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중독자가 알려 주는' 샐러드의 과학

조회수 2018. 3. 22.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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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고르고, 토핑을 얹는 것 모두 정교함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한가지 자백할 것이 있다. 나는 샐러드 중독자가 맞다.


나는 언제고 한밤중에 아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발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주방으로 와서 한 손에는 비네그레트 소스 통을, 다른 손에는 아루굴라 그릇을 들고 있는 나를 덮칠까 봐 조마조마해 하며 살고 있다. 일부러 채소를 더 많이 요리해서 샐러드가 먹고 싶은 욕구를 누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식기세척기를 돌리기가 귀찮거나, 아니면 17층까지 한참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내에게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처럼, 게으름이 나를 덮쳐서 진짜 채소를 조리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채소 보관실에 있는 상추의 머리가 나에게 놀리면서 ‘나는 무지 간단해요. 드레싱을 발라 주세요, 켄지. 나를 꺼내서 드레싱을 입혀 주세요.’ 이렇게 속삭일 때, 나는 그만 항복하고 만다.


샐러드의 유혹을 누가 당해 낼 수 있겠는가? 저녁 식탁에 색과 맛, 생기, 중요한 모든 섬유소를 더해 주고 또 순간의 주목을 받고, 아주 간단하고도 균형이 잘 잡힌 한 끼 식사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챔피언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필요한 것은 신선한 채소와 좋은 드레싱만 있으면 된다(그리고, 드레싱은 사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샐러드란 정확히 무엇인가? 목욕하는 동안 여러분 뇌리를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형이상학적 질문이다. 그래서 제가 쉽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샐러드는 녹색 채소나 그 외 기타 채소, 고기를 섞든, 아님, 차게 해서 차려 내든, 따뜻하게, 혹은 뜨겁게 차려 내든, 모든 샐러드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샐러드는 식탁에서 자르거나 칼이 필요하지 않으며 둘째, 톡 쏘는 드레싱과 함께 차려 내서 주재료를 코팅하면서 수분과 신맛을 더한다. 가장 단순하게는 신선한 녹색 채소를 살살 섞는 것에서부터 얼마든지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 마시길, 복잡하다 해도 정말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으니.


샐러드의 광적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겁나는 그런 분들을 위해 나는 당장 직접 자신만의 샐러드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도록 6단계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규칙이란 기본이 되는 것으로, 모든 규칙과 마찬가지로 깨지기 쉬운 것이다. 그리고 그 규칙 중 몇 가지는 여러분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1. 가장 신선한 최상의 녹색 채소를 구하고 조심스럽게 손질한다.


시들어 버린 채소로 샐러드를 만드는 건 최악이다. 좋아하는 녹색 채소의 종류를 정하고 손질하고 씻고 조심스럽게 보관하고 유효기간이 다 되기 전에 소진한다.


 

2. 고른 녹색 채소에 어울리는 드레싱을 고른다.


샐러드드레싱은 크림 같거나 묽거나 순하고 은은하거나 톡 쏘면서 자극적이다. 사용하는 드레싱은 녹색 채소와 맛을 겨루거나 압도하지 않으면서 채소 맛을 강화해 주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3. 맛이 강하거나 향이 나는 고명을 올린다(선택사항).


이런 재료는 여러분이 샐러드를 먹을 때 입안에 맛이 확 터지게 해서 흥미를 주는 재료들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재료들은 다음과 같다.

파르메산, 페코리노 로마노, 숙성된 고다, 부숴 놓은 블루 치즈, 페타, 염소젖 치즈처럼 몹시 자극적인 치즈를 얇게 깎아 놓은 부스러기

파슬리나 바질, 고수 잎, 딜, 차이브 같이 연한 허브

건포도, 커런트, 크랜베리 같은 건과일

양파나 샬롯처럼 맛이 아린 채소

살라미 스틱이나 스페인식 초리조, 햄 혹은 익힌 베이컨과 같이 소금에 절인 고기

올리브나 케이퍼, 앤초비처럼 식초에 절이거나 소금에 절인 재료



4. 질감의 대비를 위해 ‘바삭바삭한 식재료’를 섞는다(선택사항).


