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쥐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요!
요즘 PC방 게임 점유율은 삼파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가 경쟁을 펼친다. 이 세 게임의 공통점은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한다는 것. 예전 ‘스타크래프트’가 그랬고 모든 대전 게임이 그렇다. 사람 대 사람의 게임에서는 결국 컨트롤이 승패를 가른다.
모든 스포츠는 기본자세가 중요한데, E-스포츠로 불리는 게임도 나만의 자세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니 정답은 없지만 개중에서도 마우스 그립은 ‘나에게 맞는 그립법’을 찾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마우스는 그냥 잡으면 되는 것 아니었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팜 그립 Palm Grip
팜 그립은 손바닥 전체와 손가락까지 모두 마우스에 밀착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그립법이며 손목보다는 팔을 써서 마우스를 움직인다. 손바닥은 제일 아래까지 대부분 마우스 본체에 밀착하고 엄지손가락은 마우스 좌측면에, 검지와 중지는 각각 마우스 왼쪽과 오른쪽 버튼에 붙이며 약지와 소지는 마우스 우측면에 붙이는 형태다.
팜 그립은 손목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손목에 무리가 덜 간다. 그래서 오랫동안 게임할 때 상대적으로 다른 그립법에 비해 손목 건강에 유리하다. 한쪽 방향으로의 큰 움직임이나 제한된 공간에서의 정확한 움직임에도 적합하다. 하지만, 신속한 방향전환과 화려한 컨트롤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게임 장르나,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팜 그립이 안 어울릴 수도 있다.
팜 그립은 FPS(First Person Shooter) 게임에서 저격을 하거나 중거리 이상에서의 교전 등, 멀리서 움직이는 적을 정확히 따라가며 조준할 때 정확도가 높다. 대신에 사방에서 적이 쏟아지는 난전에서는 신속한 방향전환이 어려워서 불리하다. 근거리에서는 상탄 조절(총기 반동을 마우스 움직임으로 제어하여 조준점을 유지하는 것)에 유리하기 때문에 초근접 전투에서는 성적이 꽤 괜찮은 편이다.
반면 마우스 커서를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RTS(Real-Time Strategy)나 AOS(Aeon of Strike) 장르에서는 감도를 높일 경우 커서가 너무 날아다녀서 원하는 곳에 정확히 멈추는 컨트롤의 정교함이 떨어지고, 감도를 내리면 커서가 너무 굼떠서 팔 전체가 금세 피로해지는 약점이 있다.
팜 그립에는 감도가 민감하면서도 약간은 무거운 마우스가 적합하다. 때로는 세밀하게, 때로는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하고, 정밀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가벼운 제품보다는 적당히 묵직한 제품이 어울린다.
팜 그립용 추천 마우스
클로 그립 Claw Grip
클로 그립은 손목을 마우스 끝부분에 올리고 손가락은 세워 버튼을 누른다. 손바닥 중간이 뜨고 손바닥 제일 아랫부분만 마우스와 닿는다. 팜 그립에 비하면 손바닥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손가락을 세워서 손가락 끝으로 버튼을 누르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빠르다. 또한 마우스 위에 손목을 올려놓으므로 팜 그립처럼 손목 피로도가 낮다.
장점은 버튼을 누르는 속도가 팜 그립보다 유리하다. 다만, 초탄을 신속히 맞추는 반응속도를 얻는 대신 적을 따라가는 조준은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다. 손이 큰 사용자들은 손목을 바닥에 살짝 대고 클로 그립과 핑거 그립의 중간 정도로 변형해서 쓰기도 한다. 또 클로 그립 사용자 중에는 상황에 따라 팜 그립과 핑거 그립을 오가며 쓰는 사용자들도 있다.
클로 그립용 추천 마우스
핑거 그립 Finger Grip
팁 그립, 핑거 팁 그립이라고도 한다. 손바닥과 손목을 마우스와 전혀 접촉하지 않고 오직 다섯 개의 손가락과 손목의 힘만으로 마우스를 제어하는 자세다. 손목은 마우스패드에 붙박이처럼 고정하고 검지와 중지로 버튼을 누르고 나머지 손가락은 마우스 좌우를 잡고 마우스를 컨트롤한다.
단점은 손목 건강에 안 좋은 그립법이라는 것이다. 핑거 그립은 손목 스냅과 손가락 힘으로 마우스를 컨트롤한다. 그래서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이 손목 부상을 입었다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손목 부상을 입은 선수들의 그립법이 핑거 그립인 경우가 많다. 핑거 그립 사용자는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벼운 제품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대신 마우스를 클릭하는 반응속도가 빠르다. 마우스를 사방으로 움직이는 것도 기민하다. FPS보다는 커서가 눈에 보이고 커서를 움직여서 명령을 내리는 RTS, AOS 장르에서 많이 쓴다. FPS에서는 상대방을 정신없이 괴롭히는 근거리 전투와 난전, 화려한 컨트롤에 적합하다.
단 평소에 손목을 한곳에 고정하기 때문에 마우스를 아래로 내리는 거리가 짧아서 상탄 조절을 오래 할 수 없다. 그래서 돌발상황 난사에서 의외로 승률이 낮다.
같은 이유로 멀리서 뛰어가는 적을 조준점에서 놓치지 않고 따라붙는 것에도 약하다. 손목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마우스가 움직이는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탄 조절을 할 때나 조준 상태를 적에게 고정할 때 손목이 아닌 팔을 쓰도록 연습해야 한다.
핑거 그립 추천 마우스
프로게이머들은 어떤 그립법을 쓸까?
대표적인 FPS 게임,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들은 어떤 그립법을 쓸까? 다나와에서 창단한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임단 ‘DPG(Danawa Play Game)’ 의 이승우(Kezwik, 케즈윅), 조준형(Mirdayo, 미르다요) 선수의 마우스 그립법을 알아봤다.
나에게 편한 그립법에 맞춰 장비를 세팅하자
사실 마우스 그립은 누군가 알려준 것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다 자연스럽게 익힌 습관이라 할 수 있다. 수년에서 수십 년 몸에 벤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본인의 습관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조금 더 다듬거나 그에 적합한 마우스, 액세서리의 도움을 받는 게 나을 것이다. 이 기사로 자신의 마우스 그립법을 다시 살펴보자.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유민우 news@danawa.com
원문: 다나와 D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