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배분을 할 때 왜 전 세계 주식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가?

조회수 2019. 1. 24. 13: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사실 고수들이 하는 걸 그냥 따라 해도 된다.

투자계에는 자국편향(Home Bias)이라는 단어가 있다. 내가 사는 나라, 내가 가장 잘 아는 나라고 심리적으로 편하기 때문에 이 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게 편하다는 의미다. 의외로 많은 자산 배분 투자자가 한국 주식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주식만 하는 건 많은 위험성이 있다. 재미있는 건 대다수 나라 사람들이 자국 편향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나는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10~50년 동안 어떻게 될지 전혀 확신이 없다. 자산 배분을 하는 입장에서는 편향이 적은 투자를 하고 싶을 뿐이다. 한 나라에만 투자하는 것의 위험성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한 나라에만 투자하는 것의 위험성


1. 어떤 나라가 매년 잘 나갈지 알 수 없다

출처: Fisher Investments

위 그래프는 매년 가장 성적이 좋았던 5개 나라의 주식시장이다. 다음 챔피언은 어떤 나라가 될지, 매년 어느 나라가 잘 나갈지 알 수 없다. 요즘엔 미국 시장이 잘 나간다지만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래왔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10년 미국 주식시장과 이머징 주식시장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요즘이야 “역시 미국 주식이 짱이야!”라지만, 10년만 시계를 반대로 돌려보면 완전 다른 모양을 볼 수 있다.


2. 거꾸로 어떤 나라의 주식시장이 힘들지도 알 수가 없다


언제나 대표적으로 예를 드는 것이 일본이다. 당신이 한국에 투자했는데 갑자기 지긋지긋한 장기 경기침체가 시작될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한국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길). 어차피 나 같은 사람이 예측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싶다.

3. 우리가 인덱스에 투자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우리가 인덱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어느 ‘기업’이 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잘하는 기업은 언젠가 인덱스에 들어올 것이고, 자동으로 그 기업에 투자하고,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다. 반대로 못하는 기업은 인덱스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당할 것이다. 여기서 ‘기업’이라는 단어를 ‘국가’라는 단어로 바꿔도 거의 상황이 똑같다. 아래 표를 보자.

출처: engineered portfolio

1900년도부터 2016년까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각종 국가 주식시장의 수익률이다. 앞으로의 100년 동안 ‘오스트리아’일지 아니면 ‘오스트레일리아’가 될지 어찌 알 수 있을까? 한 나라에만 투자한다는 것은 눈을 감고 다트를 던져서 그 나라의 수익률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일반 투자자는 예측을 거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각 나라의 미래에 대해서 예측을 할 수 있는 분들은 당연히 예외.


4. 고수들이 하니까


어이없는 이유일 수 있는데, 결국 자산 배분을 하는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이미 하기 때문이다. 레이 달리오의 브릿지워터(Bridgewater)나 괴물이 모인 거대 헤지펀드 AQR에서도 이미 한다. 아예 AQR의 클리프 애즈니스(Cliff Asness)는 왜 다각화(Diversification)가 긴 시계열에서 의미 있는지 논문도 썼다.


이 글 자체가 그냥 세계적인 자산 배분 투자자들이 하는 얘기를 그냥 번역한 것들에 불과하다. 자산 배분의 세계에서는 고수들이 하는 걸 그냥 따라 해도 된다.



다각화 투자의 문제점


다각화 투자의 문제점 또한 존재한다. 그 문제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세금 불이익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한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이익에 세금이 없다. 이것은 엄청난 혜택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세금 혜택에 크게 끌리지 않는 이유는 ‘이익이 나야’ 세금을 내든 말든 하기 때문이다. 이익이 중장기적으로 안 나는 리스크가 있는데 세금을 감면받은들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물론 ‘나는 미국 ETF만 투자하겠다’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는 않는 얘기.


2. 미국 주식만 투자하는 경우 대비, 타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TF의 비용 지급 비율이 비싼 경우가 있다


SPY를 비롯한 미국 주식만을 편입한 ETF들의 비용 지급 비율(expense ratio)는 0.1 이하인 경우가 많다. 국제 주식에 편입한 ETF들은 0.7이 넘어가는 경우도 제법 된다. 그래서 워런 버핏이나 존 보글도 그냥 미국 주식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추천하는 것 같다. 미국의 금융적으로 안정된 시스템을 믿는다는 얘기와 함께.


