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말이 나쁜 조직을 만든다

조회수 2019. 3. 19.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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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이직자들은 나쁜 조직 문화를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하인리히의 법칙’이나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이제 너무 진부한 이야기일 정도로, 작은 것의 중요성은 누구나 아는 게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책을 많이 읽어도 하는 것은 안 읽은 사람보다 못한 사람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남긴 많은 조직 문화나 인사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책에 없어서 블랙 기업이 탄생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 나눌 이야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나쁜 말이 나쁜 조직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구글의 조직 문화를 이식하든, 넷플릭스의 보상을 적용하든, 애자일 방식의 일하는 방식을 시도하든, 스타트업의 성장세를 유지하든 간에 떠나는 직원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수한 이직자들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턱없는 보상 혹은 보이지 않는 미래, 나쁜 조직 문화 때문에 떠나게 됩니다. 직급을 없애고 평등한 호칭을 쓰고 정시 퇴근을 하면서 딱딱한 상대 평가가 아닌 팀 단위 수시 평가를 하더라도, ‘나쁜 말’ 하나면 이런 장치들은 모든 의미를 잃습니다. 결국 사람이 싫어 떠나게 되는 것이죠.


아이러니한 것은, 나쁜 말을 한 본인은 그게 심각한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상처를 받아?” 라고 생각하며, 이걸 자신의 고민이랍시고 옆사람에게 이야기하곤 하죠. 그러면서 요즘 애들이라든지,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든지 하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시키려 합니다. 그게 지금까지 그 사람을 버티게 한 힘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조직은 우수한 사람을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잃게 될 뿐입니다. 역량은 시나브로 줄어들게 됩니다. 과연 어떤 디테일이 우수한 제도마저 무의미하게 만들까요? 주변에서 사람 때문에 나간 케이스를 생각해 봅시다.



1. 작은 성공에 대한 격려보다는 전체적인 폄하를 한다


기본적으로 구성원의 인적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라고 피터 드러커가 말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동기부여는 인적 역량을 향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더십을 다룬 책들의 단골 소재죠.


하지만 나쁜 말은 동기부여를 여지없이 밟아 버립니다. 누군가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함께 하지는 못하더라도, 박수 정도는 쳐줘야 동기부여가 됩니다. 작은 성공을 큰 성공으로 확대하는 것이 경영 전략의 기본입니다.


나쁜 말은 이 부분을 공격합니다. 당장의 실패를 질책하고, 질책하기 어려우면 우울한 분위기를 조성해 버리는 식이죠. 우수한 직원은 여기서 얼마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상처를 달래느라 다음날 업무 효율이 떨어지게 되는 직장인의 모습.jpg



2. 사소한 디테일에 대한 집착과 반복


제 아티클에서 정말 많이 다룬 내용입니다. 일을 바라보는 철학과 방법론을 코칭하는 게 아니라, 결과 속의 디테일만 지적하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정말 배울 게 없습니다. 기계와 대화하는 것 같죠. 보고서의 폰트, 레이아웃, 제목과 세부적인 내용들.


물론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며 너는 이렇게 생각하는가, 그 차이는 무엇이며 이래서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줄곧 던지지 않으면 집단 지성은, 회사는 무의미한 집단이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몇 번이나 반복해서 고친 것을 이유도 말하지 않고 다시 고치라고 지적하면, 일을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일수록 질려서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3. 불리하면 위에서 내려왔다는 면피


가장 정치적인 멘트입니다.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관리자, 특히 중간 관리자는 절대 써서 안 될 말입니다. 그 자리 값을 못한다고 자인하는 것이니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습니다. 이런 말이 돌면 조직에 불필요한 중간 단계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물론 조직의 헤드가 부조리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다같이 손 잡고 나오면 될 일이죠. 좋은 것은 내가 했고 나쁜 것은 내가 아닌 위가 아래가 한 것으로 말하는 사람은, 실제 자기가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TMI를 요구


사소한 정보를 모읍니다. 일이 돌아가는 배경을 모두 알고 싶은 것은 좋은데,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영업망에 대한 것이나 다른 부서의 상황, 심지어 조직원의 개인 사생활까지 말 끄트머리에 슬며시 더 넣어서 물어보거나 떠 보는 것이죠. 이는 전근대적인 조직에서나 통하던 방법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시간에 맡길 일이지, 억지로 끌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5. 결론이 없는 말, 결론을 기다리는 말


업무 관련 모든 대화의 끝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게 조직의 숙명이죠.


