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를 먹어서 죽을 가능성보다 안 먹어서 죽을 가능성이 크다

조회수 2019. 1. 15.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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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가 정신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뉴스가 떠들썩하다. 자살 시도라니, 듣기만 해도 섬찟하다. 워낙 크게 이슈가 되니 사람들이 타미플루에 공포를 느낀다. 별거 아닌 독감을 치료하다가, 엉뚱하게 자살하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의사들에게 의문을 표한다. 정말로 안전하냐고.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의사는 자기도 모르게 위축된다. 처방을 꺼리게 된다.


이슈가 되면 의사들도 찝찝해진다. 광우병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일단 미국 소고기를 집을 때는 손길이 멈칫하기 마련. 그게 인간이다. 의사나 환자나 타미플루 처방을 서로 꺼림칙해 하는 상황이다. 인플루엔자 진단만 내려주고, 약 처방은 다른 병원으로 미루는 의사들도 있다. 어지간하면 약 먹지 말고 이겨내자고 서로 합의하기도 한다.


타미플루가 정신질환을 일으키는지는 꽤 오래 논란이 되었다. 여러 사례가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과 관계의 증명은 쉽지 않다.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다. 현재까지의 연구만으로 판단한다면 타미플루가 정신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 타미플루를 먹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증상 발생에 차이가 없었다. 고로 부작용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물론 아직 최종결론이 난 건 아니다. 언젠가 더 큰 연구에서 뒤집힐지도 모른다.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건 제한이 많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꽤 큰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때까지는 열린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케이스가 보고되었다면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주의를 기울이냐’가 문제인데. 다음과 같은 정도면 되겠다.

타미플루가 정신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과도한 걱정은 금물. 그러나 이상행동이 보고되어 있으니, 특히 청소년들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 가족들이 주의 깊게 살필 것.

여기서 사전예방의 원칙을 꺼낼 수도 있다. 애초에 위험 확률이 있다면 아예 안 쓰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다. 하나의 부작용도 없는 약은 효과 또한 없다. 효과가 크면 어느 정도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 통계는 모르겠지만 난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죽은 환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로 죽은 환자는 꽤 많이 보았다. 올해는 유난히 인플루엔자가 유행이라, 벌써 수명의 환자를 인플루엔자로 잃었다. 인플루엔자 호흡부전으로 인공호흡기로도 모자라 폐를 대신하는 기계로 치료 중인 환자도 있다.


모든 인플루엔자 환자가 타미플루를 투여한다고 살았을 거 같지는 않다고? 인플루엔자가 만만히 볼 질병이 아니란 얘기일 뿐이다. 그 외에 치료 가능한 다른 선택권이 있는가? 전염력은 어떤가? 등도 같이 고민할 문제다. 타미플루 때문에 죽을 가능성보다, 지나친 공포로 약을 안 먹어서 죽을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생각한다.


원문: 조용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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