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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할 때마다 고통을 느끼는 지출통제시스템부터 만들어라

조회수 2018. 7. 1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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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투자 상품 찾는 것보다, 뇌의 특성을 잘 이용해 지출을 관리하는 게 먼저다.

※ 중간계캠퍼스 신병철 학자님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강연을 듣고 참고해서 쓴 칼럼입니다.


대개의 내담자는 좋은 투자 상품이나 수익률 높은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재무상담을 하다 보니 돈을 모으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자세로 점점 더 확신이 드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좋은 투자 상품이나 수익률 높은 금융상품을 찾기에 앞서 지출을 잘 관리하는 게 먼저다.


달리 말하면 잘 쓰는 것인데, 여기서 '잘 쓴다'는 의미가 많이 쓴다는 뜻이 아니다. 꼭 필요한 소비는 주저하거나 인내하지 말고 바로 하되, 불필요하거나 당장 필요치 않은 소비는 통제하자는 것이다.



쾌락과 고민과 고통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신비한 소비의 세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브라이언 넛슨 연구팀은 물건을 구입할 때 우리 뇌 속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해 뇌를 촬영하는 실험을 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좋아하는 제품을 보는 순간 쾌락을 느끼는 중추가 강력하게 활성화된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느끼는 행복의 수준이라고 한다. 이어서 가격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 순간 애매모호함을 느끼는 중추가 활성화되면서 고민을 한다.


마지막으로 결제할 순간이 다가오면 고통을 느끼는 중추가 강력하게 활성화되면서 큰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그 고통의 정도가 칼에 베이거나 불에 델 때 느끼는 고통의 수준과 비슷한 정도라고 한다. 좋아하는 제품을 볼 때의 쾌락이 구입을 결정한 후 결제할 순간이 되면 고통으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쾌락과 고통이 동시에 찾아오는 희귀한 순간.jpg



신용카드, 고통스러운 순간을 지연시키고 고통의 횟수를 줄여 무감각을 유도하다


물건을 파는 기업은 당연히 이러한 소비자의 뇌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많이 팔아 돈을 벌려면 소비자들이 결제할 때 느끼는 극심한 고통을 둔감하게 만들거나 그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바로 그 고민의 산물로 탄생했다. 소비자들이 지갑 속에 돈을 넣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돈이 없어도 신용만 잘 유지하면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결제에 대한 극심한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좋아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가졌다.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의 고통은 사라지고, 고통의 횟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짧은 기간 동안만 짧고 굵게 느끼면 된다.


게다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결제대금 마련에 큰 고통을 느끼게 되는 카드결제청구서를 받은 순간부터 카드 결제일까지는 자책을 하면서 소비를 조금은 자제하지만, 카드결제가 완료된 순간부터 그 고통을 잊고 다음 카드결제청구서를 받을 때까지 또 신나게 긋는다. 망각은 매달 반복된다.



사소해 보이는 기본기부터 기르지 않으면 늘 돈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이런 뇌의 특성과 신용카드 결제의 속성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들도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만들어 대항하면서 돈 관리를 잘하는 소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눈을 뻔히 뜨고도 순간의 욕망에 무릎을 꿇거나 귀차니즘으로 자신을 소비의 침공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다.


게다가 복잡한 시스템이나 새로운 방법에는 거부감이 먼저 든다. 그래서 생각은 하면서도 그 방법을 바로 만들어 실천하지 않는다. 그런 사소하고 귀찮은 방법보다는 대박 기회를 잡을 방법이 없을까 찾아 헤맨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먼 당신이거나 팔랑귀 때문에 잘못된 투자 대상에 돈을 넣어 사기를 당해 돈을 잃기도 한다. 돈에 대한 걱정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고통의 횟수를 늘려 소비를 통제할 수 있는 지출통제시스템을 만들어 대항하라


가장 쉬우면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현금과 체크카드 사용이다. 복잡하지 않아서 거부감이 들지도 않는다.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지불하면 돈의 무게를 바로 체감하게 된다. 똑같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신용카드로 5만 원, 10만 원 결제할 때 무감각했던 몸의 감각 기관이 현금으로 지불할 때는 확 깨어나게 된다.


신용카드 결제는 종이영수증을 받아 챙기고 지갑의 부피를 늘리는 것으로 끝난다. 현금 결제는 지갑에 있는 돈을 꺼내서 상대방에게 건네주면서 먼저 고통을 느끼게 되고, 지갑이 가벼워지면서 이중으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 고통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찾아와서 통증을 느끼게 한다.


그 고통을 줄이려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그것들이 꼭 필요한지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지출을 줄이는 방어기제로 작동할 수도 있다. 게다가 매달 카드청구서를 받지 않아도 되고 카드 결제 대금을 만들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돈에 대한 고민은 늘어도 큰돈 마련의 고통은 사라진다.

현금을 사용하면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2번으로 늘어나 보다 지출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현금을 들고 다니다 보면 분실의 위험이 있고 꼭 필요한 순간 돈이 부족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그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체크카드이다.


그런데 체크카드도 잔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소비를 무감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하루 벌어서 그 돈으로 하루를 살거나 매달 벌어서 돈을 다 쓰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보통 어느 정도의 잔고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바로 현금을 상대방에게 지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결제청구서가 날아오지 않는다는 점 정도의 차이밖에 못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반드시 체크카드잔액 확인을 문자로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결제할 때마다 문자로 통장의 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경각심이 생겨 지출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버는 돈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대로 소비를 하면서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거의 없다. 소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면 버는 돈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없다. 일단 소비에 대한 통제권이 생기고 나면 그다음에 돈을 효과적으로 모으기는 한결 쉬워진다.


뇌의 특성과 결제시스템의 속성을 잘 알고 이용하자. 소비에 지배되어 돈 때문에 매번 고민하지 말고, 잘 작동하는 지출통제시스템을 만들어 실천함으로써 소비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돈을 지배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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