양념이 잘 된 크루통은 여기에 아주 적합하다. 아몬드나 해바라기 씨 같은 구운 견과류나 씨앗도 좋다. 견과류나 씨앗을 구울 때는 베이킹팬에 깔고 오븐이나 토스터 오븐에 넣어 180℃로 약 10분 정도 굽는다. 약간 색이 변하면서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난다.


5. 생과일 또는 조리한 과일, 채소 혹은 고기와 해산물처럼 뒤를 받쳐 주는 재료를 넣는다.


얇게 자른 피망이나 반으로 자른 대추 토마토, 래디시 조각이나 갈아 넣은 당근 등의 생채소 혹은 차게 식힌 자른 고기(남은 스테이크, 치킨)나 한입 크기의 찬 해산물(새우, 바닷가재, 오징어)을 넣어주면 녹색 채소 샐러드에 멋진 포인트가 된다. 구운 사과나 배는 간단한 샐러드를 완벽한 메인 요리로 손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재료들이다.


물론, 잘게 썬 일부 샐러드와 구운 채소 샐러드, 데친 뒤 식힌 채소 샐러드, 조리한 흰 콩류나 기타 말린 콩으로 만든 샐러드에서처럼 녹색 채소 대신 채소로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다.


 

6. 샐러드에 적당한 드레싱을 넣고 바로 먹는다.


녹색 채소는 드레싱을 넣으면 바로 숨이 죽는다. 그러므로 제일 마지막에 드레싱과 간을 하고 최대한 부드럽게 묻힌다. 이 말은 볼에 넣고 손으로 살살 섞으라는 뜻이다.


샐러드를 만드느라 이런 단계를 거칠 때, 대개 조금 적은 것이 더 낫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치즈와 앤초비, 살라미, 양파, 토마토, 구운 견과류, 허브가 정말로 필요한가? 아마도 필요 없을 것이다. 나는 많은 샐러드 레시피를 소개하지만 이런 레시피를 설계도로 생각하는 게 좋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샐러드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도구로서의 설계도 말이다.


 

샐러드용 녹색 채소 고르기


나는 샐러드용 녹색 채소를 네 가지 기본 그룹으로 나눈다. 아삭한 맛, 매콤한 맛, 순한 맛, 씁쓰름한 맛. 그리고 대부분 이 그룹에 있는 한 가지는 다른 재료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저 샐러드 같은 경우, 양상추를 넣어도 맛은 크게 바뀌지 않지만, 매콤한 아루굴라나 씁쓸한 적색 치커리로는 만들 수 없다. 다음은 이런 항목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상추 종류이다.


 

아삭한 상추


크림 같은 마요네즈나 유제품을 기본으로 한 드레싱이 가장 잘 어울린다.


양상추는 아루굴라가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서 갑자기 너무 흔한 싸구려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양상추만큼 아삭하고 상쾌한 맛이 있는 상추는 드물다. 강한 맛을 내는 건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도 오랫동안 아삭함을 유지한다. 블루치즈 드레싱이나 뜨거운 햄버거 패티에서도 모양을 잘 유지한다. 양상추는 냉장고에서 2~3주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늘 가지고 있으면 쓸모가 많은 식재료이다.

로메인은 코스상추로도 불리며 시저 샐러드를 위한 정석인 선택이다. 연하고 노란 속잎은 녹색의 겉잎보다 더 아삭하고 달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색이 짙은 겉잎은 버리기도 한다. 이 상추는 부드러운 마요네즈를 기본으로 한 드레싱에 잘 견딘다. 아주 비슷한 품종으로는 리틀 젬이나 슈크린상추가 있으며 이들은 더 작고 더욱 부드럽다.

