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의 친환경적 변화 4

조회수 2018. 10. 8. 19: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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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소냐고요? 아뇨, 대나무 빨대입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지구가 파괴된다고? 지구는 멀쩡해. 파괴되는 건 우리야!”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을 분리해 해당 매장에 버리는 운동이다. 이를 기점으로 세계에서는 과도한 플라스틱에 대한 경고가 펼쳐지고 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이들에게 응원을!


… 주려 했다. 문제가 있다면 지옥에서 온 플라스틱 어태커가 내 동생이고, 내가 동생의 타겟이라는 것이다. 단지 음료수를 마신 것뿐인데도 “나쁜 지구 파괴범, 바다거북의 원수!”이 된다. 워워. 무슨 소리야 난 지구랑 친해, 분리수거도 잘한다고! 으악!



고개 드세요 마시즘씨, 당신 아직 죄인 아닙니다


한 잔의 음료를 마시는데도 많은 일회용품이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어택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가장 큰 변화로 카페에 가서 음료를 주문하면 일회용 컵이 아닌 머그잔에 음료가 담겨 나오지 않는가? 단순한 정책 변화로 인해 스타벅스 일회용 컵 수거량이 90%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다. 음료수는 친환경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오늘 마시즘은 최소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음료의 ‘친환경적인 변화’를 살펴본다.



빨대는 썼지만 플라스틱은 쓰지 않았소이다

자칫 단소처럼 보이지만 대나무 빨대다

카페에서 머그컵과 유리컵으로 음료가 나와 지구가 지켜졌다는 소리가 머쓱하게 여전히 컵에는 빨대가 꽂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연간 사용되는 빨대는 약 26억 개(2015년, 환경부)다. 심지어 빨대는 재활용을 하기가 어려워 일반 쓰레기가 된다. 이것이 흘러 흘러 많은 생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렇다. 빨대를 좋아하는 마시즘은 역시 환경파괴의 앞잡이인 것이다.


잠깐만, 빨대는 친환경적이다. 고대의 빨대는 갈대 대롱이었다. 현대적인 빨대 역시 종이를 말아 시작되었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종이 빨대’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옥수수 빨대, 쌀 빨대처럼 자연 분해되는 일회용 빨대부터 대나무 빨대, 실리콘 빨대 등 개인용 빨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제 아이폰마냥 개인 빨대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빨대 자체는 죄가 없다. 초기의 빨대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환영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헌신적이기 까지 하다. 문제가 있다면 빨대를 플라스틱을 재료로 쓰게 됐다는 것,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쉽게 버려진다는 것이겠지.


다행히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손을 걷고 나섰다. 그들은 빠른 시일 내에 플라스틱 빨대놈(?)을 그들의 가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등으로 음료의 규격을 한차례 바꿀 준비를 한다고.



카토캔, 이제는 캔도 종이로 만든다

캔도 종이로 만드는 시대, 삼양패키징

편의점을 자주 다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종이로 된 원형통을. 마치 수류탄이 든 상자(예비군 훈련장에서 나눠주는 연습용 수류탄, 으악 끔찍)처럼 생겨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수류탄이 아니라 음료가 들어있다고. 이런 음료 포장을 ‘카토캔(Catocan)’이라고 부른다.

쟈뎅 티라떼, 푸르밀 속풀어유, 카토캔에 담겨진 편의점 신상 음료

카토캔은 말 그대로 종이 재질로 된 캔 모양의 음료 용기다. 무게는 페트병이나 알루미늄 캔보다 가볍다. 또한 생산과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서 친환경적이다. 일본과 유럽에서는 카토캔을 나름 많이 쓰이고 있는데 한국에서 카토캔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삼양 패키징 한 곳뿐이다.


삼양 패키징은 일찍부터 카토캔의 생산과 제작기술을 연구했다고 한다. 우리가 페트병과 알루미늄 캔에 익숙해 있는 사이 삼양 패키징은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환경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자 여러 음료의 포장을 맡고 있다. 물이 들어오기 전부터 노를 저었던 삼양 패키징에 박수를.



