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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서울에 살 만한 아파트가 남아있다: 구피생이 김민규 인터뷰

조회수 2018. 8. 3. 17: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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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제는 투자자산이 아니라 안전자산입니다.

다양한 팩터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예술, 부동산


리: 부동산을 선택하는 주요 팩터로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민규: 82년생 이승환, 미혼이시죠? 기혼이라고 가정하고 애가 하나 있어요. 미혼과 기혼의 주거는 극적으로 달라요. 결혼하지 않았으면 큰 집이 필요하지 않죠. 결혼해도 애 없으면 투룸 오피스텔이 와이낫일 수도 있어요.


생애주기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아파트가 필요하다면 보통 3~4인 이상 가정이겠지요. 그런데 아파트를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아파트는 항상 비싸요.


리: 그들이 주로 찾는 아파트는 어떤 아파트일까요?


김민규: 보통 직장까지 도어투도어로 30~40분 원하지만, 보통 50분 정도를 보죠. 지하철 30분에 걷는 시간과 버스 타는 시간이면 대충 이 정도 나와요. 출퇴근 시간을 50분 정도로 잡으면 선택할 수 있는 지역이 많이 넓어지긴 해요. 서울 교통이 괜찮아서 굉장히 많은 권역이 포함되거든요. 직장이 강남이라 치면 분당, 관악구, 신분당선… 보통 여기서 예산에 맞춰 연식, 평수 등을 조율하죠.

무적의 빨간 버스 덕에 강남, 광화문은 경기도에서도 접근이 용이하다

리: 제가 최근에 상가를 보면서 느끼는 게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효율화돼 있다는 거에요. 아파트는 더 심할 것 같은데, 남들보다 싸게 사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을까요?


김민규: 위아래로 가격 매트리스가 촘촘하게 짜여 있어요. 예로 같은 단지에서도 층마다 가격이 달라요. 낮은 층은 해가 안 들고 지하주차장에 차가 오가며 내는 소리도 짜증나죠. 여름에 비 많이 오면 물 넘치고, 벌레 소리, 새 소리… 근데 또 1층은 아이들이 뛸 수 있는 공간이기에 매니아가 있기도 해요. 이렇게 다양한 부분에서 가격 차이가 발생하죠.


리: 기타 주요 팩터를 뽑아주신다면?


김민규: 교통 같은 뻔한 것 빼고 세대수가 은근 중요해요. 지나치게 단지가 작으면 접근성이 떨어져요. 강남권 치킨집 골목 잘 보면 뜬금 없이 혼자 있는 아파트가 있는데, 생각보다 안 비싸요. 물론 치킨골목과 모텔골목을 좀 걸어야겠죠. 대충 떠오를 거에요. 좀 지저분하고 음습하고…


이런 곳은 대단지 아파트의 크고 아름다운 주차장, 커뮤니티 센터 등이 없어 편의성도 떨어지지만, 환급성이 매우 떨어져요. 아파트 사려고 할 때 그 아파트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잖아요? 반포자이와 달리 아파트 이름도 아무도 몰라요. 사람들은 당연히 큰 아파트 위주로 인식하니까.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살 수 없는 전설의 반포자이(…)

리: 부동산에서 소개해 줄 수 있지 않나요?


김민규: 부동산도 큰 동에 몰려 있지, 한 동 앞에 있지 않아요. 아파트는 작아도 옆에 큰 대단지 아파트가 붙어 있으면 좀 괜찮아요. 그러면 가격은 쌀지언정, 대단지 아파트 부동산 통해 소개 받을 수 있죠. 그래서 외딴 곳에 있는 건 불리해요. 최소 300세대, 500세대 수준은 돼야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어요.


리: 연식의 중요성은 어떤가요?


