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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왜 아직도 철 지난 ‘○○세대’로 청년층을 묶으려 하나

모든 청년층은 각자의 사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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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모 일보에서 결혼/연애를 미루고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젊은 층을 ‘파이 세대’라 정의하며 나름대로 분석을 시도한 기사를 보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기사의 분석은 완전히 엉터리 그 자체이며, 이런 콘텐츠는 청년층의 박탈감만을 더욱 심화시켜 줄 뿐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럼 이 기사에서 든 예시를 짚어보며 왜 이런 엉터리 분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 공무원 김모 씨(34)는 몇 해 전 ‘1년에 명품 브랜드 가방 하나씩 사기, 유럽 여행 다녀오기’를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정했다.
  • 대기업 입사 1년 차인 김모 씨(28)도 월급의 30% 이상을 옷이나 신발 등을 구매하는 데 쓴다. 나머지 70%는 식사나 레저 비용으로 지출한다.
  • 은행원 김모 씨(31)는 수입차(아우디)를 거의 대출로 샀다. 최근엔 스위스로 휴가를 가서 250만 원을 쓰고 왔다.
  • 회사원 김모 씨(29)는 부모님께 여행비 500만 원을 빌려서 2016년에는 아이슬란드와 영국으로 열흘간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가을에는 미국을, 올여름에는 다이빙 자격증을 따러 세부를 갔다 왔다.

저런 신조어는 대체 언제 만들어내는 건가

출처동아일보

느끼셨을 것이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당연한 것이 이 기사에서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파이 세대’ 의 예시로써 등장한 인물들은 모두 안정적이거나 고소득이 보장되는 은행, 대기업, 공무원이거나 마지막 회사원 김모 씨처럼 부모가 학생도 아니고 사회생활을 하는 자녀에게 무려 500만 원을 쾌척(…)할 수 있을 만한 가정환경을 지닌 사람이다. 대한민국 20-30대 중에 이 정도의 여건을 지닌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해당 기사에서는 나름 통계를 갖고 검증을 해 보려는 생각이었는지 주요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출액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인용했으나(20대의 매출 신장률은 30.2%, 30대는 15.7%) 이는 주요 백화점 명품관이 주로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도외시한 인용일 뿐이다. 게다가 통계청 가계소득자료만 봐도 20-30대가 명품을 절대로 밥 먹듯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저것은 청년층 소득 격차가 커졌다는 증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기사에서 ‘파이 세대’로 지칭되는 이들이 주택 구매/결혼/연애 등을 미루는 이유에는 현실의 자신에게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싶은 심리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로 이들은 성장이 멈춘 경제에서 장기적으로 미래 노동소득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계층이기 때문인 것도 있다. 당장 소득이 주거비용을 납부하고 나면 거의 없거나 비정규직 또는 임시직으로 불안한 미래 소득에 의지해야 하는 상당수 청년은 결혼과 연애를 이연시키는 이유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언론사들은 왜 아직도 철 지난 ‘○○세대’ 론으로 청년층을 묶으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 경제가 고도화되고 세대 내부에서도 파편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청년층은 각자의 헤테로한 사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런데 여기서 한 줌도 되지 않을 공무원, 대기업 직원, 가정 형편이 괜찮은 가구의 자녀를 묶어 특징을 지닌 청년 세대로 정의하는 것이 옳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기사를 읽고 코웃음만 칠 것이다. 평생 명품 구경도 못 해 볼 청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출처영화 〈소공녀〉

경제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중산층 이상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답이 없다.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저축하지 않고 명품을 구매한다고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월세 납부할 돈이 없어 아우성치는 사람들 중에 언론 기사에 머리조차 들이밀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부모한테 돈 500만 원 빌려서 유럽 가고 세부 가는 사람 들여다볼 시간에 배곯고 추워하는 청년들 한 명이라도 더 찾아봐야 하는 게 언론인이 할 일 아닌가. 그들마저도 중산층 사고방식을 내면화해 버리면 우리는 답이 없다. 지금 다들 무엇을 하는 것인가?


원문: 김현성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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