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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에 부쳐: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현실에 발을 디디고,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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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바뀌었죠. 병역을 면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무죄라고요. 당연히 환영할 결정이고요,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사실 입법부가 제때 일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부가 이런 판결을 내리기 전에 대체복무제를 만들었어야죠. 안 그래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이젠 만들긴 만들겠습니다만.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환영이 아니고… 진짜 어려운 건 이제부터일지도요. 그동안에는 당위만 주장하면 되었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왜? 그게 인권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현실에 발을 디디고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만만찮은 반대의견도 조율해야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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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니, 그럼 병역은 비양심이냐? 그럼 이렇게 반박하죠. 양심을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아니고, 개인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말이야 맞는 말이긴 한데요. 사실 이게 그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냐 하면, 별로 그런 것 같진 않아요.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는 다양할 수 있지만, 크게 나누자면 개인적 신념과 종교를 들 수 있을 거예요. 여기에서 개인적 신념이란 거의 ‘살인 무기를 들 수 없다’는 것일 테고, 종교 역시 ‘살인 무기를 들어선 안 된다’는 계율이 이유일 테니 결국 이는 하나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죠. ‘살인 무기를 들지 않겠다는’ 양심.


이 ‘양심’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을수록, 곧 병역 의무를 이행한 남성들은 ‘살인 무기를 든 자들’로 취급되죠. 물론 엄밀하게야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과 사회적인 인식은 별개의 문제지만, 사실은 그게 그렇게 엄밀하게 구분될 수가 없어요.

출처국방TV

다른 의무, 예를 들어 납세 등과 달리 병역을 유독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이유도 병역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행위’로 보기 때문이지요. 또 최근 일각에서는, 여성주의 운동 등을 중심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남성을 모두 전쟁이라는 범죄의 가해자, 공범으로 인식하기도 하죠.


그러니까,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병역이 비양심이란 뜻은 아니다’란 말은, 사실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맞는 말이란 건 알겠는데,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하건대, 정말로 맞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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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살인 무기를 들고 싶은 양심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의 사이코패스를 빼곤 아무도 없어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진정으로 인정한다면 세상 사람 아무도 군대에 보내면 안 되죠. 그 극소수의 사이코패스 빼고.


물론 병역은 단순히 살인 무기를 드는 행위는 아니죠.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숭고한 일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군인은 존경을 받고, 감사를 받지요. 그러니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양심에 따라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은 개뿔,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잖아요? 오래된 유머 중에 군인이 2번째로 선호되는 결혼 상대란 얘기가 있었죠. 1등은 민간인이고. 군바리니 뭐니 하는 비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사회적인 인식이 참 존경이랑은 거리가 멀어요.

한국 사병의 월급.

출처세계일보

그럼 군인이 존중받는 문화를 다시 만들어볼까요? 이게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란 말이죠. 시간이 갈수록 군인에 대한 존중은 더 약해지지 않을까요. 애국심이란 가치는 점점 약해질 테고, 대신 인권,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공고해질 테고. 더 많은 사람이 군대를 살인 집단으로 인식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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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에 대해 그런 얘기가 있어요. 국방이란 과업은 위험하고, 때로는 양심에 꺼려지는 일까지 해야 해요. 그러니 시민 모두가 감수해야 할 의무겠죠. 그런데 모병제는 사실 이 시민 모두의 과업을 일부, 아마도 대부분 저소득층일 일부 사람들에게 외주 주는 역할을 한다는 거죠. 그 궂은일을 돈 때문에 할 사람은, 사실 부자는 아닐 테니까요. 사실 양심적 병역 거부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심에 따라 총을 들지 않을 신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런 신념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실천에 이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크게 봐서 그런 사람이 상류층 중에 많이 나올까, 저소득층 중에 많이 나올까 생각해보면… 당연히 상류층 중에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니까요. 그만한 문화적인 자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하물며 남성이 병역 의무를 지는 나이는 대부분 이십 대 초반. 서민층이 이 나이에 공고한 신념까지 갖게 되기는 정말 어려워요. 살기 바쁘고, 공교육 체계를 따라가기 바쁘죠.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겨우 자신만의 공부를 할 자유를 갖지만 여전히 출발선이 한참 뒤에 있지요. 결국 이 또한 문화적으로 풍족한 토양에서 성장한 소위 ‘지식인’ 계층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병역이라는 위험을 ‘외주 주는’ 형태로 전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이건 어디까지나 양심적 병역거부가 온전히 ‘선의’로만 이뤄질 때 얘기에요. ‘악의’까지 끼어들면 얘기가 엄청 복잡해지죠. 특히 양심이란 정량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것… 악용하기가 너무 쉬워요. 누군가의 비양심이 양심의 탈을 쓰고 있더라도 이걸 벗겨낼 방법이 우리에겐 없어요.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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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는 징벌적인 성격을 가져선 안 된다고 하죠. 그게 맞는 말인 건 삼척동자도 다 알아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래도 되는 걸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할 당위야 당연하지만, 이건 어쩌면 참 위험한 제도에요. 정말 총을 드는 순간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선택할 수 있게 열어둬선 안 돼요.


결국 일반 병역보다 더 힘든 과업을 부여해야만 하죠. 그런데 총을 드는 건 위험하고,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에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 그래요. 세상이 무너져내릴 정도는 아닐지라도, 양심에 썩 부합하는 일도 아니고요. 대체 누가 사람에게 총을 겨누고 싶겠어요? 누가 사람을 죽이는 걸 상정하고 훈련을 받고 싶겠어요?


힘든 합숙 훈련을 차치하더라도, ‘군인’이란 신분은 ‘민간인’에 비해 제약이 엄청나게 많아요. 정말 엔간해서는 누구나 민간인이고 싶어 하지, 군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 ‘힘든’ 수준은 어느 정도 가혹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정말 세상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힘겨운 사람만이 이 선택지를 택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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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한 가지 과제가 있다면… 결국 병영문화 개선, 병영 내 인권 향상이 아닐까 싶어요. 병영이 덜 가혹해져야 비로소 대체복무도 덜 가혹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맞물려 돌아가야 하겠죠. 양심적 병역 거부가 인정되고 대체복무가 시행되면, 병영 인권도 지금처럼 무시할 수는 없을 거예요. 모두가 병역을 회피하면 안 되니까. 개선이 되겠죠, 느린 속도겠지만.


그렇게 병영 인권이 개선되면, 자연히 대체복무가 가혹해야 할 필요성도 낮아지겠지요.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해야죠. 물론 손 놓고 있는데 알아서 이뤄지진 않을 테고, 병영 문화 개선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노력해야 할 거고요.

출처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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