김민규: 일단 82년생 이승환씨, 82년생 아파트는 어떻겠습니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굉장히 노후돼서 부수냐 마냐 수준이에요. 93~94년 정도면 지하주차장이 있긴 있는데, 엘리베이터와 연결이 안 돼있어요. 그러면 비오는 날, 차 대고 우산 쓰고 현관까지 와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야 하죠. 애까지 있으면 유모차 끌고 가기 힘들겠죠? 그리고 녹물이 나옵니다. 90년대 말에 지은 아파트에 가서야 플라스틱 배관을 쓰며 이런 문제가 해결돼요.


리: 대충 그때 지은 아파트부터 살만하단 거군요.


김민규: 그렇긴 한데 2001년식, 이런 아파트 보면 그때부터 구조도 좀 잘빠지기 시작해요. 지하주차장도 엘리베이터와 연결돼요. 아예 지상은 공원처럼 해두고 차가 안 다니는 아파트가 늘어나기 시작하죠. 2008년식까지 가면 베란다가 광폭으로 나온 데다 확장이 돼서 집이 넓어요. 2015년식 정도 가면 카드 찍으면 엘리베이터가 혼자 내려오겠죠.


그것만 있겠습니까. 요새 덥잖아요. 방마다 에어컨 있다고 생각만 해도 좋잖아요. 우리집만 해도 거실에 에어컨 틀면 방에 들어갈 엄두를 못 해요. 에어컨 틀어서 온 집 다 시원해지려면 에어컨비가 상상을 초월하겠죠. 이처럼 신식일수록 이래저래 좋아요. 가격이 사악해서 그렇지.


리: 그래도 역시 부동산은 생애주기가 가장 중요하겠지요.


김민규: 그렇죠. 아이 없는 부부는 직장이 가까운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기혼 부부는 대개 여러 요소를 생각할 수밖에 없죠. 애 있으면 일단 8차선 도로 건너야 학교 갈 수 있는 곳보다는 단지 내에 학교가 있는 쪽을 훨씬 좋아하겠죠.



비슷한 가격대 아파트들의 조건을 모두 분석한 배치표를 봐라


리: 실질적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이런 질문 많이 할 거에요. 이왕이면 남보다 더 오를 지역이 어디냐고. 뭐라고 조언하세요?


김민규: 음… 조금 환상을 버릴 필요가 있어요. 지금 5억인데 갑자기 혼자 10억이 되는 집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강남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20억이 24억 된 거나, 5억이 6억이 된 거나 큰 차이는 없어요. 그 사이에 6억은 또 가만 있었겠어요? 7억 됐겠죠.


촘촘한 가격 구조가 뒤집어지려면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겠죠. 지하철 역이 뻥 뚫린다거나. 그런데 대부분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어서, 그런 일은 매우 드물어요.


리: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민규: 굳이 방법이 없냐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예로 비슷한 가격대의 집이 두 개의 지역에 있어요. A는 낡은 집인데 신축인 B와 가격이 같은 건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에요. 직주근접성이 떨어지는 도심 외곽에 있다거나 학군이 안 좋다거나…


그런데 A가 1억 오를 때 B는 가만히 있어요. 또 1억 싸던 C는 치고 올라와서 A와 같은 가격이 됐어요. 일시적으로 A의 가격만 멈춰있는 거죠. 그런데 별다른 이유를 찾기 힘들다, 그러면 A를 좀 눈여겨볼 수 있겠죠.

파인드아파트에서 온갖 조건을 다 넣고 평소에 봐둬야 한다

리: 매우 합리적인 과정이군요. 내 필요와 욕망이 뭔지, 가용자원이 얼마인지 살펴보고, 그 가용자원 안에서 부합하는 걸 리서치한 후 가격 움직임을 지켜본다?


김민규: 그렇죠. 관심 대상을 확실히 가지고, 계속 가격 움직임을 지켜봐야죠. 그러다 왜 특정 아파트 가격이 움직이고, 특정 아파트 가격이 멈춰 있는지를 바라보는 거죠.


리: 아파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사람은 상당히 긴 기간, 자기가 사려는 동네 뿐 아니라 다른 동네의 집값까지 다 읽어야 되는 거군요.