녹색 잎과 붉은 잎, 다른 종류의 상추들 – 오크리프, 적상추, 롤로 비온다, 샐러드볼과 같은 상추는 가장자리가 연한 잎이 느슨하게 들어차 있으며, 로메인 상추나 양상추보다 훨씬 더 섬세하다. 이런 상추는 잎이 여유있게 들어차 있으며 가장자리 부위가 연하다. 대부분의 품종은 맛이 아주 순해서 크림 같은 드레싱이 잘 어울리지만 드레싱을 한 이후에는 숨이 죽기 전에 바로 먹어야 한다. 순한 비네그레트도 잘 어울린다.

버터(보스턴) 상추와 비브 상추는 상추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우며 큰 컵 모양으로 약간 달콤하다. 녹색 잎 상추처럼 버터나 비브 상추도 드레싱을 한 뒤 최대한 빨리 차려 내야 한다.



매콤한 녹색 채소


톡 쏘거나 순한 비네그레트와 가장 잘 어울린다.


아루굴라는 때로는 로케트 또는 루콜라라고 불리며, 가장 폭넓게 구할 수 있는 매콤한 녹색 채소이다. 비교적 작고 순하고 부드러운 잎에서부터 크고 튼튼하고 매콤한 큰 잎까지 다양하다. 더 넓고 더 매콤한 사촌인 실베트는 요즘 점점 더 구하기가 쉬워졌다. 아루굴라의 매운맛에 압도되지 않는 강한 비네그레트와 가장 잘 어울린다. 나는 미리 씻어서 플라스틱 통에 든 아루굴라를 사기 때문에 저녁 식사에 곁들일 샐러드를 재빨리 차려 내지 못할 때 변명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물냉이는 다년생의 잡초성 채소로 매운맛으로 사랑받는다. 물냉이 줄기는 꽤 굵지만 잎은 비교적 빨리 시들기 때문에 먹기 하루나 이틀 전에 구입한다. 다닥냉이와 고지대 냉이는 고급 슈퍼마켓에서 흙이 있는 용기째 가끔 볼 수 있다. 이건 잘라서 원하는 대로 샐러드에 넣으면 된다.

일본 겨자 또는 거미 모양 겨자 잎으로도 알려진 미즈나는 아루굴라와 식감이 비슷하지만, 훨씬 더 맛이 순하다. 다 자라면 볶음 요리에 적합하며 어릴 때는 순한 비네그레트를 넣어서 샐러드로 먹으면 아주 좋다.



맛이 순한 채소


순한 비네그레트와 가장 잘 어울린다

시금치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녹색 채소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채소 중 하나이며, 샐러드나, 간단히 프라이팬에 볶거나 쪄서 곁들임 요리로 먹을 수 있다. 나는 요리하기에 더 좋은 질기고 섬유질이 많은 곱슬한 시금치보다 더 순하고 달고 부드러운 납작한 잎의 시금치(플라스틱 통에 넣어 파는 어린잎 종류나 묶어서 파는 다 자란 납작한 잎 종류)를 더 좋아한다.

탓소이는 겨자 시금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주 조금 청경채를 연상시키는 순한 양배추 같은 얼얼함이 있다.

마헤는  마타리 상추의 프랑스식 이름이다. 이 상추는 뿌리에 4~5장의 잎이 붙어 있는 작은 송이로 나온다. 맛이 아주 순하고 연하다. 그래서 드레싱은 차려 내기 바로 전에 조금만 해야 한다.


 

쌉싸름한 채소


크림 같거나 비네그레트를 기본으로 하는 맛있는 드레싱이면 다 잘 어울린다.

민들레 잎 혹은 아주 비슷한 이탈리아의 푼타렐라는 약간 매콤한 것에서부터 매우 다양하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색이 연하고 부드러운 잎이 맛이 더 순하고, 잎이 크고 뻣뻣하고 진한 녹색이면 많이 쓰고 질겨서 샐러드에 사용하기 어렵다.

벨지언 엔다이브는 약간 쓰고 물기가 많다. 잘게 썰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생채소 전채요리 접시에 낱장으로 올리고 크림 같은 소스나 드레싱 그릇과 함께 차려 내면 멋지다.

