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문재인 골프'에서 정말 읽을 수 있나요?

조회수 2018. 12. 6.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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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을 보려 노력하지 않으면 협소한 풀에 갇히기 쉽다

‘문재인 골프’에 담긴 요즘 저잣거리 민심」은 근래 본 최악의 칼럼 중 하나입니다. 나쁜 칼럼은 많죠. 통찰이 흐려서, 본말을 호도해서, 현실을 왜곡해서… 헌데 이 칼럼이 유독 최악인 이유는 이 칼럼이 너무 좁고 편향된, 중산층, 아니 그 윗 계층의 세계관에 매몰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칼럼이 웃음거리가 된 까닭은 제목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골프’와 ‘저잣거리’가 이미 안 어울리지요. 암만 대중화됐다 해도 골프는 서민 스포츠는 아닙니다. 만일 서민이라면 10만 원씩 내고 내기골프 치는 순간 이미 도박죄 아닌가 이거.

배경부터 저잣거리와는 이미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칼럼을 보는 순간 보이는 광경이 있죠. 잘나간다 하는 중장년 이성애자 남성 몇 명이 모여 고상한 척하며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모습. 물론 선입견일 뿐이고, 이 칼럼이 묘사한 ‘친구 몇 명이 모인 저녁 자리’가 정말 그런 자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이 난맥에 봉착한 건 분명합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경제겠죠. 그리고 다음으로는 인사고요. 사실 딱 선을 긋기도 뭐 하고, 사실 맞물려 돌아가는 문제입니다. 이 정부의 경제 운용이 신뢰를 못 주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최근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문재인 골프’에서 정말 읽을 수 있나요? ‘있는 돈 다 쓰고 나서 나중 문제는 가진 자로부터 빼앗아 해결한다는 국정철학’을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정책에서 볼 수 있나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가진 사람들 돈 뺏는다고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나요?


물론 상류층에서는 그런 불만을 가질 법도 합니다. 벌이가 여유로운 친구들은 허구한 날 문재인을 빨갱이라고 욕하기 바쁘더라고요. 하지만 거기까지예요. 이건 굉장히 협소한 세계에서의 이야기라는 말이죠. 주변에 그런 얘기가 들리더라, 참 치사한 방식이에요. 그런데 그 ‘주변’이라는 게 이렇게 협소한 ‘주류’들의 세계라면 더욱 문제죠.

여러 차례 비슷한 얘길 했는데 기자는 잘 나가는 직업입니다. 기레기, 기레기 하지만 언론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기관이고요. 활동하다 보면 정·재계의 그럴듯한 사람들과 교류하죠. 단순히 돈을 많이 번다는 차원을 떠나 그만큼 문화적·사회적으로 상류층에서 놀게 된다는 겁니다. ‘대기자’쯤 되시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 거고요. 이건 일부러 밑을 보려 노력하지 않으면 협소한 풀에 갇히기가 쉽다는 얘기이기도 해요.


부동산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는 늘상 서울의 잘 나가는 아파트에 집중하고, 경제 얘길 하면서도 늘 중산층 이상의 잘 나가는 서울 시민 A의 인터뷰를 따요. 문화 섹션 또한 말할 필요도 없죠. ‘문재인 골프’가 ‘저잣거리’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런 세계, 이게 언론이 조망하는 세계라면 대체 언론에는 무슨 가치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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