김: 그래서 제가 만든 게 있지 않습니까.

이런 어마어마한 걸 만들고 있다(…)

리: 파인드 아파트!


김: 그것도 그거고, 그거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강의 오시는 분들한테 드릴 배치표예요. 배치표가 무엇을 암시하느냐? 좌우를 이렇게 보면 비슷한 레벨의 동네들이 쭉 보이잖아요. 같은 가격에서 연식만 다른 것들. 연식이 왼쪽 오른쪽이고 위 아래가 가격이니까. 왼쪽 오른쪽 쭉 보면, 일단 직관적으로 어? 잠깐만, 이 동네가 여기보단 좀 더 나은 것 같은데 왜 이 자리에 있지 라는 게 가끔 튀어나올 수도 있죠. 그리고 위아래를 보면 어, 여기가 왜 이렇게 벌어졌지? 라는 게 튀어나올 수도 있죠.

출처: ㅍㅍㅅㅅ 아카데미
궁금하시다고요? 강연 오시면 배치표의 최신버전을 드립니다☆



부동산, 단순히 기능이 아닌 욕망의 문제


리: 아파트도 좋지만, 서울에서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나 평수가 작거나 연한이 오래 된, 그런 데가 사실상 저소득층이 1차적으로 바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곳이라도 일단 사는 게 좋을까요?


김: 이건 철저하게 본인 욕망의 문제에요. 내가 과연 회사까지 한 시간 반 걸리는 걸 감내하고라도 이 가격이면 괜찮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감내하기 힘들기에, 상당수가 여기서 그런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 해요.


단지 경제적인 동기가 아니고, 이건 내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거에요. 그리고 애라도 있어 보세요. 아침에 맡겼다가 저녁에 찾으러 와야 하는데, 만약에 맞벌이 하면 끔찍하죠.


리: 환급성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김: 그것도 그렇지만, 애초에 거기를 택하고 싶어도 택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정쩡한 동네는 가격 방어도 힘들겠죠. 가뜩이나 서울에서 먼 곳에 신규 물량 투척해 놓은 곳도 많은데.

그나마 경기도는 서울 수요가 있어서 양반이다(…)

리: 부동산은 그냥 논리로 되는 게 아니라 욕망이 얽혀 있다...


김: 신도시가 보통 한 5~ 6년 정도 지났을 때 정점을 찍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면 한 10년 넘어가면 그때부턴 집이 낡아가기 시작하잖아요. 그리고 그때 맞춰서 교통 뚫리고 상권 형성되고…


그러니까 장화 신고 들어가서 구두 신고 나오란 말이 있는 거에요. 교통과 상권 불편한 곳에서 4~5년 고생하며 몸빵하고 존버하면 전철 뚫리고 부동산 가치가 오른단 거죠. 근데 이거 감내하기가 쉽지 않아요. 몇 년 간 큰 고통을 겪어야 하니까.


리: 더군다나 뜻대로 다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겠죠.


김: 그렇죠. 최소한 몇 년은 거기 살면서 버텨야 되는데, 근데 그 사이에 서울은 더 많이 오르는 거 같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더더욱 서울에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심리적인 쫓김을 더 많이 받고 있죠.


리: 어차피 아파트에 대한 욕망을 버린 계층이 있다면 그쪽에서는 나름 비아파트 수요가 있을 테고, 그러면 계속해서 걔네들도 매매 거래가 일어나지 않나요?


김: 근데 문제가 이거에요. 빌라는 내가 들어갈 땐 신축이었지만, 팔라고 보니까 많이 노후화돼서 신축이 아니에요. 근데 옆에는 신축을 계속 지어요. 어떤 놈이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덜컥 그거를 받아서 사갈 것이냐.


그리고 뭐 비아파트라고 하시니까 오피스텔도 한번 생각을 해 보죠. 오피스텔을 용감하게 매매를 했습니다, 취득세 4.4% 주고, 그리고 나중에 팔라고 봤더니 빌트인 가전이 다 쓰레기가 됐네요. 다 갈아야 되잖아요.

