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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은 아이로 향한다

조회수 2018. 7. 1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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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부모가 되었냐고요? 여러분 역시 그런 부모님 아래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최근 온라인 자존감 스터디 참여자의 변화 양상을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터디 초반에는 20대에서 30대 중반의 여성으로 한정되어 있던 참여자가, 30~40대 남성, 아이를 가진 30대~40대 어머니로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어머니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참여 동기는 대략 이와 같았습니다.

나의 자존감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까 두렵고, 아이는 자존감이 높게 자랐으면 한다.

실제로 어머니들의 이 불안은 어느 정도 타당합니다. 저에게 찾아온 분들의 자존감 하락의 원인을 살펴보면, 그것이 내담자 부모의 양육태도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모의 낮은 자존감이 어떻게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부모의 낮은 자존감은 어떻게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① 동일시의 저주 → 스스로 괜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믿는 아이


어머니는 아이를 나와 같이 여깁니다.

EBS 다큐멘터리 <마더쇼크> 2부에서는 고려대학교 김학진 교수팀이 모성애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중 어머니의 뇌 활동에서 이와 같은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간략하게 연구를 소개하면, 본래 자신을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 타인을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다른데, 자녀는 자신을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 같은 곳이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EBS
<마더 쇼크> 2부 (2012.04.03 방송) '엄마 뇌 속에 아이가 있다'

이 사실은 한편으로는 자식을 나인 것처럼 여겨 무한한 사랑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한한 통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엄마가 스스로를 소중하지 않은 존재, 부족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다면 아이 역시 '부족한 존재'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 부족한 존재를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내가 겪었던 부족함 없이 키울 거야'라는 생각은 가장 부족한 것('나는 부족해도 괜찮아'라는 생각)은 제외한 채 아이로 향합니다.


엄마는 아이가 자신이 가진 부족함과 비슷한 점을 조금이라도 보이게 되면 아이를 가혹하게 혼내고, 화를 냅니다. 아이가 실수할 때마다 부족했던 나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아이가 부족하면 마치 내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신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고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아이만은 제발 부족하지 않기를 바라며 아이를 혼냅니다.


아이는 이런 식의 양육을 받아 스스로는 있는 그대로 괜찮은 존재가 아니라, 늘 노력해야 하는 존재,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한 존재, 누군가에게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 존재로 자랍니다. 어머니의 가치관을 내재화하고 자존감 낮은 삶을 답습하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키우듯이 통제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② 인정해주지 않는다 → 자신감 없는, 칭찬을 믿지 않는 아이


엄마는 칭찬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그런 정도의 것 가지고 칭찬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수준에 안주할까 봐, 더는 성장하지 않을까 봐, 그래서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걱정하면서 칭찬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에게 칭찬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나오는 모습입니다. 자신도 스스로를 칭찬해본 적이 없으니, 나와 동일시가 된 아이에게도 칭찬하지 못하는 것이죠.


절 찾아오신 분들 중 상당수가 부모님이 자신에게 칭찬을 해준 적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인정과 칭찬을 받고 초기의 자신감을 형성하는데, 부모님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초기에 자신감이 생길 여지가 박탈되는 것이지요.


오랜 시간 인정이나 칭찬을 받지 못한 아이는 후에 타인의 칭찬을 믿지 못하는 상태까지 가게 됩니다. 칭찬도 받다 버릇해야 그것을 받고 스스로가 믿게 되는데, 계속 그것을 못 받다 보면, 칭찬을 받고 나서는 "저 사람이 잘 모르면서 하는 거야, 잘못 판단한 거야"라든가 "저 사람의 칭찬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걸 거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칭찬을 흡수하지 못하는 토양으로 자라게 된 것이죠.


