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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헬조선이 무엇인지 왜 당신들이 정합니까?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면 헬조선이 끝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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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도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식인 계층이 소위 ‘헬조센 담론’ 에 대해 상당히 안이하게 인식함을 알 수 있다. 비단 이병태 교수뿐만 아니라 헬조센 담론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박찬운 교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는 헬조센 담론이 그 당사자인 청년층에 의해 조직적으로 발화되지 못하고 기성 언론/정치/지식인계를 통해 자의적으로 해석되다 보니 발생한 일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우선 이병태 교수의 경우, 지표를 근거로 들어 헬조센 담론이 과장되었음을 말하지만 그 지표들의 해석은 표면적인 것에 머무른다. 이병태 교수는 우리나라의 삶을 가리키는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 때문에 우리가 현재 겪는 고통은 심리적인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하는데, 이는 그 지표라는 것들이 결국 세대별·계층 별로 분화되지 않은 누적 지표(cumulative)라는 점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헬조센 담론은 1980년대 중후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끝자락부터 시작되었고 1990년대생에 의해 확장되었으며, 이것이 인터넷을 타고 현재 청년층의 대표적인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부모 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베이비붐 세대다. 때문에 청년실업률을 고려하였을 때 아직까지 부모의 그늘을 상당수 벗어나지 못한 청년층을 베이비붐 세대와 분리해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빈곤율이 거의 50%에 이르는 노인 계층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단순히 헬조센 담론을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도외시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화 시기에는 모두가 가난했지만 그만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도 적었다. “재벌 회장은 밥 안 먹고 금덩어리 먹냐”는 발화도 이러한 차원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두가 절대적으로 더 잘살게 되었지만 그만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되었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은 이러한 풍요의 즐김을 장벽 없이 서로에게 전달한다. 한 마디로 매일 해외여행 가서 인스타그램에 인증샷 업로드하는 A와 최저임금 받으며 학자금 대출 갚는 B를 비교하면, 절대적 소득의 수준을 언급할 것도 없이 B가 훨씬 가난한 것이다.

이병태 교수는 여전히 과거 보릿고개 시절보다 잘살면 되지 않았냐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그저 인식의 빈곤을 드러내는 주장일 뿐이다. 인간은 범죄 행위가 아니고서야 당연히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 지식인이라면 이 권리의 어쩔 수 없는 격차를 줄일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지 이러저러한 근거를 들어 어쩔 수 없다는 담론을 설파해서는 안 되는 존재인 것이다.


이에 맞서는 박찬운 교수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박찬운 교수는 나름 현재 청년층에게 공유되는 문제의식을 잘 파악한 것으로 보이나 그저 문제의식만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법률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현재 법률관계의 문제나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기본권이 소득 격차로 인해 얼마나 확대되고, 이것이 청년층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느냐를 해석해야 한다. 물론 위 도표는 언론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므로 그 깊이는 물론 얕을 수 있겠으나 최소한 문제의식만을 재확인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니면 이병태 교수처럼 지표라도 제시했었어야 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이 두 분 교수님의 견해에서 발견되는 오류는 헬조센 담론을 학업과 취업에서 오는 경쟁 및 불평등의 관점에서만 관찰하는 것이다.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면 헬조센이 끝나는가? 여성들은 직장에서 차별받고 여기저기서 일상적인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결혼이나 육아에 관한 조건들은 지속적으로 악화해가고, 아무도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다. 게다가 기성세대들은 이제 인터넷에서 모두 학습이 가능한 본인들의 ‘경험’을 내세우며 청년층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가로막고 일방적 소통을 강요한다.


헬조센은 단순히 청년실업률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기성세대가 수정하지 못한 우리 사회 병폐의 총체다.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이 안 되고 어려워서 불평한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그 불평이 정당하다고 보든 그렇지 않다고 보든 두 분 교수님은 모두 틀린 것이다.

그리고 애시당초 헬조센 이야기는 삶이 어려운 우리가 먼저 시작했는데, 왜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와 소득이 있는 분들께서 우리의 담론을 이렇다 저렇다 규정지으시는지 모르겠다. 당신들의 그 규정 자체가 헬조센이라는 백골탑의 무게만 더한다는 것을 좀 아셨으면 하는 바이다. 


원문: 김현성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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