요즘은 취득세 감면 덕에 더 임대로 자리잡고 있는 오피스텔

리: 그렇죠? 아파트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니…


김: 게다가 팔려고 봤더니 사는 사람이 취득세 4.4%를 내고 들어와야 돼요. 그럼 그 코스트만 해도 1억이면 500인데, 2억이면 1,000이고. 그거 그냥 날아가는 돈이잖아요. 아파트 취득세는 6억까지 1.1%, 9억까지 2.2%, 그 이상이 3.3%에요. 4.4%라는 숫자는 엄청 높은 숫자인 거죠.


리: 이거 굉장히 비합리적인 정책 같은데…


김: 국회에 계류중인데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근데 또 오피스텔은 월세가 많잖아요. 그 사람들이 임대사업등록을 하고 8년을 임대 주기로 약속하는 순간 취득세를 감면 받아요. 그러면 일단 코스트가 4.4% 빠지고 시작하잖아요? 그리고 월세 세팅해서 수익률 맞춰서 다달이 월세 받고, 때 되면 감가상각 생각해서 그냥 보수 좀 하고…


그렇게 보면 일반 사람들이 오피스텔을 사야 될 유인 자체가 확 줄어드는 거에요. 임대업을 위한 공간이니, 매매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약간 아리송하다는 거죠.



거래량 감소, 그 누구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정부의 정책


리: 간단해 보이는데, 왜 이렇게 말들이 많은 겁니까?


김민규: 좋았던 시절이 다 갔으니까요.


리: 좋았던 시절이 갔다?


김민규: 거래가 없어요. 마른 하늘에 번개만 쳐요.


리: 거래가 너무 적기에, 지금 실거래가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말인가요?


김민규: 그건 아닌데… 대표성이 너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거죠. 거래량이 전년 3분의 1이에요. 매물도 없어요. 활성화된 장에서 움직이는 게 아닌데, 맨날 신고가만 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호가를 더 올려요. 그러면 더 사기 힘들고 거래가 더 위축되죠. 옆단지 비싸게 팔린 거 보고 올리고 또 올리고… 그러다 어쩌다 누가 매물 하나 물면 또 올리고.

다들 기도만 하고 있는 판국이다

리: 그 결과는 뭐죠?


김민규: 그러면 진짜 어디까지 올라갈지 확신이 없는 채로 가격만 계속 오르는 거죠. 이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시장이 기능을 못하게 돼요. 꽁꽁 묶여서… 효율적시장가이 정보의 완전한 유통 속에서 투명한 거래가 일어나고, 시장이 가격균형을 찾는다는 거잖아요?


부동산은 애초에 거래 비용이 굉장히 커요. 취득세만 해도 1~2천만원은 그냥 날아가요. 한 번 거래하는 것도 힘든데, 세금 때문에 팔려고 해도 2년은 가지고 있어야 해요. 원래 비탄력적인데 양도세 올라가고, 물건 묶이고… 거래가 안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리: 혼탁하다, 혼탁해…


김민규: 지금 모두가 난처해요. 집 없는 사람은 지금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도통 감을 잡기 힘들죠. 1주택자 같은 경우도 더 좋은 집을 사고 싶을 거에요. 그런데 갈아타려는 집은 올랐고, 거래가 없어서 지금의 내 집이 제가격에 팔릴 거란 확신도 없어요. 다주택자라고 행복하냐면 그렇지 않은 시기예요. 팔면 세금이 최대 60%에요. 1억 벌었는데 세금 6천 내면 그건 아니잖아요.



아파트, 이제는 투자자산이 아닌 안전자산


리: 부동산에서 정부와 싸우면 안 된다는 게 원칙입니다. 그러면 현 정부의 메시지대로 하는 건 뭘까요?