하지만 배경만 구구절절 늘어놓거나 안 된다는 이야기만 하면서 결론 없는 대화를 되풀이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기는 해야 하는데, 자기가 하기는 벅차거나 이미지에 타격이 있으니 다른 사람이 해달라는 말을 그렇게 하는 경우입니다.

대화할 때 답답한 상사는 정말로 답답한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업무 절차를 너무 잘 아는 나머지 자기 손으로 하기 싫어서 주변의 힘을 빼놓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정치로 연명하는 방식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6. 일반론으로 치부


무시하는 말입니다. 퍼포먼스는 퍼포먼스로 말해야 하는데, 퍼포먼스를 인격에 연결시키는 타입입니다. 지각을 하면 안 되는 것이지만, 지각을 했다고 이를 모든 업무의 늦은 대응으로 연결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지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 업무 데드라인을 어길 때도 있지만, 보통 사람 수준으로 하거나 이유가 있어 늦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무 시간에 지각 = 모든 업무의 지각, 이렇게 연결하는 것은 비약입니다.


사람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인적 자원 활용의 기본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몇 개의 사건으로 ‘쓸모없는 사람’, ‘B급 인재’라는 낙인을 찍으면, 그 사람의 진정한 잠재력을 알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7. 은연중에 클러스터링


일반론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일반론이 어떤 차별을 낳는 경우죠. 흔히 말하는 학벌, 경제력, 성별, 결혼 여부, 직급, 출신 등 모든 군집할 수 있는 기준으로 ‘그래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말의 이면에 이런 것이 묻어 있으면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듣는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을 와해시키고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클러스터만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능력보다는 인맥에 의지하고 본질보다는 현상에 몰두하는 사람의 전형입니다.



8. 높이는 것과 낮추는 것은 자유자재


호칭을 자유롭게 하는 회사가 아니라면 ‘다나까’는 아니더라도 상사는 높이고 부하직원은 낮추는 대화가 만연합니다. 물론 의식이 개선되어 꼰대들처럼 내려까는 일은 없겠지만, 잔재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젊은 꼰대’의 자격 조건 중 하나가 내가 마음에 안 들거나 유리한 대화 포지션을 가져가고 싶을 때 낮추는 말을 쓰는 것이라고 하죠. 방심한 사이에 들어온 말의 디테일은 동기부여를 앗아가게 됩니다. 그냥 ‘까라면 까’라는 이야기 이상으로는 들리기 어렵습니다.

잘 새겨두도록 하자

9. 되묻고, 되묻고, 되묻기



계속 묻습니다. 예전 레퍼런스 어디 있더라? 그때 누구랑 했더라? 그거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계속 주변 사람, 특히 조직원들에게 묻습니다.


몰라서 몇 번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찾아볼 노력도 하지 않고 계속 묻는 것은 나쁜 말입니다. 직원을 자신의 비서처럼 부려먹는 것이죠. 의외로 이런 사람이 많습니다. 스스로 업무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지 않거나, 과거에 몸담았던 일이라도 주도적인 역할을 주도하지 않았던 터라 제대로 숙지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죠. 이렇게 계속 묻는 것은 조직의 아까운 집중력을 빼앗습니다.



마무리하며

출처: YES24

앞으로는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에서 퇴출시켜야 합니다. 사무실을 아무리 예쁘게 꾸미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만족할 만한 제도를 만들어도 나쁜 말은 몰입도를 가차 없이 떨어뜨리고 인재를 유출시키며 일을 제대로 진행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됩니다.


사실 회사 생활은 대부분이 말입니다. 회의할 때나 보고할 때, 발표할 때 항상 말을 씁니다. 심지어 보고서도 이메일도 다 말을 적은 것입니다. 이 ‘소프트 파워’가 조직을 바꿉니다. 그래서 신은 디테일에 있다고 했을까요? (“God is in the detail”)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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