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대

조회수 2018. 5. 24. 10: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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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흐름 관찰을 습관화하라.

그냥 직장이 갖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안정된 직장을 갖길 원한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가기만 하면 간이고 쓸개고 모두 빼줄 것처럼 행동한다. 그렇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는 점차 변해간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이들처럼 말이다. 처음의 목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직장이라는 개념을 직장을 가지기 이전과 가진 이후, 우리는 다르게 해석해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직장에서 특별해 보이는 ‘자아실현’과 비슷해 보이는 목적은 모 연예인이 나와 “난 하늘을 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인정하지 못하거나 허무맹랑한 소리로 인식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적어도 코칭을 통해 만나본 대다수가 그랬고, 다른 부류로 생각하는 사람이 10%도 채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냥 직장은 직장일 뿐이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사람이 이상한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 직장과 직장생활


우리는 직장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 시작과 중간과정에서 어떻게 활동할까?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된 부분을 발견할 수 있고, 직장에 대한 관점은 우리 부모님 세대가 바라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개인보다 조직이 우선이고, 늘 개인은 희생을 위한 존재였으며, 조직의 리더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 것이 당연시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직장은 자기 자신과 양립하기 어려운 존재다. 본의 아니게 지금 직장에 온 사람이 대다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직장이기에 출근 때부터 늘 퇴근을 목놓아 기다린다. 그러다가 일에 몰입하는 몇몇의 순간 또는 고비를 넘기며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고 만다. 그리고 다음 날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우리 직장생활은 표면적으로 멀리서 살펴보면 거기서 거기다.


두 번째,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가치를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아니 그러기 싫다. 마치 지금 다니는 직장의 보스에게 굴복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형식상 월급을 주는 것은 직장이지만 마치 리더가 나에게 매월 주는 용돈과 유사한 개념이다. 물론 그 용돈이 아무리 많아도 늘 나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러기에 난 늘 착취당한다고 생각한다. 그 구조를 뒤집고자 창업을 하지만 이 또한 녹록하지 않다.


세 번째, 직장 내 나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직장생활 하는 이들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녀)가 상사일 경우에는 더더욱 버티기 어렵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나 직장 상사는 어느 정도의 시일이 지나면 무기력, 무능력, 무감각하다고 느낀다. 나 또한 그렇게 비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누군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보다, 내가 보는 관점이 더 중요하고 정확하다 생각한다. 그렇게 특정된 고집, 아집,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이상의 관점이나 가치를 가지기 점점 어려워진다.


네 번째, 직장 안팎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녀)와 나눌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 이상을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이상을 내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머리가 굵어졌으면 절대 자신의 것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작은 부분이 가치 교환되고, 오랜 시간 신뢰 관계를 유지한 결과로 얻을 수 있다. 학창 시절만큼의 끈끈한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이를 만났거나 얻었다면 정말 천운이다. 그만큼 운이 좋다는 것이고, 무엇이든 될 팔자다.


다섯 번째, 한 직장을 오래도록 다니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당연히 한 직장의 전문가는 존경과 높은 연봉 등 그에 걸맞은 대우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좋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낸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그때까지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하는 것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직장을 떠나고서는 이전과 같은 대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전 직장으로부터 이어진 전관예우가 통하는 시대는 지나간다. 경력직 이직할 때 철저한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이유도 부풀려진 커리어를 잡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그래 왔다. 하지만 위 다섯 가지 개념을 다르게 이해해야 하는 세상이 온다. 직장을 더 이상 돈벌이, 일하는 커뮤니티 정도의 관점으로 바라보다가는 큰코다친다. 언제든 조직 안팎의 다양한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 기술, 기업 등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나타나고 가만히 자리만 지키면 되었던 나에게 위협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본 적이 없기에 관점 및 생각을 바꾸기조차 쉽지 않다.



개인뿐 아니라 조직의 성공에도 매너리즘이 찾아왔다


이는 몇몇 잘 나가는 기술을 갖추는 것 이상의 절대적·시대적 가치의 변화를 의미한다. 몇 가지 기술만으로 오래도록 먹고살 수 있었던 시대의 종말을 예고·예견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해졌고, 직장을 단순히 몸담은 조직 정도로 봤던 관점의 변화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관점과 철학으로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직장생활 한다는 것이 점차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직장을 ‘현재 다니는 조직’에 국한해 생각해도 충분했다. 인간의 직장 수명보다 조직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었기 때문이다. 평균 30년 정도 근무한다고 볼 때 현존하는 중견 기업 이상의 조직은 3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고객의 꾸준한 선택에 의한 결과물이고, 그동안 어떤 혜택을 입었든 자신의 생존력을 증명한 기업들이다.


그렇게 스스로 살아남은 기업들 또한 앞으로도 동일한 결과를 낼지 장담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각종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며, 이를 통해 나타난 세상의 변화는 기업이 즉각 적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고객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고, 다양한 직무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변화를 예비하고 상황에 적합한 선택을 하도록 늘 준비해야 한다. 조직이 그런 면에서 개인보다 안전하다고 믿었지만, 그 또한 이제 믿을 수 없다.