김민규: 8.2대책에서 모든 게 시작했죠. 그냥 사지 말란 이야기에요. 시세차익 보려고? 그런 거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형편 안 되면, 월세나 전세 살라는 거죠. 지금 뭐 전세가율이 60%까지 빠져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전세가의 절대가격 자체가 빠지진 않았지만, 어쨌든 구매할 돈이 없지만 괜찮은 집에 살 수 있지요.


리: 정부 정책 바뀌면 가격 효율화될 수 있으니 버텨라?


김민규: 일단은 다주택자들은 그 스탠스를 가진 사람이 많죠. 세법이 5년 이상 그대로 가는 경우를 못 봤으니, 어차피 풀릴 거라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1주택자? 방법이 없으니 살던 집에 눌러 살죠. 아요. 무주택자는 전세 들어가고요. 그런데 언제까지 전세가격이 억제되어 있을 것이냐? 저는 여기에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거죠.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언제 또 오를지는 알 수 없다

리: 전세도 스트레스 받긴 하죠. 2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르니.


김민규: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비용도 비용이죠. 복비랑 이사비용이 한푼도 아닌데… 결론은 하나예요. 너무 재고 따지고 하면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어요. 내 여력이 얼마인지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죠.


사람들 무서워하는 게 뭐예요? 샀는데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거잖아요? 그런데 7억 산 게 3억이 되지는 않을 거에요. 떨어져봐야 7억이 6억 되는 수준이겠죠. 이게 자가에서 5년 산다고 할 때, 감당할 수 없는 변동성일까요? 또 설사 1억 빠졌다 해도, 더 좋은 집에 살 생각은 있잖아요. 그러면 8억 하던 것도 같이 1억 빠졌을 거에요. 상방 부분이 헷지되는 거죠.


리: 그렇게 따지면 1주택자는 아파트 가격에 그리 민감할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김민규: 이게 긴 시간동안 배신하지 않았던 중산층 히스토리예요. 조금씩 모으며 이사가며 삶의 여건을 개선해 나갔던. 그런데 이제 급격하게 이 가능성이 닫히고 있어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고, 금리까지 올라요. 그러면 계속 전세 살겠죠. 전세가가 오르다가 반전세로 넘어가요. 언젠간 월세 살 수도 있겠죠. 그러면 그렇게 계속 밀려날 거냐, 아니면 20년 후 은퇴할 때 모습 봤을 때 자가주택 가지고 월세라도 안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걸 보자는 거에요. 1~2년 스토리를 보지 말고.

뭐, 미국도 사회 안전망 없기는 마찬가지 삘이지만;;;

리: 아파트를 투자자산으로 보기보다 안전자산으로 봐라?


김민규: 집이란 게 사회안전망과 연관이 있어요. 우리 노후대책이래봐야 국민연금 하나 있는데, 우리 세대는 받을지 아닐지도 몰라요. 또 회사 잘리면 날 받아줄 곳도 없어요. 은퇴하고 날 보호해줄 게 없을 때 주택이 사적안전망 역할을 하죠. 그런데 가뜩이나 주택공급 부족한데, 정부 정책이 강화되니 이게 힘들어진 거죠. 정부에서 어정쩡한 애들은 들어오지 말라고 둘레를 쳐버린 거예요.


리: 정부에서 왜 둘레를 쳤을까요?


김민규: 경쟁이 심화되면 캐시템, 대출을 끌어다 쓰죠. 그게 가격을 올리는 촉매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출 줄였고, 그런데 서울시내 공급여건이 좋지 않다는 생각을 너도나도 하다 보니, 이러다간 영영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진 시기가 된 것 같아요.


리: 분당일산 등에서 대형 재건축이 더 이뤄지지 않을까요?


김민규: 되더라도 거기서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요. 1천세대 재건축하면 새로 나오는 게 3백세대밖에 안 돼요. 어차피 기존 입주자가 있으니까요. 용적률, 층수제한 손대지 않으면 여전히 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어요. 또 워낙 누르고 있어서, 지금 당장 시작해도 재건축은 한참 걸려요.


