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안 하고 퇴근해도 됩니다: 워라밸 함정에서 벗어나기

조회수 2018. 3. 15. 16: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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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강제 오프 제도를 동원해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 야근 문화를 한 방에 없앤 제도가 있다

A 기업 워크숍에서 ‘우리 회사가 일하기 좋은 즐거운 일터라고 생각할 때가 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했었다. “퇴근할 때 수고했다, 고생했다 말해주는 것” “팀장이 솔선수범해서 휴가 다 쓰는 것” “명절 혹은 연휴 전날 팀장이 먼저 일찍 퇴근하는 것” “바쁜 사람에게 다가와 ‘도와줄 것 없냐’고 물어주는 것” “책임져 줄 테니 한번 추진해 보라고 지지해 주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얘기들이 나왔다. 특이한 얘기가 하나 있었다.

“퇴근할 때 인사하면 눈치 보이니까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는 것”

이게 웬 말인가? 이 회사는 이미 습관성 야근문화가 거의 사라진 회사인데 이런 얘기가 나왔다. 사실 이 회사에 야근문화가 없어진 건 불과 1년이 되지 않았다.


강제 소등을 하고 PC 강제 오프 제도를 동원해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 야근문화가 없어진 이유가 ‘퇴근할 때 인사 안 하기’에 있었다. 야근문화를 없애자고 캠페인을 해도 임원과 팀장과 같은 인사관리자가 일하고 있으면 부담 없이 퇴근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 사정이 있어 부득이 정시퇴근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퇴근 인사를 하면서 ‘먼저 간다’고 미안해하고 ‘수고하시라’고 말하고 간다. 가끔 심기가 불편한 리더는 “지시한 일은 끝낸 거야?”라든가 “요즘 개인적으로 바쁜 일 있나 봐?”라든가, 아주 괴팍한 리더는 인사를 받지 않고 못 들은 척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어야 한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자리에 앉아있는 리더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번개같은 탈출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아예 ‘퇴근할 때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기’를 제도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제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게 말이 되는 거야? 한 직장에서 종일 같이 일했는데 퇴근할 때 ‘수고했다’라고 인사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워라밸도 좋고 청년세대에게 맞추는 것도 좋지만 회사에서 출퇴근 인사는 기본 아닌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걸 좋다고 청년세대들이 말한다면 예의나 윤리관념이 부족한 기본이 안 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윤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청년세대들의 생각은 어떨까? 청년세대들은 이 제도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유는 아무리 정시퇴근 캠페인을 해도 임원이나 팀장이 일하고 있는데 얼굴 마주 보고 “먼저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 제도가 도입되고 나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청년세대를 편하게 만들어준 제도인 점은 충분히 알겠다. 그렇다면 이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청년세대들은 이 제도를 당연한 권리로 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이 제도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주는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일하기 좋은 즐거운 일터라고 생각할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청년세대들은 “퇴근할 때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는 것이다”라고 답한 것이다. 회사의 직원에 대한 배려를 당연한 것이라고 넙죽 받아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라고 인정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기성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좋아요”라고 전폭적인 지지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라는 입장이었다. 기성세대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리더 중에는 “요즘 직원들은 회사에 오는 게 아니라 업무를 하러 공정에 투입된 사람들 같다”는 하소연을 한다. 출근할 때 인사 한 번 하고 나면 그때부터 자기 일만 하다가 인사도 없이 퇴근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불편하다는 얘기다.


부르기 전에 먼저 와서 상의하는 법이 없고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불러서 얘기를 하면 표정도 좋지 않고 부서원들을 모아 회의를 하면 불편한 얼굴로 말 한마디 없이 앉아 있다가 쪼르르 자기 자리로 가서 자기 일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 나중에 이들이 리더가 되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리더에 따라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많은 수의 리더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니 해결책이 필요하다. ‘퇴근할 때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기’는 습관성 야근문화를 없애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다만, 확실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직원들 간에 인사도 안하고 시간이 갈수록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소속감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


‘워라밸’ ‘워라밸’하는데 ‘워라밸’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긴급한 업무가 있는데 오후 6시 정규 퇴근시간이 되면 일을 중단하고 퇴근하는 것이 워라밸인가? ‘일과 삶의 균형’은 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본다.


‘균형’이라는 말은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어 말 자체가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 ‘일과 가정의 양립’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워라밸’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니 ‘워라밸’이라고 표현하겠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일과 동료들에게 몰입하는 것’ 대신에 ‘퇴근 후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일 생각하지 말고 개인의 삶에 충실한 것’이 진정한 ‘워라밸’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많은 직장인들은 ‘일’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왔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이나 일 가정 양립이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회사에 있을 때는 ‘일과 동료에게 확실히 몰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습관성 야근문화를 없애기 위해 ‘퇴근할 때 인사하지 않기’라는 제도를 만든 것처럼 ‘일과 동료에게 확실히 몰입’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시 시업 시간에 티미팅이나 아침조회를 통해 업무셋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 유연근무제를 포함하여 지정된 출근 시간은 확실히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


유연근무제가 아닌 경우 지정 출근 시간에 전체 부서원과 티미팅이나 아침조회를 통해 업무를 시작하고 목표공유 세션을 가지는게 좋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는 것은 공정하다. 그리고 아침 미팅 시 회사나 부서의 가치관이나 목표를 제창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부서원 내부 관계를 높이기 위해 마니또와 같은 1:1 페어 대화상대를 주간 단위로 지정하여 서로 대화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 발전 방안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경영의 신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이끌던 마쓰시다전기(파나소닉)은 매일 아침조회에서 기업가치관을 제창했었다

앞으로 기업 환경에서 조직문화혁신을 위해 직원들에게 환영을 받는 많은 제도가 도입될 것이다. 좋은 제도인가 나쁜 제도인가는 애사심과 동료애를 강화하느냐 흐트러트리느냐가 기준이다.


이왕에 할 것이라면 잘하자.

댓글 모음 

“아침에 핵심가치 제창 등 셋업시간을 가지듯, 정규 퇴근 시간에 서로 격려하기, 서로 인사하기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리더의 무지와 직원들의 소심함이 결합된 아쉬운 모습 아닐까요”

“요즘 인사하면서 퇴근하는 사람이 없어요. 인사하는 사람이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도 인사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공감이 되는 제도네요”

“저는 아주 공감합니다” 

원문: 더밸류즈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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