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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아일랜드 블루스: 아마존은 왜 퀸즈를 선택했나

이는 조금 정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ㅍㅍㅅㅅ 작성일자2018.11.29. | 614  view

얼마 전 발표된 아마존의 제2 본사 투자 계획은 그 발표 직후 현재까지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각지의 도시들, 특히 산업이 몰락해 슬럼화된 도시들이 앞다투어 특혜를 제공하겠다며 아마존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국 아마존이 선택한 곳은 대도시 핵심의 근교인 뉴욕 퀸즈구 및 워싱턴 D.C. 근처의 알링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이유가 있다.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지난 10월 19일 미 재무부는 한 가지 기억해둘 만한 계획을 입안했는데, 바로 ‘기회 구역(Opportunity Zone)’ 이라 불리는 미국 내 저개발/슬럼화 지역에 대한 투자 유치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계획안은 지난 2017년 통과된 트럼프 행정부의 1차 감세안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미 연방정부에서 지정한 기회 구역에 투자한 기업들에 대해 해당 투자에서 발생한 자본소득세를 이연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인 것이다.


이 계획은 상당히 강력한 자본이득세의 이연 또는 면제를 제공하는데, 조세 재단(Tax Foundation) 및 FT 보도에 따르면 기회 구역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아래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 기회 구역 투자를 위해 다른 투자처에서 전환된 자금의 경우, 이전 투자처에서 발생한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최대 2026년까지 이연
  2. 기회 구역 투자를 5년간 유지할 시 해당 투자에서 발생하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10% 감면, 7년 투자 시 15%까지 감면
  3. 만약 10년 이상 투자를 유지 시 신규 웨이브(Waive)를 제공해 해당 년수 이후 발생하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전면 면제
  4.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유형자산의 수익률이 투자 시점 대비 100%를 돌파한 시점부터 해당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1번과 4번이다. 이를테면 FAANG 주식을 든 투자자가 뉴저지의 기회 구역에 투자하고자 할 경우 주식을 매도한 뒤, 양도세를 납부하고 남은 잔액을 기회 구역 펀드에 납입해야 하지만 현재 미 재무부에서는 이 양도세를 최대 2026년까지 이연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즉 다른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기회 구역에서 그 이상의 자본이득으로 메꿀 때까지 편의를 봐주겠다는 것이다. 영리한 정책이다.


현재 미 재무부는 미국 전역에 약 8,700개의 기회 구역을 설정했으며, 약 3,500만 명의 미국 시민이 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것과 아마존이 무슨 상관이라는 것일까? 당연히 상관이 있다. 아마존의 제2 본사가 자리 잡을 지역인 뉴욕 퀸즈구 롱아일랜드가 바로 이 ‘기회 구역’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미국 전역의 기회 구역은 총 8,700개에 달하는데 왜 하필이면 퀸즈인가?

퀸즈에서 열린 반-아마존 집회에 참석한 시의회의원 지미 반 브라머와 다른 관료들.

이는 조금 정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미있게도 원래 규정대로라면 뉴욕 퀸즈는 기회 구역으로 설정될 수 없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기회 구역 설정 기준은 그 구역이 속한 주 또는 시의 평균 소득 대비 80% 미만의 소득을 거두어야 하며, 또한 빈곤율이 20% 이상이어야 한다. 퀸즈는 이 기준에서 벗어나는 지역인데 의문스럽게도 이번에 기회 구역에 선정되었고, 게다가 다른 많은 지역을 제치고 아마존의 제2본사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퀸즈 구를 포함한 롱아일랜드 시티가 도널드 트럼프의 뒷마당(Backyard)이라고 불릴 정도의 지역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롱아일랜드 시티는 트럼프의 부친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지역이기도 하며, 트럼프가 유년기를 대부분 보낸 고향과도 같은 지역이다(한때 트럼프는 롱아일랜드 시티에 금칠(…)이 된 빌딩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 롱아일랜드 시티, 특히 그중에서도 퀸즈 쪽은 주택의 과잉 공급 등으로 인해 부동산 불경기에 시달린다.


사실 이렇게 기회 구역을 선정하면서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퀸즈뿐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다. 어떤 기회 구역은 구역 내에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필 아마존이 퀸즈를 선택한 것도 어쩌면 아마존 등 FAANG 기업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트럼프 행정부와의 복잡한 정치적 타협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과연 이제 미국 주식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다음 시간에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아참, 사실 우리나라는 현재 증세 흐름이 대세긴 한데 부동산에 유동성이 다대하게 묶인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 위와 같은 방식의 감세와 투자 혜택은 어느 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의 선례를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참고해야 할 것이다. 시장의 기능을 믿는 것과 그 기능이 무조건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원문: 김현성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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