과거에 신경 쓰지 않았던 조직의 명운에 대한 부분까지도 개인이 함께 고민하고,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조직 내의 선택을 조직 밖으로 확장해 현재 몸담은 특정 업계를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미 그런 관점을 가진 이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성과가 벌어지는 것을 현장에서 여러 번 경험했다. 당장은 ‘프로페셔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수년이 흘러 연봉, 명성 등이 차이 나면서부터 철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제 막 취업 준비를 하는 이들에게 ‘업계가 어떻게 흐르는지 관찰’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나에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종종 해보라고 말한다. 언제든 자신이 속한 조직을 갈아타야 하며, 이때 자신이 쌓고 싶은 전문성의 방향이 확보된 상태에서 이직해야만 미래 가치가 담긴 커리어를 보장받는다. 적어도 조직에 기대지 않고 이용하는 게 개인의 행복한 생존에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주도권을 조직에게 넘기지 않고 커리어의 주인이 나라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눈치 안 보는 전략이 바로 그 핵심이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개인에게도 중장기 관점으로 자신의 일 또는 분야의 세부적인 선택의 안목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변해야 하는 직무적 성격은 몸담은 조직의 타성 때문에, 또는 업계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느리게 대응하는 것 같다. 과거 성공 패턴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 고수하는 것을 보면 인간은 쉽사리 변하기 어려운 존재인 것은 분명하다.



직장의 확장된 개념, 업계, 그리고 ‘나’ 바로 보기


앞으로는 조직 안에서의 여러 선택이 조직 밖으로까지 빠르게 영향을 미치는 세상이 온다는 걸 뜻한다. 자연스레 눈을 조직 밖으로 돌려 새로운 변화 등을 통해 내부 선택을 하고, 그 반대의 활용 또한 가능하도록 유연한 관점과 선택이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조직과 개인이 일정한 기간과 간격을 유지하며 상생 가능한 형태로 발전 가능성을 함께 논의해야 함을 뜻한다. 향후 ‘자율 고용제’의 문화가 정착될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직장도 계약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등의 형태적 변화가 생길 것이다.


앞으로 조직 안팎 개인의 선택은 기성세대가 성장했던 방식으로부터 탈피해야만 생존함을 시사한다. 물론 당장은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하기에는 성급하지만 단순히 일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치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여러 기업에서 보여주었다. 20세기에 만들어진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은 21세기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심지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적용된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수년 동안 대기업 및 중견 기업의 희망퇴직 그림자는 막 입사한 신입사원도 그 대상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피터의 법칙

따라서 문턱만 통과하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남보다 올바르거나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쟁하지 않는 것이 전략의 기본이지만 필연적 경쟁으로부터 쉽게 자유로울 수 없기에, 되도록이면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책 또한 이런 부분을 지적한다. ‘다름’으로부터 ‘생존’하고, 그 다름이 결코 남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며, 다름 자체가 뛰어남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앞으로 생존을 위해 대다수 직장인에게 필요한 자세다. 


안일한 생각으로 당장 먹고살 조직을 찾아 들어온 이에게 미래 개인적 과제의 변화는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변화가 될 것이다. 마치 직원임에도 알바처럼 일하는 몇몇 무임 승차자에게는 먼저 불호령이 떨어지며, 그게 꼭 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결국 조직원이자 전문가로서 얼마나 능동적·자율적으로 일하는가, 처음부터 그러한 직장 또는 직업을 택해 정진했는가, 그리고 직장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프로라면 갖추어야 할 마땅한 프로의식이 이미 직장의 포괄적 범위에까지 적용되었으며, 그에 걸맞은 충분한 실력은 기본이다. 가져야 할 스킬과 테크닉이 기본 중 기본이라면, 그 이상의 철학적 가치를 겸비한 이가 더욱 오래도록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에 어울리는 좋은 인성과 태도는 기본이다. 그 이상을 뛰어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쉽게 누구나 따라 하기 힘든 무언가(Business Career Attraction)를 가진 이가 살아남는다.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하거나 믿었던 직장에 대한 정의 및 의미를 다르게 해야만 생존을 보장할지 모른다. 그래야만 행복할 것이다. 다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과거의 성공만큼 절대적으로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다. 우리가 새롭게 정의해야 할 직장에 나만의 가치를 불어넣지 못하면 조직에 오래 남을 수도 없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기회도 스스로 차버리는 꼴이 된다.

직장에 ‘나만의 가치’를 불어넣어야 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안일한 생각을 가진 ‘나’다. 나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는 결국 ‘나’고, 그다음이 직접 경쟁상대가 될 조직 속의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업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다. 너무 평범하다고 볼 수도 있다. 대신 그 평범한 진리만큼 깨닫고 몸소 실천하는 이가 매우 드물다. 


원문: Eden Kim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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