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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조회수 2018. 12. 11. 16: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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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은 급락했습니다. 대체 왜?

2018년 10월의 주식시장 폭락 사태를 보면서 저를 비롯한 상당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200대 기업(‘KOSPI200’)의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호조’ 흐름이 지속된 데다, 배당수익률도 2.3%까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최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95%라는 것을 감안하면, 주식에 투자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이 이자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가 됩니다(2018년 11월 12일 기준).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은 급락했습니다. 대체 왜?


그 의문은 아래 그림을 보면, 금방 풀립니다.

한국 경기모멘텀과 주가 상승률(YTD) 추이

한국 경제성장률의 전년 대비 변화, 다시 말해 지난해 경제성장률에 비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는가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이익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그리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 후반) 보다 높은지 낮은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기가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종합주가지수(이하 ‘KOSPI’)는 상승하고, 반대로 경기 탄력이 약화되면 KOSPI는 하락합니다. 물론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기에, 2017년의 경제성장률(3.1%)을 밑돌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왜 이익의 수준이나 배당수익률보다, 경기의 변화 방향이 시장을 좌우하는 걸까요?


이는 한국 주식시장이 안정적이지 않은, 매우 위험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1980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분포를 보여줍니다.

연평균 수익률이 12%에 이르는 매력적인 시장으로서의 한국 주식시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죠. 예를 들어, 0~20% 내외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확률은 단 21.6%에 불과합니다. 대신 -20~0%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확률이 35.1%이며, 20~40%의 주가 급등을 기록할 확률도 24.3%나 됩니다.


즉 한국 주식시장은 매년 안정적인 수익률이 딱딱 나오는 곳이 아닙니다. 매년 수익률은 춤을 추며, 특히 경기가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나빠진다 싶을 때에는 주식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한국 금융시장에는 ‘모멘텀’ 투자자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서준식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모멘텀 투자는 시장 분위기와 뉴스, 테마, 종목 정보, 투자 심리, 수급, 가치 판단, 기술 분석 등의 요소를 재료로 하며, 투자자의 직관이나 영감으로 이 재료를 종합해 자산 가격을 전망하고 이에 따라 투자한다. 이 때문에 전망 투자라고도 한다.

올해 주가가 3,000포인트를 넘을 것이라든지, 상반기 금리가 4% 이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든지, 종목의 목표 주가가 2만 5,000원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가격이나 지수를 예상하고 자산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운용 방식을 모멘텀 투자 또는 전망 투자라고 보면 된다. - 책 14쪽

흥미로운 지적입니다. 뛰어난 모멘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전망’을 잘 해야 합니다. 앞으로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더 나아가 기업들의 실적 변화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예측을 기반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싶을 때에는 신속하게 태도를 전환하는 유연함이 필수적이죠.

그러나 이 전략을 채택하기 힘든, 아니 이런 전략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존재합니다. 그 투자자의 대표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서준식 부사장이죠. 그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추세를 추종하는 대신 추세의 반전을 기다리는 전략. 즉 가치 투자자로서의 태도를 지니려 노력합니다.

매매 타이밍 면에서 모멘텀 투자는 추세 추종(trend follow)이, 가치 투자는 추세 반전(trend reverse)이 기본 전략이며 이 두 전략은 서로 충돌한다.

제시 리버모어와 같은 모멘텀 투자자는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 하락하면 투자를 접는 손절매를 검토할 것이며, 워런 버핏을 비롯한 가치 투자자는 매입하기 시작한 종목의 가격이 더 떨어지면 추가 매수를 검토할 것이다. 모멘텀 투자자는 주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기를 기다려 투자를 실행하고, 가치 투자자는 시장이 주식을 외면할 때 오히려 주식을 사기 시작한다.

초보자는 흔히 모멘텀 투자와 가치 투자를 적당히 병행하려고 시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투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 적합한 재테크 철학을 결정했다면 투자 대상의 발굴에서 매입, 보유, 매각에 이르기까지 그 철학에 맞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 책 15~16쪽.

훌륭한 모멘텀 투자자가 되는 것도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단, 서준식 부사장이 이야기하듯 그 태도를 유지하고 또 투자의 원칙을 고수하는 게 필요하죠. 그럼, 가치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의 원칙을 가지고 있을까요?

여러 원칙이 있겠지만, 저는 아래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라는 주식 격언이 있다.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섣불리 매입을 시작하지 말라는 뜻이며 많은 투자자가 이 격언을 믿고 실천한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 투자자는 이와 반대로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으로 탐색한 종목의 매입을 시작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가치 투자는 (중략) 투자 대상의 매입 가능 가격을 계산하는 룰을 만들어 놓고 투자하는 원칙 투자다. 이 때문에 투자 대상의 가격이 계속 하락해 매수 가능 가격에 도달하면 그 칼날을 받으며, 일단 일정량을 매입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이를 실천한다.

예컨대 PER이 7 이하인 주식을 매입한다는 원칙을 가진 가치 투자자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A 종목의 가격이 1만 원이면 PER이 7이 된다고 하자. 이 투자자는 A 종목의 가격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계속 하락해 1만 원이 되었을 때 이 종목을 매입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떨어지는 칼날을 잡듯이 매입해야 한다. 물론 A 종목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후의 일이다.

어떤 가격이든 관성이 있기에 더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도 매입한다. 가치 투자 성공의 여부는 실천에 달려 있기에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나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앞에서 예를 든 투자 대상을 1만 원에 사지 못한 사람은 9,000원이 되어도 사지 못하고 8,000원으로 더 떨어져도 사지 못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투자 원칙을 어기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라’는 말은 곧 ‘자기가 정한 원칙을 그때그때 상황과 직관에 따라 자꾸 바꾸지 말라’는 말과 같다. – 26~27쪽

물론 이 전략을 실행에 옮기 위해서는 서준식 부사장이 누누이 강조한 것처럼, “종목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치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 바로 종목의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입니다.


금융시장 참가자의 상당수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도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또 객관적인 기업 가치의 평가가 필수적이죠.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서준식 부사장의 귀한 가르침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채권형 주식’의 매력이 푹 빠지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저처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원문: 홍춘욱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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