3. 미국 주식만 하는 경우보다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


월리엄 헤스터(William Hester)의 논문에 따르면 국제주식을 편입하는 것은 CAGR을 높일 순 있어도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고, 이런 경향성은 최근에 더욱 나타났다. 아래 그림을 보자.

과거에는 100% 미국 대신 적당히 잘 섞는 게 표준 편차(Standard Deviation)를 줄였다. 파란색과 빨간색의 그래프 모양을 보면 적당히 섞을 때 가장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하지만 연두색의 경우는 100% US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변동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다.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미국이 30% 빠지면 다른 국가들이 더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 하락장에 특정 국가의 주식이 강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이 좋아야 할 것이고, 그런 나라들은 선진국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전 세계가 점점 글로벌화 돼가는 것의 영향도 클 것 같다.


국제적인 금융위기의 하락장에서는 시장 상관관계(market correlation)가 높아서 다 같이 빠진다. 국제 주식 분산(global equity diversification)을 하는 목적은 하락장에서 주식의 MDD를 줄이기 위함은 아니다. 자산 배분을 하면 주식에서 많이 빠져도 다른 자산군이 받쳐주겠지만 오히려 장기간 시계열로 더 크고 국가별 위험도(country risk)가 적은 수익을 보기 위함이다.


한국 주식만 하는 경우는 알다시피 일반적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보다 공급 축소량(drawdown)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어떻게 투자하라는 것인가?


1. 미국을 기초 자산으로 할 거면 SPY나 IVV가 무난하다


Simple is the best. 다만 사이즈, 모멘텀, 배당금, 밸류 등 각종 팩터까지 고려해서 리스크를 컨트롤 하고 싶다고 하면 얘기가 좀 복잡해진다. 사이즈별로 팩터가 있고 일반적으로 은 사람들이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팩터에 대해서 얘기하면 이 글과 주제가 어긋나니 이건 또 다음 기회에.


2. 브릿지워터의 포트폴리오를 살짝 살펴보면 힌트가 있다


그들이 포트에 넣은 것은 SPY, VWO(FTSE Emerging Markets All Cap China A Inclusion Index), IMEG(MSCI Emerging Markets Investable Market Index), EFA(MSCI EAFE Index composed of large- and mid-capitalization developed market equities) 등이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를 투자할 때도 당연히 각종 팩터를 생각해서 할 수 있으나 그걸 설명하면 이 포스팅의 범위에서 넘어가니 제외. 각각 지수를 구글링해보면 어떤 나라를 얼마큼 포함하는지 알 수 있다.

IMEG 비율. 한국이 14% 있다.

3. 그래서 도대체 비율을 어찌 잡냐고?


미국을 ⅓, 미국 제외한 선진국(EAFE)을 ⅓, 신흥 시장(Emerging Market) 관련 지수를 ⅓ 정도 보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그냥 미국을 ½, 그리고 신흥 시장을 1/2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미국이 선진국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니…


아니면 뱅가드(Vanguard)에서 나온 글로벌 주식 시장을 대상 VT라는 ETF도 있다. 이거 하나만 사도 된다. 시가총액 가중으로 들어가니 가장 편향이 없고, 숫자만 보고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가장 추천한다. 각 국가가 차지한 전 세계 시가총액의 비중도 매번 바뀌기 때문이다.

섬세하게 들어가면 개인 취향이다. 결국 자신이 믿는 대로 해야 하나. 각각의 지역이 어느 정도 비율에 들어간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국 주식만 투자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아주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그 정도 믿음은 없다.


위 그림을 보면 1970년부터 S&P와 EAFE에 투자했을 때 어떻게 다른지 볼 수 있다(나는 S&P에 투자하는데 EAFE 성적만 너무 좋으면 배 아플 것 같다).

출처: Bogleheads.org

마치며


자산 배분 시리즈의 마지막은 ‘나만의 자산 배분 전략’이 될 듯하다. CAGR, MDD가 완벽한 자산 배분 전략이 목표라기보다는 오류가 아주 적고 이해하기 쉬워서 실행하기 쉬운 자산 배분 전략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로 결론부터 얘기하면 설명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다양하게 글을 나누고, 나중에 하나로 통합해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마치 어벤져스처럼(ㅋㅋㅋ).


원문: 투자 스터디


참고 자료

  1. Why Global Diversification Is Still A Safe Bet For Your Investment Portfolio」, Forbes
  2. Which Country has the Best Stock Market?」, engineered portfolio
  3. Why Global Diversification Matters」, Charles Schwab
  4. Global Asset Management and Diversification」, Fisher Investments
  5. International Diversification Works (Eventually)」, AQR Capital Management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