리: 경기도 공급은 어떻게 보세요?


김민규: 그것도 올해, 내년까지 피크 찍고 없다고 봐야죠.



안개 속 부동산, 내 자산과 내 조건 이해가 먼저다


리: 예전에 <돈이 없을수록 서울에 아파트를 사라>는 책을 냈어요. 책 제목은 여전히 유효한가요?


김민규: 제가 책을 낸 작년 중순만 해도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이미 좀 올라서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어차피 제가 강남 25억 아파트를 사라는 게 아니었잖아요? 그렇게 보면 다른 각도로 볼 수도 있어요. 5~7억 하던 동네가 그렇게 대단한 폭등을 한 건 아니니까요.


리: 그건 기간을 몇 년으로 잡고 보느냐에 따라 상승률이 너무 달라지지 않을까요?


김민규: 그렇죠. 2008년 떨어진 직후 기준으로 보면 엄청 오른 것 같지만, 한참 고점 찍던 2006년 기준으로 보면 또 다르죠. 1990년 기준으로 하면 폭등한 것 같지만, 자장면 1000원하던 시절이 아니잖아요.

따지고 보면 부동산은 굉장히 덜 오른 편이다(…)

리: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서울 아파트 사라 합니까?


김민규: 그건 아니에요. 가격이 오른 것도 있지만, 일단 대출이라는 한도 자체가 쭈그러들었어요. 원래 눈높이 보던 집을 못 사요. 한껏 낮춰야 해요. 굳이 저 정도 출혈 감수하며 거기 살아야 하냐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거든요.


리: 그래서 다 전세로 몰리는 상황이죠.


김민규: 지금 전세 거래량이 활황이에요. 그런데 임대사업자 등록한 집들이 많아져서, 기존에 계약한 사람들은 안 나오고 연장하려고 해요. 2년에 전세금을 5% 이상 못 올리는 제한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변수는 있어요. 5년 뒤 임대의무기한 끝나는 사람들이 많아져요. 그때 가면 새로 전세가를 올릴 수 있어요.


어차피 다주택자들은 임대사업자 등록하며, 받을 수 있는 양도세 혜택은 다 충족시킨 상태잖아요. 그때 가서 새로운 규제를 또 넣겠지만, 그때 정부가 어떤 정부일지 몰라요. 그러니 사람들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거죠.


리: 자, 그러면 경기도로 가야…


김민규: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집까지 빨간 버스 타고 한시간 넘게 걸린다 쳐요. 어린이집 선생님 기다리고 있어요. 하원 도우미 써서 애 찾아오고 집에서 같이 놀아달라고 맡겨요. 그 순간 한달에 백몇십은 그냥 깨져요. 그런데 이것도 맞벌이냐, 외벌이냐… 또는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실 수 있냐, 등의 환경 따라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부동산은 개개인의 조건에 따라 최적해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리: 들으면 들을수록 막막하네요. 거꾸로 보면 이런들 저런들 뭐 어떻냐는 생각도 듭니다.


김민규: 지금 상황이 그렇다는 거에요. ‘일단 올해는 있어보자’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게 굉장히 당연하게 느껴져요. ‘이만큼 올랐는데 또 얼마나 더 오르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세 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거고요. 또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부터 공급 자체가 꽉 막힐 수 있어요. 더 지을 수도권 택지도 없고, 서울에 재건축도 쉽지 않으니까요. 현재의 공급 이하일 가능성이 굉장히 큰데, 그때 가서 또 부딪힐 문제가 아니냐는 거죠.

동탄2만 해도 이 정도다(…)

리: 아파트가 사든 안 사든 참 고민을 많이 낳게 하네요.


