q: 당신은 양자역학을 이해해서 더 행복한가요?


A: 물론입니다. 내가 이런 질문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매우 커다란 특권이라고 여깁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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