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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업과 택시업의 대결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

조회수 2019. 1. 1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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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운수업을 갖게 된다.

카풀업과 택시업의 대결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새 흐름이 대세다. 절대 못 바꾼다. 아마 운수업 지형이 영원히 바뀌게 될 첫걸음이 될 것이다. 카풀이 아니더라도, 느리긴 하더라도. 대자본이라든가 공유경제라든가 하는 게 이 흐름의 본질이 아니다.


실질적인 핵심은 IT 산업. 즉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효율성의 극대화다. 다만 아날로그 현실과의 조정기일 뿐이다. 먼 옛날 서구 노동자들이 사측의 기계 도입에 극렬저항했던 그게 21세기에 재현되는 장면 아닌가.  아이러니 한 건 택시가 파업하자 그 운송 공백을 카풀이 채운 것 같다는 것이다.


여하튼 그럼에도 카풀 같은 대안 운수업의 성장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택시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시장 규모보다 과포화된 택시들이 저가의 운임을 받고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것이 서비스 품질의 하향도 가져왔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저가 경쟁 구조이기에 감당할 수 있었던 것들도 있었다.


저가에 걸맞은 저렴한 서비스의 대표적 문제 사례로 꼽히는 기사들의 무례함과 인성은 느슨한 경영개선과 느슨한 자기계발에 안주한 결과이나, 그 때문에 불편함은 있었더라도 값싼 노동력을 함부로 대하는 게 전국적 스포츠인 나라에서 이는 공식적인 택시 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 음지의 서비스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것은 "내 돈 내고 내 맘대로 하기"였다. 기사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월 200을 못 벌어도 온갖 갑질을 받아들였지만 카풀 운전자는 그럴 만 한 중대한 유인이 없다. 그랬다면 택시기사를 했을 것이다.


한 거대 집단의 대체적인 양상은 그 일부를 구성하는 소집단들의 대체적 양상과 거의 동일한 구성 성분을 갖는다. 택시업에서의 기사 문제는 사회 전체 시민의식의 축소판이다.


옷만 서로 바꿔 입으면 양측이 하는 행태와 비율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즉 새로운 변화로 인해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 새 시대에 걸맞게 조련당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모든 시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운수업을 갖게 된다. 택시업에 기대에 못 미치는 인성을 보여주는 이들의 출몰 빈도가 높고, 택시 내부의 청결 관리에 대한 불만이 있거나, 운행 시 법규 위반이 일어나는 등의 모든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 문제와 그 해법이 가진 문제들이 택시업과 맞닿아 있어서 생겨나는 일이다.


고도의 경쟁 환경에서 낮은 경쟁력을 가진 노동자들이 저비용 저효율 구조를 가진 산업군에 몰려 저임금 노동자가 되어 사회 전체의 경제 목표와 현실의 격차를 감당하도록 하고서 모든 구성원의 갹출 손실분이 될 부분을 짊어지고 사회가 지탱되도록 처리한 결과다.


시급한 생계유지를 위한 조치라는 시대적 요구는 틀린 말이 아니었으나, 이후에도 이는 유도되거나 문제점이 방치됐다. 그런데 이런 분야가 택시만은 아니란 점, 모두가 알지 않던가.


그러니까 택시업계의 자구노력이 한계가 명확한 것도, 서비스 품질에 대한 승객의 불만이 영원한 것도, 실은 사회적 사안인 경제와 노동구조의 해결에 대해 전 국민적 외면 혹은 게으름이 빚어낸 결과다. 그럼에도 작금의 택시 문제에 원인을 제공한 게 택시기사들뿐이라는 비난의 손가락질은 매우 안이한 행동이다.


어찌 됐든 기존 택시업이라는 건 스스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시민 의식이 지향하는 목표는 계속 상향하고 있기 때문에 카풀이든 아니든 대안 운수업이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스스로 이를 헤쳐갈 능력도 없었지만 그 시기도 꽤 많이 놓쳤다.


그런데 이는 택시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앞으로 거의 전 직종에 걸쳐 일어날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정도 자체 혁신의 알고리즘이 사회문화경제에 이식될 기회를 꽤 많이 놓쳤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그냥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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