김민규: 아파트라는 상품 자체가 지나치게 상품성이 좋고, 가격도 그럭저럭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사기 아이템이라고 봐요. 역세권 바로 붙어 있는 아파트 한 칸이, 실질적으로 사는 사람에게 주는 효용이 너무 큰 거예요. 그런데 너무 개수가 적어요.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치열할 수밖에 없어요. 비쌀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일 좋은 걸 보고 비싸다고 이야기를 하죠. 그런데 사회생활한지 5년, 10년만에 그렇게까지 좋은 집을 어떻게 얻겠어요?


리: 배치표를 보며 죽어라 파고 존버하며 돈 모아야겠군요.


김민규: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가만히 보다 보면, 내 자산에 맞는 아파트 중 그렇게 대단하게 오른 것도 없을 거예요. 보통 배치표 보면 밴드가 다 같이 움직여요. 냉정하게 살펴보고 객관적인 레퍼런스를 보면서 이해해보자는 거예요. 판단은 좀 나중에 하고.



큰 돈 벌 생각을 버리고 접근해야 한다


리: 그 시작은 무엇일까요?


김민규: 자기에게 필요한 게 뭔지 정리를 해야죠. 예산도 마찬가지고. 대출을 얼마까지 썼을 때 감당할 수 있을지도 생각 정리가 필요해요. 연식 ,가격, 평수, 직장, 세대수, 역세권, 이런 것들을 파인드 아파트에 넣으면 해당되는 아파트가 나와요. 이후에는 비슷한 피어 그룹 보여주는 기능, 이전에 봤던 아파트, 새로 가격 등록될 때 푸시 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려 해요. 바로바로 쏴주는 그런 것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어요.


리: 호갱노노와의 차별점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김민규: 호갱노노는 굉장히 잘 만든 훌륭한 서비스에요. 본받을 점이 많고요. 굳이 비교하자면 호갱노노는, 내가 원하는 정확한 대상이 있을 때, 어느 지역 어떤 아파트가 딱 갖고 싶을 때 유용성이 큰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뭘 찾는지 스스로 모를 때가 많아요. 심지어 뭘 모르는지도 잘 몰라요. 그러니 선택이 매우 힘든 거예요.


리: ……


김민규: 그러면 내가 원하는 아파트가 뭐고 그게 어디 있는지 찾아주는 게 의미가 있다는 거죠. 그렇게 좁혀가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곳을 추천해주고 비슷한 곳이 어딘지 보여주고 비슷한 가격대 집이 어디 있다, 이런 시선을 제공해주고 싶어요.

온갖 조건을 다 볼 수 있다

리: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자면?


김민규: 여전히 다만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것이 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보다 더 비쌀 수밖에 없어요. 이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 남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여력 되는 범위 내에서 무리하지 말고 마음 홀가분한 레벨이 분명 누구에게나 있어요. 영혼까지 끌어당겨서 베팅하듯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리: 원래 아파트가 그렇게 인생 베팅하는 거 아닌가요?


김민규: 그건 눈높이의 차이죠. 내가 5억내고 9억 5천하는 집에 전세를 살고 있어요. 아파트 나중에 10억 넘겠지 하는 욕심에 그 집을 사요. 4억 5천을 땡겨야겠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에요? 4억 5천에 대한 이자 4%만 돼도 1년에 1800이에요. 취득세가 또 2,000만원이고, 거기에 복비 줘야하지, 그러면 이미 들어가는 코스트가 2년만 살아도 6~7천만원이 나와버려요. 그런데 6~7억짜리 집 사겠다고 하면 그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거든요.


리: 무리하지 마라…


김민규: 네. 1억 오른다 해도 사실 부동산은 크게 남는 장사가 아니에요. 그래서 적정 지점을 잘 조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조금 투자란 단어를 잊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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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꿈이 아닙니다. 부동산 투자는 내가 살 집부터, 미래가치를 감안하고 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선택이 나에게 최대한 방어적이고 유리한 해결책이 될까, 이 관점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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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강연을 들으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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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연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장소: 강남역 비타임
  2. 일시: 2018년 8월 23일 (목요일) 오후 7:30 ~ 9:30
  3. 강사: 김민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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