페트병을 분리수거했다고 재활용이 되는 것은 아냐

모델 분 말고 손가락을 주목하세요, 포카리스웨트

분리수거를 해도 그것이 곧 재활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업체에 넘어가 등급이 나눠진다. 이 중에 1등급 평가를 받는 건 0.1% 정도로 마시즘이 서울대학교에 갈 확률과 박빙을 이룬다. 이렇듯 한국의 페트병이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페트병에 붙는 라벨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라벨에 붙은 접착제가 불순물로 남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놀란 것은 음료의 페트병의 한쪽 면에 이중 절취선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2년부터 페트병 라벨의 절취선을 의무화했다. 때문에 라벨을 손으로 조금 뜯어내면 바로 벗겨지는데 애초에 일본은 페트병에 라벨을 접착제로 붙이지 않고 열수축하여 밀착시킨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이런 에코형 라벨을 도입하는 곳이 늘었다. 포카리스웨트는 ‘블루라벨’이라고 불리는 절취선을 만들어 쉽게 라벨을 벗겨낼 수 있도록 했다. ‘아이시스’의 경우는 물에 넣으면 깨끗하게 라벨이 분리되는 수분리형 접착제로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포장의 단가는 높아졌지만,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재활용에 드는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있다고.



칠성사이다가 투명해진다, 환경을 위해서

지난 4월 환경부는 여러 식품회사와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위한 자발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포장용기의 규격을 맞춰서 재활용률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색깔이다. 오염물질을 제거한 페트병은 가루로 만드는데 국내의 페트병은 형형색색이 섞여버려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여러 회사와 협약을 맺었다. 그중 에는 초록이의 대명사 ‘칠성사이다’의 롯데칠성이 들어있다.


그렇다. 실제로 칠성사이다 병은 2020년까지 모두 투명한 색으로 바뀔 예정이다(투명한 칠성사이다는 그냥 나랑드사이다가 아닐까). 같은 초록 라인인 마운틴듀와 서울장수막걸리도 조만간 투명화의 운명을 맞이할 예정이다.


아아, 칠성사이다가 투명해진다고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사실 ‘칠성사이다 로우슈거’, ‘칠성 스트롱 사이다’는 이미 투명한 페트병을 쓰고 있다. 라벨을 초록색으로 했더니 별 차이가 없던데?



음료에서 의자로: 잘 버린 페트병은 어떻게 변할까?

코카콜라 페트병으로 만든 의자, 111 네이비 체어 프로젝트

맥주병이나 소주병은 수거되어 다시 맥주병과 소주병으로 재사용된다. 하지만 페트병의 경우는 다른 용도로 환생한다. 오염물질이 제거되고, 칩이 된 페트병 플레이크(가루)는 원단이 되기도 한다. 가장 큰 예로 담요가 있는데, 보통 담요 한 장을 만드는 데 페트병 10개가 든다. 비슷한 원리로 티셔츠를 만드는 데는 34개가 쓰인다고.

코카-콜라에서는 가구회사 Emeco와 협업을 하여 코카콜라 페트병으로 만든 의자를 만들었다. ‘111 네이비 체어(111 Navy Chair)’다. 이 작품은 111개의 코카콜라 페트병이 활용된 가구다. 이 프로젝트로 총 1억 5,000개의 코카콜라 페트병이 의자로 탄생했다고 한다.


마시는 것을 추구하는 ‘마시즘’. 마시즘은 음료를 마시는 순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진정한 음료 덕후는 음료가 마시고 난 다음에도 아름다워야 함을 안다.


지구를 위해서란 거창한 이유보다는 당장 내일을 살아갈 나와 당신을 위해. 조금 더 음료를 오래 즐기기 위해 마시고 난 다음을 고민할 때다.


원문: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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