컬리 엔다이브는 프리제나 치커리라고도 한다. 진하고 연한 녹색 겉잎이 작고 섬세한 머리에 붙어 있으며, 달고 부드러운 연한 노란색 속잎을 겉잎이 둘러싸고 있다. 강박적인 유형이나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들은 가장 부드러운 속잎만 빼고 다 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아주 열심이지만 기술은 없는 조수를 바쁘게만 할 뿐 실제로는 아주 질긴 녹색 잎만 간단히 잘라 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적색 치커리는 머리가 작은 붉은 양배추와 비슷하다. 잘 드러나지 않는 단맛도 있지만 쓴맛이 아주 강해서 샐러드에 넣으면 아주 강렬할 수 있다. 그릴 구이를 하거나 뜨거운 오븐에서 구워 캐러멜라이징을 하면 단맛이 강화될 수 있다. 허브와 간단한 비네그레트를 곁들인 그릴에 구운 적색 치커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샐러드 중 하나이다.

에스카롤 또는 넓은 잎 엔다이브는 컬리 엔다이브의 큰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쓴맛은 비슷하나 조금 약한 편이다. 컬리 엔다이브처럼 부드럽고 연한 녹색이나 노란 잎이 제일 좋다. 크고 진한 녹색 잎은 버려야 한다.



샐러드용 녹색 채소 씻기


주의해서 고르고 기본적인 손질을 하는 것 이외에, 대부분의 샐러드용 녹색 채소는 흙이나 모래, 벌레를 제거하기 위해 씻어 줘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채소 탈수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나는 적어도 4ℓ는 되는 큰 탈수기를 사용하는데 그래야 한 번에 네 명 분량을 충분히 준비할 수가 있다.


녹색 채소를 제대로 씻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채소 탈수기 뚜껑을 열고 바스켓을 제자리에 넣는다.

차가운 물을 받은 뒤 채소를 담그고 뚜껑을 닫은 뒤 10~15초 정도 돌린다.

바스켓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다.

흙이나 모래가 바닥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걸 버리고 계속 헹구는 과정을 되풀이해서 물이 완전히 깨끗해질 때까지 한다.

그러고는 물기가 완전히 빠질 때까지 탈수기를 돌린다.

머리가 다 붙은 상추는 온전하게 보관하고 낱개로 뜯어진 상추는 구입 후 바로 씻어서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 넣어 보관하거나 키친타월에 말아서 비닐 팩에 넣고 구멍을 약간 열어 둔 채 보관한다.


 

샐러드에 넣는 녹색 채소 손질 방법


샐러드용 녹색 채소는 끓는 소금물에 데친 뒤 얼음물에 넣어 식혀야 밝은색을 유지한다. 데치면 질감이 좋아지고 가장자리의 날카로운 부분이 없어진다. 샐러드에 넣기 전에 물기를 제거해 줘야 비네그레트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다.


 

샐러드에 넣는 과일


과일은 여러 면으로 채소 샐러드의 질감과 맛에 대비 효과를 준다(과일 샐러드와 반대로). 다음은 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범주이다.

생과일은 얇게 썬 사과나 배 혹은 설익은 망고처럼 아삭하고 약간 신맛이 날 때가 최고이다. 감귤류 쉬프렘(막으로 분리되는 감귤류의 쪽)을 샐러드에 넣으면 맛있다.

건과일은 준비하기가 빠르고 쉽다. 채소 샐러드 안에서 농축된 달콤함과 맛이 터진다. 나는 특히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말린 크랜베리를 씹는 걸 좋아하지만 건포도나 커런트, 건사과, 살구, 무화과, 건자두도 사용한다.

팬에 구운 과일은 약간의 버터와 설탕을 넣고 캐러멜라이징해서 가벼운 샐러드에 풍성함과 복합적인 맛을 더한다. 나는 특히 팬에 구운 사과와 배에 매운 채소를 섞는 걸 좋아한다. 사과와 배, 마르멜로나 단단한 씨 있는 과일 등 조직이 치밀하고 아삭한 과일을 사용한다.

원문: 셰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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