③ 감정과 욕구를 묻지 않는다 →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잘 모르고 그로 인해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부모는 스스로에 감정과 욕구를 인지하지 못하므로 아이에게도 그런 것을 묻거나 충족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과 욕구 대신 '불안과 함께 만들어진, 해야 할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아이가 실제 어떤 감정과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가 어느 학원에 가야 할지, 이 나이 때엔 영어 수학을 어느 수준까지 달성해야 할지, 코딩 공부를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운동도 중요하다던데 축구를 시킬지, 태권도를 시켜야 할지에만 집중합니다. 오직 아이에겐 '해야 한다'만 남아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해야 할 것만 하고 큰 아이는 나중에 가서 멘붕에 빠집니다. 다 키워 놓고 대학을 보내 놨다니 아이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답니다. 이게 단순히 아이의 문제일까요? 아이는 어려서부터 감정과 욕구에 대해서 관심받거나 충족시키지 못해 자신을 남들과 구별 질 수 있는 특징을 발견할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에, 멘붕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더욱 슬픈 상황은 대학이나 학과, 직업까지도 부모님이 정한 '이 정도는 해야 해'라는 것에 따르는 경우입니다. 아이 역시 부모의 '해야 돼' 압박을 내제 화해서 부모님이 추천한 직업을 결정했지만, 결정하고 나서도 불만족한 삶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해야 할 것의 연장선이었지,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아이는 방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늘 이런 질문을 던지죠.


나는 뭘 좋아하지…? 뭘 하고 싶은 거야?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



왜 나는 그런 부모가 되었나?


여러분 역시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자존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알려지지도 인식되지도 않았던지라 자존감의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했지만, 저는 상당 부분 낮은 자존감 역시 물려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부모님께서 여러 가지 생활사건을 겪고 자존감이 낮아졌거나 (힘들게 삶을 끌어온 분들은 독해져야만 했고,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다는 한계까지 밀어붙였어야만 했기에) , 부모님의 부모님에 영향을 받아서 나의 부모님도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 것이지요.


지금은 다양한 심리학 서적, 육아에 대한 정보 등이 있어서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예전에는 더더욱 신경 쓰지 않았고, 여러분의 부모님 역시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케어를 신경 쓰시지 못했습니다. ("낳아 놓으면 알아서 크겠지") 먹고 사는 게 중요했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떨 때 행복할지에 대해서는 도외시했던 것이죠.


그랬던 과거의 상황을 이해하되 이제는 이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낮은 자존감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나 역시 나의 자식에게 그 자존감을 물려줄 수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죠.

아이는 부모의 뒤를 따라간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높은 자존감을 가진 부모 아래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이는 없다


전 자존감을 연구하는 사람이니까, 역시 답은 자존감에 있다고 봅니다. 절 찾아오신 분들은 '문제 인식'을 시작하셨다는 데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은 문제 인식조차 안 되고 있고 자신의 부모님이 했던 그 방식대로 혹은 더 가혹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부모님들이 그런 기대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나쁜 엄마가 되어 해야 할 것을 시키고 해줄 걸 다 해주면, 나중에 아이는 평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거야

라고 말이죠. 그리고 여기에 언젠가 알아줄 것이다, 혹은 보답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저는 의문이 듭니다. 정말 아이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까요? 여러분의 부모님이 무언가를 못 해줬기 때문에, 옆에서 코치하듯이 케어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자존감이 낮아졌나요? 그걸 해주기만 하면 아이는 자존감 높은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괜찮은 나'라는 인식과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파악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힘'입니다. (저는 이 멘탈을 잘 유지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봅니다.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의 자존감 회복이 무엇보다도 필수적입니다. 행복한 부모 아래 불행한 아이는 없듯이, 자존감 높은 부모 밑에 자존감 낮은 아이가 나올 수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존감이 높은 부모라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위해주고,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충족시켜줄 것이기 때문이죠.


아이 이전에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자존감을 높이기 바랍니다. 자존감을 높이라는 건 수많은 압박과 의무(당신의 부모님께서 부과한)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관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켜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하다 보면 진정으로 아이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스스로가 충만해졌기 때문에 아이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투영된 부족한 모습을 한 아이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아이를 존중한다면 아이 역시 자존감 높은 아이로,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엄마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출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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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멘탈경험디자이너 조명국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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